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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왜 '이쿠사가미'에 투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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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장르의 보편성
'오징어 게임' 이후 전략 변화

넷플릭스는 왜 '이쿠사가미'에 투자했나 넷플릭스 드라마 '이쿠사가미'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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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일본 서바이벌 드라마 '이쿠사가미'에 투자한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추정된다. 장르의 글로벌 보편성과 '오징어 게임' 이후의 시장 변화다.


서바이벌 게임은 문화적 맥락을 초월하는 보편적 구조를 갖는다. 정해진 규칙, 제한된 자원, 참가자 간 경쟁. 이 세 가지 요소만 있으면 세계 어디에서도 즉시 이해된다. 언어나 문화적 배경 지식이 필요 없다.


이는 글로벌 OTT 플랫폼에 매우 중요한 가치다. 자막 번역만으로도 내용이 충분히 전달되고, 복잡한 문화적 설명이 필요 없어 마케팅 비용이 절감된다. 시청자 유입도 빠르다. 첫 회에서 게임의 규칙만 제시하면 시청자는 즉시 몰입한다.


오징어 게임이 이를 입증했다. 2021년 공개 뒤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며 넷플릭스 최고 흥행작이 됐다. 한국어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유럽, 남미, 아시아 전역에서 1위를 기록했다. 대사보다 규칙이 이야기의 중심이었기 때문에 세계 시청자들이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이쿠사가미도 같은 이점이 있다. 경쟁자들의 나무패를 빼앗아 도쿄까지 가는 자가 상금을 차지한다는 단순하고 명확한 규칙. 일본의 역사적 정서를 얹어 차별화했으나 게임의 기본 구조는 보편적이다.


넷플릭스는 왜 '이쿠사가미'에 투자했나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스틸 컷

오징어 게임의 기록적 흥행은 넷플릭스 내부에 중요한 결론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서바이벌 게임은 국경을 넘어 소비되고, 비서구권 콘텐츠도 세계시장을 제패할 수 있으며, 로컬의 고유한 정서와 글로벌 장르를 결합하면 차별화와 보편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로컬 고유 콘텐츠와 서바이벌 구조를 결합하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오징어 게임 시즌 2·3과 '피지컬 100'을 제작했고, 태국에서는 '더 인플루언서'를, 인도에서는 여러 리얼리티 서바이벌 콘텐츠를 선보였다.


이쿠사가미는 이 전략의 일본판 모델로 볼 수 있다. 일본만의 사무라이 신화, 메이지기의 몰락 서사, 일본 데스게임 장르의 전통, 서바이벌 게임의 세계적 보편성. 이 네 요소를 한 번에 잡은 조합이다.


넷플릭스 투자 결정에는 또 다른 계산도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바로 서구에서 꾸준한 팬층을 확보한 사무라이 콘텐츠라는 점이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부터 톰 크루즈 주연의 '라스트 사무라이'까지, 사무라이는 서구 관객에게 익숙하면서도 이국적인 문화 코드다.


일본 애니메이션과 만화가 전 세계적으로 소비되면서 일본 콘텐츠에 대한 기본적 친숙도도 높아졌다. 넷플릭스는 이미 '아리스 인 보더랜드'로 일본 데스게임 드라마의 글로벌 흥행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넷플릭스는 왜 '이쿠사가미'에 투자했나 넷플릭스 드라마 '이쿠사가미' 스틸 컷

이쿠사가미는 일본의 대표 문화자산인 사무라이를 서바이벌 게임과 결합했다. 이는 단순한 혼합이 아니다. 사무라이 몰락이라는 역사적 감정이 서바이벌 게임의 기본 구조와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국가에 버려진 계급, 생존과 명예의 갈림길, 사회적 붕괴에 대한 분노, 각자도생만 남은 상황. 이 감정은 오징어 게임이 그렸던 현대인의 절망과도 절묘하게 맞닿아 있다. 그렇기에 세계 시청자들은 이 일본적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넷플릭스는 북미·유럽 중심의 콘텐츠에서 벗어나 각 지역이 가진 로컬 지적재산(IP)과 글로벌 장르를 결합한 모델을 확장하고 있다. 이쿠사가미는 이 전략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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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이후 전 세계 시청자에게 익숙해진 서바이벌 문법 위에 일본의 고유한 몰락 서사를 얹음으로써 시장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일본 근대사라는 특수한 배경이지만, 계급 몰락과 생존이라는 보편적 감정으로 번역되기 때문에 글로벌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다. 로컬의 역사가 세계의 언어가 되는 순간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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