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정년연장 발맞춰 '임금체계 개편' 꺼낸 재계

시계아이콘02분 04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경영계가 '법적 정년연장'을 포함한 근로자 고용연장을 논의 과정에서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인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따라 직무와 성과를 토대로 임금체계를 바꿔 지속 가능한 고용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은 전날인 11일 "정년을 연장하는 것은 노동유연화와 함께 가야 한다"면서 "고용시장의 진·출입이 자유로워지거나 직무에 따라 임금을 조정할 수 있도록 우리 노동 시장의 경직성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닫기
뉴스듣기

고착화된 연공서열 체계 탈피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따라
직무·성과 기반 체계 전환 주장

경영계가 '법적 정년연장'을 포함한 근로자 고용연장을 논의 과정에서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을 요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이 65세 정년연장 입법을 연내 마무리하겠다면서도 임금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선 입장을 내지 않자 경영계가 같이 다뤄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인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따라 직무와 성과를 토대로 임금체계를 바꿔 지속 가능한 고용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은 전날인 11일 "정년을 연장하는 것은 노동유연화와 함께 가야 한다"면서 "고용시장의 진·출입이 자유로워지거나 직무에 따라 임금을 조정할 수 있도록 우리 노동 시장의 경직성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 중인 정년연장 논의 과정에서 '직무 성과급제' 개편에 대한 검토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정년연장 발맞춰 '임금체계 개편' 꺼낸 재계
AD

경영계는 정년연장 논의를 계기로 반세기 이상 이어져 온 연공서열 임금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공서열 임금체계는 1950년대 노동자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된 호봉제에서 시작한다. 사실상 종신고용인 임금체계로 인해 기업은 오랜 기간 숙련된 인력을 축적할 수 있었고, 이는 고도성장기의 마중물이 됐다.


하지만 이는 노동시장을 경직시켰다. 국회미래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속 30년 이상 정규직 평균 임금은 1년 미만 근속자의 2.95배에 달한다. 이는 일본(2.27배), 독일(1.8배)에 비해 상당한 차이가 난다.


특히 노동조합이 강력한 대기업, 공공부문, 금융권 등 일부만 호봉제가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으며 60% 이상 사업장에서는 임금체계 자체가 없다. 이중구조와 경직된 임금체계는 외환위기 이후 저성장 시대로 진입하면서 노동시장 개혁의 발목을 잡아 왔다.


'퇴직 후 재고용' 제도화 노력고용시장 유연화 출발점 기대

경영계는 정년연장 논의가 활발해지는 지금이 임금체계 개편의 기회라고 보고 있다. 고령 근로자에 대한 '퇴직 후 재고용'을 제도화하고, 임금체계를 바꾸는 것이 고용시장 유연화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재고용 과정에서 일률적인 임금 삭감 대신 직무나 근로시간 등에 따른 임금 조정 가능성을 노사 모두에게 열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60세 이상 고령자가 단순 업무를 수행하는 직무를 맡거나 노동시간이 줄면 기업은 인건비 부담을 덜 수 있다. 이를 통해 고령층 고용 확대로 발생하는 청년층 채용 축소나 기업 내 고비용 구조 유발과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총 관계자는 "이미 현대차 등 일부 대기업에서는 정년퇴직 후 촉탁직으로 재고용하면서 기존 임금의 70%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다는 점을 현실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가칭 정년 후 재고용 특별법 제정으로 재고용의 법적 안정성을 높이고 정부 지원방안 등을 포함해 기업의 고령자 고용을 유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년연장 발맞춰 '임금체계 개편' 꺼낸 재계 연합뉴스

정부도 고용 유연성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월 양대노총 위원장을 만나 "우리 사회가 근본적으로 한 단계 도약하려면 사회 안전망 문제, 기업들의 부담 문제, 고용의 안정성과 유연성 문제 등을 터놓고 한 번쯤 논의해야 한다"며 고용 유연화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노동계 내부에서도 정년연장을 요구하며 노사 자율로 업종별 직무급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와 같은 법적 정년을 가진 일본은 취업규칙 변경 절차를 완화하는 방식으로 임금체계 개편의 해법을 찾았다. 일본은 2006년 법적 정년은 60세로 유지하면서 65세까지 고용 확보 조치를 시행, '사회적 합리성이 있는 취업규칙 개정의 경우 노사합의 절차 없이도 변경 가능'하도록 노동계약법을 개정한 바 있다.


기업의 비용 부담을 완화하면서도 근로자 임금이 줄어드는 문제는 사회적 부담으로 해소하는 방식을 택했다. '고연령고용계속급부' 제도를 통해서 퇴직(60세) 전 임금의 75% 미만으로 낮아졌을 경우 고용보험에서 매달 임금의 10~25%를 지원했다. 그 결과 작년 말 실시한 일본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21인 이상 기업의 67.4%, 301인 이상 기업 79.4%가 고령자 재고용 제도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AD

정년연장 발맞춰 '임금체계 개편' 꺼낸 재계 연합뉴스

고용 연장을 위한 논의 과정에서 노동계가 임금체계 개편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전문가는 지적한다. 박지순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기업은 고령자 고용에 따른 비용을 상품 원가에 반영할 수밖에 없기에 원가를 맞추려면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을 도입해서 비용을 줄이거나 다시 하청을 주는 악순환이 발생할 것"이라며 "노조 입장에서 고용 유지가 더 큰 이익이라는 점에서 양보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