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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영업시간 늘린다고 능사 아냐…반찬 정비부터" 전문가 제언[24시간 거래시대가 온다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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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제언 살펴보니…24시간 방향성엔 '공감'
코스피 상위 100종목 등 선별적 시행 의견 나와
글로벌 유동성 유입이 관건 "기업 펀더멘털 강화 필요"

"식당 영업시간 늘린다고 능사가 아니다. 반찬 정비부터 해야 한다(안동현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한국에서도 최소 5년 내 몇 개 종목에 한해서라도 24시간 거래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지만 관건은 속도다. 순차적으로 가야 한다(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국내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가 향후 미국처럼 24시간 거래체제로 나아가는 방향성 자체에는 공감을 표하면서도 관건은 '속도'와 '방식'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장 안팎에서 우려하는 야간거래 유동성·변동성 제어장치가 마련되는 동시에, 해외 투자자들이 유입될 수 있도록 좀비 기업 퇴출·기업 펀더멘털 개선부터 이뤄져야만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유동성 등 투자 여건에 차이가 있는 만큼, 미국 나스닥이 24시간 체제를 도입한다는 이유만으로 부랴부랴 따라가기만 해선 안 된다는 경계감도 확인됐다.


"식당 영업시간 늘린다고 능사 아냐…반찬 정비부터" 전문가 제언[24시간 거래시대가 온다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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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도 "24시간 거래, 불가피" 관건은 속도·방식

한국거래소는 이미 국내에서도 대체거래소 등장으로 경쟁체제가 본격화된 만큼 연내 8 to 8(12시간) 도입에 이어 24시간 거래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최근 공식석상에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요건 중 하나로 "24시간 거래체계 구축"을 수차례 꼽아왔다. 이미 국경을 넘나드는 글로벌 자본시장의 환경 변화가 증권 토큰화 등으로 한층 가속화하고 있는 만큼 최종적으로 24시간 거래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관건은 방향이 아닌 속도와 방식이다. 안 교수는 "24시간 방향 자체는 옳다"면서도 "정비를 먼저하고 문을 열자는 것"이라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24시간 거래 체제가 안착하려면 국내 투자자들보다는 해외 투자자들이 유입돼야 한다"며 "개인투자자들만으로 시장이 구성돼버리면 가격 발견 기능이 좀 떨어지는 문제가 생긴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유동성 우려는 브랜던 테퍼 나스닥 수석부사장이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한국 증시가 직면할 수 있는 주요 과제로 지적한 부분이기도 하다.


안 교수는 "결국 그 빈자리는 외국인이 들어와서 메꿔줘야 하는데 이 경우 환전 문제가 걸린다"면서 "24시간 원화 트레이딩이 가능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짚었다. 외환시장 24시간 체제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과 관련해 계속 지적된 부분인 데다 정부 역시 긍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당장 은행권의 24시간 트레이딩 데스크 운영 부담은 물론, 외국인 투기세력으로 인해 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연구위원 또한 "24시간 거래체제로 가는 글로벌 추세는 거스를 수 없다"면서도 "어떤 상품부터 갈 것이냐, 구체적인 전략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송기명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는 "24시간 체제로 몇 년의 텀을 두고 갈지 말하는 건 성급하다"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토큰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로빈후드 등과 같은 기업이 삼성전자 주식 1000만주를 가져다 토큰으로 만들어 스테이블코인 등으로 거래하겠다고 하면 지금도 기술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24시간 거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고위관계자는 "시간문제지 당위성은 명백하다"면서도 "24시간 거래로 가게 되면 반드시 (거래량이 급감하는) 취약 시간대가 나타날 것이다. 이 경우 제일 큰 문제는 인력 문제"라고 짚었다.


"식당 영업시간 늘린다고 능사 아냐…반찬 정비부터" 전문가 제언[24시간 거래시대가 온다③]
유동성 지원 등 숙제 산적…"선별적 우량주만 시행"

24시간 시대를 위해서는 단순히 현장 인력 및 시스템 확충 외에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 산적돼 있다. 이 연구위원은 증시 24시간 거래체제를 '놀이공원 야간개장'에 비유하며 "누가 올 것인지, 관리는 누가할 것인지, 돈이 될 것인지, 사고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 많다. 거래가 안 되는 종목에선 유동성 공급자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아경제가 국내 증권사 15곳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거래체제 확대를 위해 필요한 제도적 요건으로는 ▲야간거래 유동성 지원장치 ▲변동성 제어장치 ▲시장조성자 인센티브 강화 ▲통합 운영가이드 등이 꼽혔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 90명이 참여한 별도의 익명 설문에서는 ▲선별적 우량주만 한해 시행 ▲좀비기업 퇴출 ▲시스템 오류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재해복구(DR) 체계 고도화 ▲투자세력의 시세조종 방지 시스템 등이 필요하다는 세부 의견들이 확인됐다. 정의정 주식투자자연합회 회장은 "거래시간 확대 전, 개인투자자들의 의견수렴 절차가 확실히 진행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식당 영업시간 늘린다고 능사 아냐…반찬 정비부터" 전문가 제언[24시간 거래시대가 온다③]

제도적 측면에선 한층 고민이 더 깊다. 익명의 고위관계자는 24시간 체제에서 특정 기업이 새벽에 기습적으로 공시를 띄울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투자자 간 정보 비대칭 문제를 언급하며 "과연 바람직할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가격 급변동 시 발동하는 서킷 브레이커, 사이드카 등의 장치를 심야에도 동일한 조건으로 둬야 할지 등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에 따라 24시간 체제 도입 시 선별적 종목만 운영하면서 기업 펀더멘털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이 연구위원은 "코스피200 선물은 사실상 24시간 거래로 가고 있다. 코스피200 내 종목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나 나머지 2000여개 종목까지 24시간 거래를 할 이유는 없다"면서 "최상위 코스피 50종목 정도는 우선적으로 (24시간 체제 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안 교수는 "코스피 상위 100종목만 선별해서 운영하는 대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면서 "추가적인 글로벌 유동성 유입을 끌어낼 수 있냐가 중요한데, 이를 위해선 기업들이 펀더멘털을 끌어올리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쟁력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논리는 '우리만 문 닫으면 손님 다 빼앗긴다'는 것인데 "일단 반찬이 좋아야지 식당 영업시간 늘린다고 능사가 아니다"는 지적이다.



이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기업 지배구조 개선, 좀비기업 퇴출 등을 주장해온 투자자들의 목소리와도 일맥상통한다. 안 교수는 "나스닥이 24시간 체제로 간다고 무작정 따라가기보단 오히려 거래시간을 줄이는 게 더 유리할 수도 있다"며 "유동성을 풍부하게 조성한 뒤 집중적으로 짧은 시간 내에 투자하는 게 오히려 나을 수 있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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