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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 전기료 폭탄에 '비상'…"수천억 원씩 감내, 결국 韓제조업 죽이기"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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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사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50% 확대
산업계 전기료 3조원 추가 부담
탄소배출권 구매 확대에 제조업 '비상'
철강업계 '영업익 20%' 전기료로 낼 판
"비용 감안하지 않는 목표 상향"
석유화학 NCC 전기가동·철강 수소환원 차질
재생에너지 등 PPA 본격 검토

정부가 발전 부문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율을 50%로 확대하면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이 연간 최대 3조원가량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발전사들은 탄소배출권 가운데 10%만 구매해 활용했는데, 앞으로 이 비중을 50%까지 늘리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2035년까지 산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발표하면서 구체적인 실현방안 중 하나로 배출권 유상할당 비중 확대를 제시했는데, 산업계는 "발전사 부담이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지는 만큼 결국 제조업 죽이기가 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발전사업자가 유상으로 구매해야 하는 배출권 비용이 발전단가에 반영될 경우 철강·화학·전자 등 주요 업종의 전력 원가는 업종별로 최대 수천억 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조 전기료 폭탄에 '비상'…"수천억 원씩 감내, 결국 韓제조업 죽이기"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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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너지 다소비 업종인 석유화학은 나프타분해시설(NCC) 열원 교체를 망설이고 있다. 석화업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70% 이상은 나프타를 분해하는 공정에서 발생한다. 이 때문에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열원을 전기로 바꾸기 위한 준비작업이 진행 중인데, 전기요금이 오르게 되면 원가 부담이 커져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된다.


정부 방침대로 배출권 유상할당 비율이 50%로 상향된다면 비용 압박은 한층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석유화학은 연료비를 포함한 전체 에너지 비용이 제조원가의 최대 20%에 이를 만큼 에너지 의존도가 높다. 이 가운데 전기요금은 반도체나 자동차보다 약 2배 높은 3~4% 수준이다. 지난해 인상된 산업용 전기요금의 증가분만으로도 연간 1700억원의 부담이 발생했을 정도다. 여기에 배출권 구매 비용이 더해지면 연간 약 3500억원 규모의 추가 부담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산업도 탄소를 줄일수록 전기요금이 늘어나는 구조로 고심하고 있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선 수소환원제철이나 전기가열로처럼 탈탄소 공정을 활용해야 하는데, 모두 전력 의존도가 높다. 철강산업은 연간 약 1억t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정부 목표에 맞추려면 2035년까지 약 2500만t을 줄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고로(용광로)를 수소환원제철 설비로 바꿔야 한다. 그러나 설비 한 기 교체에만 1조원 이상이 들고 상용화까지 10년 이상 걸린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수소환원제철 상용화가 10년은 더 걸릴 텐데 정부 목표는 그보다 먼저 닥친다"며 "지금처럼 기업 부담만 커지면 생산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3조 전기료 폭탄에 '비상'…"수천억 원씩 감내, 결국 韓제조업 죽이기" 아우성

철강업계에서는 유상 배출권 부담이 본격화될 경우 연간 6000억원대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1t당 1만450원(이날 기준)인 배출권 가격이 3만원대로 인상된다고 보수적으로 가정할 때 전기요금은 ㎾h당 약 9.41원 더 오르고,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 양대 기업만 해도 연간 추가 부담만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이들 업체의 연간 영업이익(지난해 기준)의 20%가량을 잠식하는 수준이다.


전기·전자업계에도 직격탄이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 가운데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의 부담이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반도체는 공장을 24시간 돌려야 하는 사업의 특성상 전기요금이 오르면 생산비용도 천정부지로 솟구칠 가능성이 크다. 디스플레이도 완제품의 성능을 확인하는 단계에선 많은 전기를 쓰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완공도 앞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전기 수급 계획조차 세워지지 않은 게 지금 상황"이라며 "여기에 탈탄소 전환 이슈까지 더해지면 전기 숙제가 더 복잡해지고 있는 형국"이라고 했다.


앞서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전력수요 증가와 전력산업 생산성 향상 효과 분석' 보고서에서 향후 전기 공급망을 확대하지 못할 경우 전력 수요가 2% 늘어날 때마다 전력 가격은 일반 물가 대비 약 0.8%포인트 추가 상승하고 국내총생산(GDP)은 0.0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경원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제조원가에서 전력비용의 비중이 높고 다른 에너지원으로의 대체가 어려운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전력 집약산업은 생산비 부담이 급격히 커져 생산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업계는 차체에 색을 입히는 '도정' 과정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도정 단계에서는 최대 180도에 달하는 고온의 열기를 1시간가량 투입해야 한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이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약 870t에 이르러 전체 제조 공정의 절반을 차지한다. 전기요금이 오르면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현재 현대차가 도정 단계에 투입하는 에너지 관련 비용은 연간 34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회사는 내년부터 저온 도정 공정을 단계적으로 도입해 비용 절감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전기요금 상승에 따른 부담 증가는 피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온의 작업환경은 차량이 내구성을 확보하고 변색 같은 문제를 방지할 수 있어 반드시 필요하다"며 "전기요금을 절감하기 위해 기존 대비 약 20도 낮은 온도에서 작업이 가능하도록 전환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3조 전기료 폭탄에 '비상'…"수천억 원씩 감내, 결국 韓제조업 죽이기" 아우성

전기요금 인상 압력이 커지면 기업들의 전력시장 이탈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산업용 전기요금이 가파르게 오르자 제조업 전반에서는 한국전력이 공급하는 전기를 사는 대신 발전사업자와 직접 거래하는 직접전력구매계약(PPA)을 검토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PPA뿐 아니라 일반 전력도 시장 가격보다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커지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요금이 현 수준보다 더 오르면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 제조업까지 PPA 전환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전력시장 구조가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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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정부는 산업 전환을 돕기 위해 탄소감축차액계약(CCfD), 녹색설비 세액공제, 산업용 전력요금 안정화 대책 등을 병행할 방침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지원 규모와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일부 업계는 일단 당장 신규 설비보다는 '에너지 효율 개선'과 '공정 최적화'부터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현대제철은 부생가스 재활용과 열회수 시스템을 확대하고, 석화업계는 스마트플랜트 기반의 공정 제어와 폐열 회수율 향상에 노력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들 조치로 줄일 수 있는 배출량은 전체의 10~15% 수준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화학산업협회 관계자는 "어느 업종이 어느 정도의 감축을 분담할지 세부 조정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어렵지만 정해진 목표에 맞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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