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시작" 위기감 확산
'해킹 직격탄' KT에도 긴장감
새 대표 인선 등 해 넘길 수도
LGU+도 조직 재정비 가능성
올해 연달아 터진 해킹 사고 여파가 통신업계 연말 인사철로 번지며 KT와 LG유플러스가 긴장감 속에 연말을 맞고 있다. SK텔레콤이 전날 임원 30% 감축이라는 초강도 인사를 단행한 뒤 업계 전반에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재편의 시작"이라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해킹 직격탄을 맞은 KT는 침체된 분위기다.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으로 인한 무단 소액결제 사고, 해킹 사실 은폐 의혹 등 하반기 내내 보안 리스크가 이어지면서 책임 인사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돼 왔다. 김영섭 대표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연임을 포기했고, 경영 책임론은 이사회까지 번지며 이사회 의장 교체로까지 이어졌다. KT는 오는 16일까지 차기 대표이사(CEO) 후보를 공개 모집한다.
무거운 내부 기류는 해를 넘길 예정이다. 통상 KT는 매년 11월 말 임원 인사를 발표하지만, 새 수장을 맞기 전까지는 인사를 최소화하는 관행이 있어 올해 연말 인사는 새해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게다가 KT는 인공지능(AI) 사업마저 존재감이 약한 상황이라 SKT의 대규모 감축이 촉발한 조직 슬림화 기조가 조직에 적지 않은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은 이미 성숙 시장"이라며 "통신사들이 AI 전환을 위한 여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데, AI가 당장 매출을 만드는 단계가 아닌 만큼 지금은 투자보다 비용 감축으로 체력을 비축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도 안심하긴 이르다. 홍범식 대표 취임이 1년도 되지 않은 만큼 대규모 인사 변동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나, 해킹 정황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신고한 뒤 3사 중 유일하게 아직 사실관계가 완전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이 부담으로 남는다. LG유플러스는 내주 초 예정된 사업보고회에서 올해 사업 성과와 내년 전략 방향을 공유할 예정인데, 이 자리에서 일부 조직 재정비 신호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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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SKT의 대규모 임원 감축을 '통신업계 구조조정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임원 축소는 하위 조직 재편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킹 리스크와 성장 둔화가 겹친 상황에서 통신 3사 모두 '방어적 인사'를 피하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연말·연초에 이뤄질 인사와 조직 개편 규모는 잇단 해킹 사고를 맞은 각 사가 위기를 극복하고, 체질개선으로 조직 분위기를 전환할지 드러낼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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