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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둥이가 먹던 '갈비 만두'가 우리 것"…220억 만두왕, '내 가족에 권할 수 있나'를 고심[파워K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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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한만두식품 대표는 한때 잘나가던 보험설계사였다.

어떤 계기로 만두 회사를 직접 차리게 됐나.

총판 계약을 맺은 만두 회사에서 매출을 제법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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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한만두식품 대표 인터뷰
보험설계사에서 만두 회사 대표까지
"가족에게 제품 권유할 수 있는 기업인 되길"

"삼둥이가 먹던 '갈비 만두'가 우리 것"…220억 만두왕, '내 가족에 권할 수 있나'를 고심[파워K우먼] 남미경 한만두식품 대표(좌)와 슈퍼맨이 돌아왔다 한 장면(우). 아시아경제DB·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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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한만두식품 대표는 한때 잘나가던 보험설계사였다. 회사 포상으로 간 이탈리아에서 들은 한 이야기가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한국에 만두를 맛있게 만드는 사람이 있는데, 동네 어르신들과 조금씩 나눠 먹다 나중에 사업까지 차렸다'는 이야기였다. 호기심에 찾아간 그 공장에서 남 대표는 '인생 만두'를 만났다. 영업에도 자신이 있어 설득 끝에 총판 계약까지 맺었다. 만두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돼 현재 그는 직접 만두를 생산한다. 대기업이 주도하는 시장에서 연 매출 220억원을 올리는 중소 만두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삼둥이가 먹던 '갈비 만두'가 우리 것"…220억 만두왕, '내 가족에 권할 수 있나'를 고심[파워K우먼] 남미경 한만두식품 대표가 경기도 양주시 한만두식품 본사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어떤 계기로 만두 회사를 직접 차리게 됐나.


▲총판 계약을 맺은 만두 회사에서 매출을 제법 냈다. 한 달에 1억원 정도를 팔고 2000만원 손에 쥐었던 것 같다. 그렇게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2000년대 초에 '쓰레기 만두 파동'이 터지면서 회사가 쫄딱 망하고 졸지에 신용불량자가 됐다. "남이 만든 것도 이만큼 팔았는데 직접 못할 건 뭐야"라는 생각이 들더라. 같은 해, 곧바로 만두 공장을 차렸다.


-처음 만두 사업을 시작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처음 2년 동안은 월세도 못 내고 직원 월급도 제대로 못 줬다. 당시 직원이 13명이었는데,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하루에 만두가 2박스 밖에 안 나왔다. 적어도 20박스는 나와야 했는데 생산성이 너무 떨어졌다. 무엇보다 만두가 맛이 없다는 게 문제였다. 간을 제대로 잡기 위해 속에 양파를 더 넣어보고 빼보고, 부추를 더 넣어보고 빼보고를 수백번 시도했다. 만두 간을 맞추는 데만 꼬박 6개월이 걸렸다.


매출이 아예 없다 보니 직원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에 속 비비고, 피 밀고, 배달하는 남자 직원 3명이 있었는데, 밀린 월급을 주고 다 내보냈다. 그리고 그 일을 내가 했다. 새벽 3시부터 속 비비고 6시에 피 밀고 오전까지 만두 싸고 오후 내내 포장하고 배달하고 나면, 다음날 새벽 1시가 됐다. 차에서 2시간 정도 쪽잠을 자고 다시 새벽 3시부터 일하는 생활을 2년 정도 했다.


-회사가 크게 성장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2015년에 KBS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배우 송일국씨의 아들인 대한·민국·만세가 '갈비 먹방'을 선보여 크게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갈비 만두가 우리 회사 제품이었는데, 방송이 나간 뒤 온·오프라인에서 입소문을 타며 그야말로 불티나게 팔렸다. 방송 직전 연 매출이 35억원 정도였는데 방송이 나가고 2배 넘게 뛰었다. 그다음 해엔 130억원을 넘어섰다.

"삼둥이가 먹던 '갈비 만두'가 우리 것"…220억 만두왕, '내 가족에 권할 수 있나'를 고심[파워K우먼] 남미경 한만두식품 대표가 경기도 양주시 한만두식품 본사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어렸을 적 만두에 얽힌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는지.


▲돌이켜보면 삶 속에 만두가 늘 함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어렸을 적엔 만두는 명절처럼 특별한 날에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일 년에 몇 번, 어머니가 빚어주지 않으면 먹을 수가 없었다. 가끔 비가 오는 날에 아버지가 만두 사 오라고 용돈을 주셨는데, 그때 동네 만둣가게에서 먹던 만두를 잊을 수 없다. 고등학교 때는 종로에서 물만두를 처음 먹어보고 입에서 사르르 녹는 환상적인 음식이 있다고 생각했고, 성인이 돼서 홍콩에 놀러 갔을 땐 사오마이를 먹고 또 한 번 충격을 받았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신념은 무엇인가.


