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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쉽다고 했냐" 숨이 턱까지 차올라 '헥헥'…'멘붕' 온 경찰 순환식 체력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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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서 '너무 쉽다' 논란
실제 체험해보니

男기자 운동 즐기지만 힘들어
女기자는 첫 코스부터 장벽

"현직 경찰도 재시험 치르면
붙을지 장담 어려운 수준"

"이 정도는 식은 죽 먹기 아닌가요?"


내년부터 남녀 통합 선발 방식으로 바뀌는 경찰공무원(순경) 공채 체력시험이 일각에서 난도가 지나치게 낮다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경제 남녀 기자 두 명이 직접 개편된 체력시험에 도전해봤다.


22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7회 국제치안산업대전 순환식 체력검사 체험 부스를 찾았다. 순환식 체력검사는 ▲장애물 달리기 ▲장대 허들넘기 ▲밀기·당기기 ▲구조하기 ▲방아쇠 당기기 등 5개 코스로 구성된다. 남녀 모두 4.2㎏ 조끼를 착용한 상태로 5개 코스를 4분40초 안에 통과해야 합격이다.

운동 즐기는 남성도 '헥헥'
"누가 쉽다고 했냐" 숨이 턱까지 차올라 '헥헥'…'멘붕' 온 경찰 순환식 체력검사 22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순환식 체력시험 체험부스에서 변선진 기자가 0.9m 장대 허들을 넘고 있다. 이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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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에게 체력시험 코스 설명을 들은 뒤 4.2㎏ 조끼를 착용하고 시험장에 들어섰다. 시작 버튼을 누르자 카운트다운이 시작됐고, 첫 코스인 장애물 달리기에 돌입했다. 높이 0.6m 허들, 1.5m 매트·장벽을 넘고 5단 계단을 오르내리는 코스를 총 6바퀴 도는 종목이다. 1.5m 매트·장벽에서 힘을 많이 소모했고, 코스 순서가 헷갈려 방향을 되짚느라 시간을 허비했다. 결정적인 고비는 4바퀴째부터 찾아왔다. 숨이 차고 다리에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마지막 바퀴에서는 가까스로 허들을 넘으며 전력을 다해 달렸고, 코스를 마치니 2분10초가 지나 있었다.


다음 코스인 장대 허들넘기는 엎드린 상태에서 일어나 높이 0.9m의 장대를 넘고, 다시 뒤로 누워 같은 동작을 3회 반복해야 하는 종목이다. 동작을 반복하니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고, 세 번째 허들을 넘었을 땐 이미 체력이 바닥났다. 곧바로 밀기·당기기 종목에 진입했다. 32㎏에 달하는 무게의 기구를 끝까지 밀고, 다시 끌어당겨 반원을 그리는 동작을 각 3회씩 반복해야 한다. 자신있게 기구의 손잡이를 움켜쥐었는데,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렸다. 이 때문에 동작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누가 쉽다고 했냐" 숨이 턱까지 차올라 '헥헥'…'멘붕' 온 경찰 순환식 체력검사 22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순환식 체력시험 체험부스에서 변선진 기자가 32kg에 달하는 신체저항성 기구를 밀고 있다. 이은서 기자

가장 힘들었던 종목은 '구조하기'였다. 72㎏에 달하는 건장한 성인 남성 체형의 모형 인형을 양손으로 끌어 약 11m를 이동시켜야 한다. 약 5m쯤 끌었을 때 허벅지와 전완근에 힘이 풀려 3초간 멈춰 섰다. 간신히 코스를 마친 뒤 마지막 관문인 방아쇠 당기기에 돌입했다. 전방 구조물의 원형 틀 안에 소총 모형의 총구를 넣고, 양손으로 각각 16회씩 방아쇠를 당겨야 통과다. 격렬한 유산소와 무산소 운동을 마친 뒤라 손가락 하나 까딱하는 것도 버거웠다. 방아쇠를 당기기 위해 온 신경을 손가락 끝에 모아야 했다. 최종 기록은 4분55초. 기준 통과 시간(4분40초)보다 15초 늦은 '보통' 등급이었다.

여성에겐 첫 관문부터 장벽
"누가 쉽다고 했냐" 숨이 턱까지 차올라 '헥헥'…'멘붕' 온 경찰 순환식 체력검사 22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진행된 순환식 체력시험 체험부스에서 이은서 기자가 0.6m 허들을 넘고 있다. 변선진 기자

곧이어 여성인 이은서 기자도 4.2㎏ 조끼를 착용한 뒤 첫 번째 코스에 진입했다. 평소 운동과는 거리가 먼 이 기자에게 가장 큰 부담은 키와 맞먹는 1.5m 장벽이었다. 벽 앞에 서자 신체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압박감이 밀려왔다. 장애물 코스를 반복할수록 몸은 점점 말을 듣지 않았다. 6바퀴째에 접어들 무렵, 다리에 힘이 빠지며 매트를 넘을 때마다 경고음이 울렸다. 순서를 외우고 코스를 따라가는 데도 애를 먹었다. 코스를 마쳤을 땐 이미 3분이 훌쩍 지나 있었다.


두 번째 코스인 장대 허들넘기에서도 난관은 이어졌다. 허들을 넘는 과정에서 다리를 걸치자 "허벅지나 엉덩이가 닿으면 안 되고, 반드시 두 발로 넘어야 한다"는 감독관의 경고가 들려왔다. 장벽 양옆으로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엎드리고 다시 누울 때마다 정신이 아득해졌다.

이어진 기구 밀기·당기기는 더 버거웠다. 32㎏에 달하는 기구를 당기려 했지만, 힘이 부족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중심이 흔들리자 손잡이가 빠져 경고음이 이어졌다. 경찰관의 "다시 처음부터"라는 안내에 망연자실했다.

"누가 쉽다고 했냐" 숨이 턱까지 차올라 '헥헥'…'멘붕' 온 경찰 순환식 체력검사 22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진행된 순환식 체력시험 체험부스에서 이 기자가 72kg 모형인형을 끌고 있다. 변선진 기자

마지막 관문은 방아쇠 당기기. 하지만 이미 온몸의 힘이 빠진 상태에서 손가락은 말을 듣지 않았다. 최종 기록은 6분40초. 기준 시간(4분40초)보다 2분이나 늦은 성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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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참가자 10명의 기록을 살펴보니 전문 경찰학원 체력강사 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합격권에 들지 못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직 경찰도 개편된 시험을 다시 치르면 붙을지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만만한 수준이 아니다"며 "개편된 체력시험은 단순 근력 측정보다 실제 상황에서 필요한 체력을 검증하기 위해 4년간의 연구 용역과 시범 운영을 거쳐 마련된 것으로, 해외에서도 순환식 체력시험이 대세"라고 설명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이은서 기자 libr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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