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62% "안전상비약 품목 제한 불편"
약사회 "안전 담보되지 않은 편리성 존재할 수 없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안전상비약에 제한을 둔 데 대해 우리 국민의 절반 이상은 건강권 침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품목 확대 등 안전상비약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안전성을 담보하지 않은 품목 확대는 어불성설이라는 우려도 여전했다.
2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편의점 안전상비약 정책 토론회'에서 한지아 국민의힘 위원은 "안전상비의약품 제도가 도입된 지 13년이 지났지만, 실제 판매되는 일반의약품은 11개뿐"이라며 "판매처도 편의점으로 제한되어 있어 농어촌 지역에서는 접근조차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안혜리 소비자공익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지난 8월18~25일 안전상비약 소비자 108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안전상비약 품목 제한으로 인해 불편하다고 밝힌 응답자는 62.2%에 달했고, 과반인 51.4%는 이를 건강권 침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아용 안전상비약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두드러졌는데, 최우선 추가 품목에 대해 묻는 질문에 '소아용 전용약'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22.3%로 가장 많았다. 안 국장은 "국민의 요구는 안전상비약 제도의 안전한 확대"라며 "오남용에 대한 안전장치로는 정기적인 품목 재검토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작용 우려에 대해서는 시스템 보완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판매업소 내 교육자료 배치 의무화와 인공지능(AI) 상담 시스템 도입, 품목 점검 회의 정례화 등을 통해 안전 복용을 위한 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주열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현재 (안전상비약) 관리감독 역할을 맡은 보건소는 충분한 여력이 없는 실정"이라며 "대한약사회와 당국이 협업해 체계를 구축한다면 안전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단체에서는 안전에 관한 우려를 제기했다. 품목 확대보다 기존 제도의 관리 부실 해결과 공공심야약국 확대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근 3년간 조사 결과 안전상비약 판매 업소 95% 이상이 최소 1건 이상의 규정을 위반하고 있는 만큼 품목 확대는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봤다. 박춘배 대한약사회 부회장은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편리성은 존재할 수 없다"며 "보건 정책은 실패하는 순간 누군가의 건강을 잃게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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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는 제도 도입 13년차를 맞아 품목 재검토와 무약촌에 대한 규제 완화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강준혁 복지부 약무정책과장은 "24시간 운영 편의점이라는 기준 등은 완화를 검토할 때가 됐다"며 "오남용 우려를 막으면서 어떻게 국민 입장에서 품목에 대해 재검토를 할 것인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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