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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칼럼]안타깝게도 시장은 파월의 뉘앙스를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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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홀 회의 파월 발언 후 시장 환호
고용악화에 따른 경기둔화 가능성 고려해야
금리 인하, 기대보다 더 느리게 진행될 수도

[블룸버그 칼럼]안타깝게도 시장은 파월의 뉘앙스를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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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명확하게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면, 아마 제 말을 잘못 이해하신 겁니다."


1987년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상원 위원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금의 Fed 의장인 제롬 파월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파월 의장은 지난 잭슨홀 회의 기조연설에서 경제 상황에 따라 향후 통화 정책 기조를 "조정할 수도 있다(may warrant adjusting)"고 말했다. 이 말이 나오자 주식과 채권 시장이 급등했다. 투자자들은 이 발언을 "Fed가 다음 달 중순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확실히 내릴 것"이라고 해석한 것이다. 이에 S&P500 지수는 지난 5월 이후 최대 상승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아울러 국채 금리가 급락하며 경제 전반의 차입 비용이 낮아질 것임을 예고했다.


그런데 이 같은 축제 분위기 속에서 파월 의장 발언의 미묘한 뉘앙스가 묻혀버렸다. 사실 연설의 본질은 노동 시장과 인플레이션이라는 두 가지 위험을 동시에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더 난감한 점은 만약 Fed가 금리를 내린다면 그 이유가 '물가가 안정돼서 내리는 것'이 아니라 '경제가 나빠져서 어쩔 수 없이 내리는 것'일 수 있다는 점이다.


파월 의장은 Fed가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이중 목표(dual mandate)'의 균형을 달성해야 하는 어려움을 인정했다. 실업률이 낮은 상황에서 고용 데이터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물가는 여전히 Fed의 목표치인 2%보다 조금 높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파월 의장은 "우리의 목표가 이렇게 충돌할 때, 두 가지를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 현재 정책 금리는 1년 전보다 중립 수준에 100bp(1bp=0.01%포인트) 더 가까워졌고, 실업률과 기타 고용 지표가 안정적인 덕분에 정책 기조 변화를 신중히 검토할 수 있다. 하지만 정책이 긴축적인 영역에 있는 상황에서 경제 전망과 위험 균형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정책 조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통화 정책이 미리 정해진 길을 따라가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만약 Fed의 두 가지 목표 중 하나가 크게 어긋나 있을 때(예를 들면 2022년에 물가가 9.1%까지 치솟았을 때) 중앙은행이 정책 방향을 정하는 건 비교적 쉽다. 하지만 최근 데이터를 보면 경제는 대체로 괜찮아 보이면서도 불안한 구석이 있어 일부 경제학자들과 정책 입안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4.25~4.5%로 동결했을 때, 1992년 이후 처음으로 두 명의 위원이 반대 의견을 냈다.


혼란을 더 키우는 것은 이민 정책이 노동 공급을 억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노동 공급이 줄어들면서, 도대체 얼마만큼의 고용 증가가 있어야 실업률이 그대로 유지될지 계산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파월 의장은 "전반적으로 노동 시장이 균형을 이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노동 공급과 수요가 동시에 크게 줄어서 나타난 이상한 균형이다. 이런 상황은 고용 악화의 위험을 높이고, 그 위험은 해고와 실업률 급증으로 매우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즉 Fed가 금리를 내리려는 주된 이유는 경제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파월 의장은 올해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했고, 소비 둔화가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는 주식 시장의 지속적인 강세장을 기대할만한 재료가 아니다.


인플레이션 위험도 여전하다. 많은 경제학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향후 몇 달 동안 상품 가격을 밀어 올릴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금까지는 기업들이 기존 재고를 팔거나 이익을 줄여서 가격을 억제했다. 그러나 자동차와 같은 고가 상품의 경우 2026년형 신차가 출시되는 연말에 가격 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 상승 우려가 긴축 정책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는지는 논쟁거리다. 비둘기파는 일시적 가격 상승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고 보지만 매파는 이미 5년 가까이 물가가 높았기 때문에 쉽게 정리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는 사람들이 물가 상승을 당연하게 여기면, 그것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자기실현적 현상이 된다고 생각한다.


파월 의장은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 효과에 대해선 크게 걱정하지 않는 쪽에 가까운 것처럼 보였다. 이러한 점이 그의 연설을 비둘기파적으로 읽을 수 있는 이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동시에 "물가 예상치가 안정적일 거라고 무조건 믿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파월 의장은 경제 정책을 고민해야 할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도 막아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준 금리를 크게 내리라고 요구하고 있고, 최근에는 리사 쿡 Fed 이사를 주택담보 대출 사기 의혹으로 해임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이는 백악관이 Fed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넓히려는 움직임과 맞물린다.


하지만 파월 의장의 연설 어디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굴복하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식 시장을 자신의 '성적표'처럼 여기지만 파월 의장은 거기에 휘둘리지 않았다.


결국 시장은 이번 연설의 비둘기파적 기조를 과도하게 해석했을 수도 있다. 혹은 투자자들이 매파적 발언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가 어긋난 것일 수도 있다. 실제 내용은 훨씬 평범했고, 당시 상황에 매우 적절했다.


현재까지의 데이터를 보면 Fed는 다음 달에 기준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상황을 보면서 천천히 금리 수준을 조정해 낮은 물가와 지속적인 성장을 동시에 이루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미래는 불확실하고, 금리 인하는 시장이 기대하는 것보다 더 느리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조너선 레빈 블룸버그 오피니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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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블룸버그의 칼럼 Powell's Nuance Was Lost on Markets. Too Bad를 아시아경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블룸버그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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