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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서울경찰청장 임명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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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서울경찰청장 임명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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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보의 서울경찰청장 승진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 정부 시절 '세관 마약 수사 외압' 혐의를 받는 당사자 중 한 명이다. 이런 인사가 요직에 앉은 것은 공정성과 신뢰성 논란으로 이어진다. 서울청장은 경찰 조직의 얼굴이자 치안 행정의 최전선에 서는 자리다.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세관 마약 사건은 정국을 뒤흔들었다. 단순한 밀수 적발을 넘어 세관 직원의 연루 정황과 경찰 지휘부가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당시 영등포경찰서 수사팀을 지휘하던 백해룡 경정은 "마약 수사 브리핑을 불과 이틀 앞두고 김찬수 전 영등포경찰서장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받았다"며 "그 과정에서 '용산이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방위적인 수사 외압은 용산 대통령실이 아니면 움직일 수 없다"며 윤석열 정부의 도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경찰 수사가 대통령실과 지휘부의 영향에서 독립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일선 경찰서에서 수사하던 사건을 서울청으로 이첩하겠다는 압력도 있었다. 이때 경찰 지휘 라인에 박정보 당시 서울청 수사차장의 이름이 등장한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어떠한 민원 없이 순수한 본인의 판단이었다고 밝혔지만 의혹은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 해당 사건은 기소나 무혐의 발표 없이 흐지부지된 상태다. 백 경정은 지난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2023년 10월17일 수사 진행 중이라고 한 이후 1년이 넘은 지금까지 일체의 통지조차 없다"고 주장했다.


세관 마약 사건은 수사기관의 독립성을 시험하는 계기로 비화했다. 경찰 수뇌부와 정치권이 얽히면서 국민들은 권력과 수사의 경계가 얼마나 허약한지 목격해야 했다. 경찰 조직 내부의 상명하복 문화 속에서 지시와 외압의 구분이 모호하다는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다. 그러나 민주당은 정권 교체 이후 놀라울 만큼 조용해졌다. 본인들이 필요할 땐 의혹을 키우더니 상황이 바뀌자 침묵으로 일관하는 모습이다. 야당 시절 제기했던 의혹들이 허위였는지 아니면 진실 규명이 필요한 사안인지 국민들은 답을 듣지 못했다. 이제 집권당이 된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은 책임 있는 설명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독립적인 재수사나 진상조사 절차를 추진하는 것도 피할 수 없는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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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청장의 임명은 경찰 조직의 신뢰 문제와 직결된 사안이다. 이는 경찰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느냐는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특히 마약범죄 수사는 역량과 도덕성을 동시에 시험하는 영역이다. 과거의 그림자를 제대로 털어내지 못한 채 이뤄진 승진은 조직 개혁의 명분을 스스로 훼손한다. 국민이 경찰을 신뢰하지 못하면 법치주의의 기초는 흔들린다. 이번 사건의 진실 규명은 개인의 명예 차원을 넘어 경찰 조직 전체의 정당성을 확인하는 일이다. 수사 외압 의혹이 풀리지 않은 채 단행된 서울청장 임명은 경찰 신뢰를 갉아먹는 치명적인 상처를 남길 수 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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