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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VIEW]IT 인재 유치, 답은 시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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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중국 장기 전략, 한국은 보여주기식
단발성 아닌 '장기적 보상·정착 지원'이 관건

[THE VIEW]IT 인재 유치, 답은 시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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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국 정부는 인공지능(AI)을 핵심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기조 아래 인재 확보에 시동을 걸었다. IT 및 AI 인재의 양성·유치·유출 방지라는 세 축에 1조4000억원을 투입하고, 첨단 분야 인력 3만3000명을 확보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브레인 투 코리아(Brain to Korea·우수 인재를 한국으로)' 프로젝트를 통해 내년에 640명, 향후 5년간 2000명을 유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인재 유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여전히 정부 정책에는 중요한 시각이 빠져 있다. 인재는 행정이 '배치'하는 대상이 아니라 조건을 따져 스스로 움직이는 경제 주체라는 인식이다.


한국의 인재 유출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역량이 높을수록 더 큰 무대를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사실은 각종 지표로 입증된다. 대한상공회의소 산하 SGI가 제시한 2024년 수치에 따르면, 인구 1만명당 인재 순이동이 -0.36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입보다 이탈이 더 크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몇 명을, 누구를 유치할 것인지 분명히 하여 정책을 더욱 촘촘히 설계하고, 유출 억제와 귀환 촉진에 더 많은 자원과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유치 대상 가운데 가장 접근성과 실현 가능성이 높은 집단은 한국인이다. 외국인 인재 유치도 반드시 병행해야 하지만, 한국 사회를 이해하고 한국을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쏟을 가능성이 높은 '리턴 코리안(Return Korean)'에게 집중하는 편이 비용 대비 효과가 크다. 이미 여러 나라가 귀환 인재 유치에 다양한 정책적 유인을 제공한다.


아시아 AI 준비지수 1위 국가인 싱가포르는 대표적인 사례다. 해외에 거주하는 싱가포르인이 본국으로 복귀할 때 정부 지원을 통해 해외 포닥 파견을 경험하고, 귀국을 조건으로 연구비와 항공료를 포함한 귀국 패키지를 받는 제도가 마련돼 있다. 가족이 동반 귀환할 경우 자녀의 공립학교 편입은 개별 전형으로 지원되어 가정과 일 모두의 정착을 용이하게 돕는다.

[THE VIEW]IT 인재 유치, 답은 시장에 있다 인재 시장도 결국 ‘시장’이다. 각국은 더 매력적인 간판을 내걸고 서로 치열하게 인재를 유치하고 있다.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중국 역시 마찬가지다. AI 판도를 뒤흔든 딥시크의 사례에서도 드러나듯, 중국은 2010년대 후반부터 '천인계획' 등 공격적 인재 유치 정책을 추진해왔다. 2020년 이후에는 귀환 인재에게 정착금을 지급하고 신속 비자를 통해 체류·취업 장벽을 낮췄다. 해외 유수 대학에서 포닥 과정을 밟거나 산업 현장에서 경력을 쌓은 AI 인재가 본국으로 돌아오면 곧바로 과제와 연구팀을 안착시킬 수 있도록 연구비를 지원하고, 해외 네트워크와의 연결이 끊기지 않도록 배려한다. 여기에는 귀환 인재 1명이 가져오는 외부 효과, 즉 공동저자 및 특허 출원, 잠재적인 산업 파트너 유입 등의 효과가 훨씬 크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반면 현재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AI 챌린지나 단기 프로젝트 중심의 지원은 보여주기에 그치기 쉬운 단발성 정책이다. 보다 장기적인 성과를 평가하는 체계와, 인재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시간을 보장하는 보상 구조가 필요하다. 특허 출원이나 기술 개발 성과를 단기 성과로 재단할 것이 아니라 최소 5년 이상의 장기적 윈도에서 평가해야 한다.


인재 유치의 성패는 결국 확실한 보상에서 갈린다. 메타가 초대형 사이닝 보너스를 지급했다는 보도에서 보듯, 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은 최상위 인재에게 공격적으로 투자한다. 물론 돈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충분한 보상이 없으면 시작조차 할 수 없다. 따라서 경쟁력 있는 현금 보상과 스톡옵션 제공은 물론, 장기 프로젝트 지원과 네트워크 활용 기반을 제공하는 등 비금전적 자산을 결합하는 유연한 설계가 필요하다.


한 명의 인재가 가져오는 파급효과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인재의 재양성, 질 높은 해외 네트워크 확보, 특허와 기술 개발 성과까지 이어지며 국가 경쟁력에 직결된다. 따라서 인재 확보에 대한 지원은 단기 지출이 아니라 장기적 투자다. 결론은 분명하다. 인재 시장도 '시장'이다. 정책이 시장을 억누르려 하기보다 시장 참여자의 선택을 바꿀 수 있는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 유입과 유출 억제, 귀환과 정착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 한국이 인재가 모이는 장이 될 수 있도록 정책적 개선을 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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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나경 싱가포르국립대 컴퓨터과학과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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