체육수업 중 학생 쓰러지자 신속 대처
교육당국 "교직원 실습 강화"
체육 수업 중 의식을 잃은 학생이 교사의 침착한 응급조치로 생명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에 학교 현장의 심폐소생술(CPR) 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5일 울산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9월 북구 고헌중학교 체육관에서 조별 활동 수업 중 학생 1명이 갑자기 쓰러졌다.
상황을 가장 먼저 파악한 김우빈 체육 교사는 즉시 체육관 반대편에 있던 동료 교사에게 119 신고를 부탁하고, 학생 주변 물건을 치워 2차 부상을 막는 등 초기 대응에 나섰다. 당시 학생은 의식은 없었지만 자가 호흡은 가능한 상태였다. 김 교사는 응급처치 지침에 따라 무리한 움직임을 피하고 기도를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
그러나 잠시 후 학생의 호흡이 급격히 불규칙해지더니 맥박까지 사라지는 위급 상황이 발생했고, 김 교사는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가슴 압박을 이어가자 학생의 호흡은 잠시 돌아오는 듯했다가 다시 멎기를 반복했다. 약 3~4분의 CPR 끝에 학생은 마침내 호흡을 되찾았고, 곧 도착한 119구급대에 인계됐다. 이 학생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현재는 완전히 회복된 상태다.
김 교사는 "훈련 때 머릿속으로 수없이 그려본 장면이었지만 막상 눈앞에서 제자가 숨을 쉬지 않는 모습을 보니 손이 떨렸다"며 "그래도 배운 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울산교육청은 "교직원 대상 CPR·응급처치 교육의 효과가 실전에서 입증된 사례"라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해 8월에도 대구의 한 생활체육센터에서 경북대사대부고 이근우 생명과학 교사가 운동을 하다가 샤워장 근처에서 쓰러진 중년 남성을 발견, CPR을 실시해 구한 바 있다. 그의 조치로 남성은 곧 맥박을 되찾았고, 병원 치료 후 퇴원해 학교를 찾아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당시 이 교사는 "학생 안전을 위해 배운 CPR이 실제로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걸 실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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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사례들이 알려지며 교육 당국은 앞으로도 모든 교직원이 CPR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실습 중심 교육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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