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실제 갈등 해결 불확실"
르완다·민주콩고와 광물협력 협정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과 르완다가 30여년간 지속된 무력 충돌을 끝내는 평화 협정에 4일(현지시간) 서명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펠릭스 치세케디 민주콩고 대통령,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비공개 회담을 가진 뒤 '도널드 트럼프 평화연구소'에서 양국 평화협정 체결식을 개최했다. 미 국무부는 전날 미국 평화연구소(USIP)를 '도널드 트럼프 평화연구소'로 이름을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협정 체결에 대해 "우리는 수많은 이들이 실패한 일을 해내고 있다"며 "이것은 우리가 1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종식한 여덟번째 전쟁이다"라며 자신의 성과를 부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벨평화상 수상을 위해 국제 무력 분쟁을 해결하는 '피스 메이커'를 자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정을 '워싱턴 협정(Washington Accords)'으로 이름 붙였다며 영구적 휴전, 비국가 무장세력의 무장 해제, 난민 귀환 조치, 불법 잔혹 행위를 저지른 이들에 대한 책임 추궁 등 내용이 담긴다고 밝혔다. 양국 경제 협력 강화에 대한 내용도 협정에 포함됐다.
다만 외신들은 이번 협정이 민주콩고와 르완다 간 갈등을 실제 해결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서명식 전날에도 민주콩고의 주요 도시 우비라와 르완다 국경 근처에서 교전이 발생했다고 짚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제이슨 스턴스 뉴욕대학교 콩고 연구 그룹 창립자를 인용해 오랜 갈등이 이번 평화협정으로 해결되기는 아직 멀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콩고 및 르완다와 핵심 광물 협력을 위한 별도의 양자 협정도 각각 체결했다. 이번 협정에 따라 휴대전화와 전기차 등 배터리 제조에 사용되는 구리와 코발트를 포함한 광물이 미국 기업에 개방된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광물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의 가장 크고 훌륭한 기업 일부를 그 두 나라에 보내는 데 관여할 것이고, 희토류 같은 자원 일부를 채굴해 가져올 것"이라며 "우리는 그 대가를 지불할 것이며, 모두가 큰돈을 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두 협정은 올해 우리 행정부가 체결한 여러 광물 공급 관련 협정 중 하나"라며 한국, 일본, 호주, 말레이시아 등과도 광물 협정을 체결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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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5일 워싱턴DC에서 진행되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신설된 'FIFA 평화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FIFA 평화상을 받는다면 이날 평화협정 체결은 수상의 명분을 부각하기 위한 이벤트로 평가될 전망이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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