▲일하는 사람이 행복해야 결과물도 좋다는 것이다. 옛말에 갓난아이에게 모유 수유할 땐 부부싸움도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다. 만두도 마찬가지다. 만드는 직원이 행복해야 맛있는 만두가 나온다. 사업을 시작하고 10년 차에 이랜드그룹의 경영자학교를 수료했다. 그곳에선 회사 경영진이 직원들과 함께 책도 읽고 봉사도 다니는 것을 보고 놀랐다. 단순한 회사가 아닌 그 이상의 의미를 제공해주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로 회사 슬로건을 '직원이 행복한 회사'로 정하고 직원 복지에 특히 신경 쓰고 있다. 직원들은 회사 안에서 '사랑합니다'라며 인사하고 이름 뒤에는 존중의 의미로 '님'을 붙인다. 직원들과 문화생활도 함께하고 있다. 현재 봉사·교육 등 사내 동아리만 10개가 넘는다. 생산 현장엔 안마의자를 비치해 쉼터를 조성했다. 직원들을 최대한 인격적으로 대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매년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는데 어디서 주로 아이디어를 얻는가.


▲꾸준히 연구하고 공부하는 방법밖에 없다. 요즘엔 세계 각국의 요리를 만두에 접목해보고 있다. 중국 음식을 접목해 짜장 만두, 짬뽕 만두, 유산슬 군만두, 깐쇼새우 만두, 마라 만두 같은 이색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 해외 요리 전시회도 많이 다니고 있다. 전시회에서 만두에 접목하면 좋을 것 같은 음식이 있다면 돌아와서 적극적으로 시도해본다. 지금은 제품 종류만 150가지가 넘는다. 해외 입맛에 맞게 수출용 만두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는데, 동태 만두, 낙지 만두, 주꾸미 만두 같은 한식과 접목한 제품들도 많이 개발하고 있다.

"삼둥이가 먹던 '갈비 만두'가 우리 것"…220억 만두왕, '내 가족에 권할 수 있나'를 고심[파워K우먼] 남미경 한만두식품 대표가 경기도 양주시 한만두식품 본사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최근 만두 시장의 트렌드를 어떻게 보고 있나.


▲만두가 아니더라도 먹을 게 너무 많은 시대다. 피자, 치킨과 같은 패스트푸드뿐 아니라 밀키트도 정말 다양하게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만두가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선 이전보다 훨씬 고급스럽고 제품군도 다양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두에 부가적으로 들어가는 치즈는 풍미가 깊어야 하고 새우는 알이 크고 통통해야 한다. 한마디로 점점 프리미엄급의 제품을 개발하지 않으면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할 수 없다고 본다. 모양도 예뻐야 한다. 한만두식품은 보는 재미도 살리기 위해 만두피를 투명하게 만들거나 독특한 모양을 내기 위해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다.


-앞으로 활약할 여성 후배 기업가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내가 창업하던 시기엔 여성 기업가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았다. 운전하고 있으면 '어디 여자가 운전대를 잡나'라는 말이 들릴 정도였다. 지금은 여성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함께 일을 해보면 여성이 더 꼼꼼하고 모든 면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여성 후배 기업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이러한 사회적 흐름을 잘 이용해서 냉정하게 실력으로 인정받으라는 거다. 이와 함께 여성으로서 지니는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예컨대 직원들을 더 세심하게 케어해주고,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신경 써줘야 한다. 소비자가 회사 바깥에 있는 고객이라면 직원들은 회사 안에 있는 또 다른 고객이다. 기업인들이 직원들을 잘 챙기지 않고 방만하게 경영하면 결코 소비로 이어지지 않는다. 아울러 식품을 취급하는 입장에서 좋은 회사란, 한 치의 고민 없이 내 가족과 소중한 지인들에게 제품을 권유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드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어떤 회사 보면 직원들이 자기 회사 제품은 절대 먹지 말라고 만류도 한다더라. 그런 회사는 절대 오래갈 수 없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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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할 수도 있겠지만, 만두 공장으로 전 세계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 간혹 어느 기업이 특정 지역에 들어와서 그 지역 주민과 아이들에게 더 풍요로운 삶을 선사하지 않나. 그런 것처럼 수익만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기업인이 되는 것이 목표다.

▶남미경 한만두식품 대표는
1981년 혜화여고를 졸업했다. 1992년 교보생명에 입사해 보험설계사로 일했다. 1994년 숭실 중소기업 대학원 여성 경영자과정 WMP와 최고경영자과정 AMP를 수료하고 1996년 을전식품으로 만두 유통업을 시작했다. 이후 2011년 농업회사법인 한만두식품을 설립했다. 대표 제품인 갈비만두를 시작으로 주꾸미만두·투명만두·부추만두·콘치즈만두 등을 연달아 출시하며 대기업이 주도하던 냉동 만두 시장에서 존재감을 나타냈다. 현재는 연매출 규모 220억원, 직원수 120명, 제품군 150가지를 넘게 보유한 한만두식품을 운영하고 있다. 2015년에 고용노동부 장관 표창과 2018년에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표창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2022년에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상장을 받았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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