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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미래산업, 핵심 부품은 여전히 해외 의존…"구동은 日, 제어는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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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미래차,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산업
'패스트 팔로워' 외쳤지만 韓 공급망 부재
업계선 "경쟁력 약화"…소부장 지원 절실

정부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별법'을 제정하며 국산화를 강조해온 지 5년이 흘렀지만, 한국의 첨단 전략산업은 여전히 해외 의존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로봇, 미래차,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산업에서도 원천 기술과 핵심 부품을 일본과 중국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산업 선점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급망 리스크가 곧 산업경쟁력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제조로봇 늘었지만 부품은 日·中에서

韓 미래산업, 핵심 부품은 여전히 해외 의존…"구동은 日, 제어는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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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산업통상자원부에 요구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제조업용 로봇에 들어가는 구동부품의 해외 의존도가 80.3%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2년 전 조사인 2021년(77.7%)보다 더 의존도가 높아진 수치다. 이중 대부분의 구동부품 수입 제품이 일본산(97.8%)에 의존하고 있었다. 구동부품은 모터, 감속기, 드라이브 등 로봇 관절을 움직이는 장치로 로봇 부품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외 부품들은 최근 일본산 위주에서 중국산 위주로 의존도가 올라갔다. 카메라모듈, 토크 센서, 엔코더 등 로봇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센서부품은 중국, 일본 등 수입산 비중이 51.5%였다. 이중 2021년 대비 일본산(74.3%→43.1%) 의존도가 줄어든 반면, 중국산(23.2%→48.4%) 비중이 두배 이상 올랐다. 제어부품 비중도 2021년엔 일본산(57.3%)이 가장 높았지만, 2023년부터 중국산(95.8%)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국내 산업 현장 곳곳엔 이미 산업용 로봇이 활용되고 있다. 2023년 산업부에 따르면 국내 로봇 산업 전체 매출 규모는 전년대비 1.5% 증가한 5조9805억원 수준이다. 이중 절반 가량이 제조업용 로봇 매출에 해당한다. 로봇의 수요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세부 부품은 대부분 해외에서 조달하는 상황인 셈이다.


결과적으로 해외 부품사들이 수혜를 입는 것은 물론, 국내 로봇 제조사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공급망 규모가 작다보니 대량 조달이 어려워 부품 가격을 줄일 수 없기 때문이다. 허정우 레인보우로보틱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로봇 안에 들어가는 기어나 모터, 센서 등이 다 국산화가 안 돼 있다보니 다른 나라 제품들보다 비싸게 만들 수밖에 없다"며 "국산 업체들이 부품들을 만들려면 결국 필요한 게 소재·장비다. 소재·장비를 만드는 회사 자체가 국내에 없고 투자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차세대 먹거리' 마이크로LED 부품도 90% 수입산
韓 미래산업, 핵심 부품은 여전히 해외 의존…"구동은 日, 제어는 中에서"

한국이 세계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산업도 국산 자립도가 취약하다. 중국이 빠르게 점유율을 높인 LCD(액정표시장치)의 경우 이미 대부분의 부품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재관 의원실이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요청한 자료에 따르면 2022~2024년 LCD 핵심 부품인 액정(LC) 물질, 편광판, 컬러필터, 유리기판, 백라이트유닛(BLU)과 노광 장비는 100% 해외에 의존한다. 드라이버IC와 식각용 장비만 국산 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OLED 소재·부품 국산화율은 지난 2023년 기준 약 60% 수준이다. 이중 발광 소재, 희토류 기반 원료, 정밀 부품 등은 여전히 일본·미국 등 원천 기술 보유국에 의존하고 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장비 역시 국산화율은 71%까지 끌어올렸지만, 생산 공정에 필수적인 노광기·증착기 등 일부 핵심 장비는 사실상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의 해상도와 수율을 좌우하는 핵심부품인 FMM(파인메탈마스크)은 해외 의존도가 95% 이상이다. 투명 접착층(OCA)과 OLED 증착을 위한 제조 장비도 각각 90%, 80% 이상 수입산을 쓴다. 발광 유기소재의 해외 의존도도 67% 수준이다.


업계에서 최근 주목받는 마이크로LED 분야 역시 LED칩(발광 광원), 백플레인(회로 기판) 등 주요 부품의 대만·중국 의존도가 높아, 공급망 리스크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LED칩과 전사 공정·장비, 검사·보정을 위한 장비는 90% 이상이 수입산이다. 광효율을 좌우하는 봉지·광학 부품의 경우도 해외 의존도가 95% 이상이다. 백플레인도 80%가량 수입한다.


업계에서는 향후 3년 이내에 LCD에 이어 OLED까지 중국이 한국의 점유율을 추격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2030년 이후 개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마이크로LED의 기술 선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부품 국산화를 이루지 못하면 경쟁력이 하락하고 기술 확보 자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LED칩은 대만 칩 설계·제조 업체 플레이나이트레이드(PlayNitride)에 거의 전량 의존하고 백플레인도 대만 부품 제조업체 AOI에 의존하는데 이 업체들이 공급을 끊으면 국내업체는 마이크로LED를 만들 수 없는 상태"라며 "한국도 지난해 예비타당성 조사 법 통과로 5000~6000억원의 예산을 확보했지만 주도권을 잡기엔 늦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라고 진단했다.


미래차, 배터리 부품도 중국서 수입
韓 미래산업, 핵심 부품은 여전히 해외 의존…"구동은 日, 제어는 中에서"

전기차·수소차·자율주행차·커넥티드카 등 미래차에 필수적인 이차전지(배터리)는 중국 의존이 압도적이다. 중국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미래차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차 관련 부품 공급망 역시 빠르게 커지면서 전산업군으로 확장되고 있다.


산업부가 한국무역통계를 통해 취합한 최근 5년간 통계를 보면 미래차 배터리와 양극재 제조에 필수적인 수산화니켈의 경우 수입 비중이 지난해 96.4%가량이 중국에 집중돼 있다.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소재인 수산화리튬도 지난해 중국 수입 비중이 82.7%였으며 최근 5년간 7~80%대를 유지해왔다.


천연흑연 역시 지난해 기준 97% 이상을 중국에 의존했으며 2020년 95%대에서 지난해 97%대로 의존도가 높아졌다. 인조흑연, 산화코발트, 이산화망간 등 이차전지 핵심소재 역시 5년간 중국 점유율이 70~90%대를 차지하며 사실상 단일 공급 구조가 고착화됐다.


전구체와 삼원계 양극활물질 등 양극재 계열 소재는 수입의 80~90%가 중국에 집중돼 있고, 배터리 안전성을 좌우하는 분리막 역시 7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한다. 특정 연도에는 핀란드·스위스·일본 등 일부 국가 비중이 소폭 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중국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 정부가 소부장 자립을 강조하며 국산화 정책을 추진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미래차와 배터리 핵심 소재 공급망도 여전히 중국 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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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관 의원은 "핵심 소재의 특정국 의존도가 높을 경우, 국제 정세 급변에 따라 국내 산업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소부장 국산화는 경제 안보와 직결되는 만큼, 국산화율을 높여 첨단전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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