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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선 사모펀드]①사모펀드 옥죄는 '규제의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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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국내에 바이아웃 사모펀드가 등장한 지 20년째다.

아직 1997년 외환위기 그림자가 남아있던 2004년, 정부는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을 개정해 국내에 경영권을 사고파는 바이아웃 전문 PEF 제도를 마련했다.

2015년 PEF 제도 개편으로 바이아웃펀드는 '경영참여형'으로, 헤지펀드는 '전문투자형'으로 이원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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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사태'로 사모펀드 관련 법안 봇물
공모펀드 수준 보고하라는 법안도 나와
자사주 소각·공개매수 의무화 등 입법 대기
M&A 어려워 '민간 구조조정' 순기능 퇴색 우려

편집자주국내에 바이아웃(Buyout) 사모펀드(PEF)가 등장한 지 20년째다. 성년이 된 PEF 업계엔 위기감이 흐르고 있다. 홈플러스 사태 이후 PEF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주주 평등 원칙을 내세운 상법 및 자본시장법 개정도 PEF 활동 반경을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곡점에 서 있는 국내 PEF의 현재와 미래를 3회에 걸쳐 조명해 본다.

올해 3월 초 국내 대형마트 2위인 홈플러스가 갑작스레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후 차입인수(LBO)부터 경영 능력까지, MBK뿐만 아니라 국내 PEF 업계 전반이 뭇매를 맞았다.


여론의 질타는 급기야 PEF 활동 전반을 옥죄는 다양한 규제로 이어졌다. PEF를 마치 공모펀드처럼 규제하는 법안까지 등장했다. 게다가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담은 상법이 시행되고,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및 상장사 의무공개매수를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다. 20년간 이어온 PEF 프로세스 전반이 바뀌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사모펀드 손발 묶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변곡점 선 사모펀드]①사모펀드 옥죄는 '규제의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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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1997년 외환위기 그림자가 남아있던 2004년, 정부는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2007년 자본시장법으로 통합)을 개정해 국내에 경영권을 사고파는 바이아웃 전문 PEF 제도를 마련했다. 이듬해 MBK파트너스 등이 등장했다. 2015년 PEF 제도 개편으로 바이아웃펀드는 '경영참여형'으로, 헤지펀드는 '전문투자형'으로 이원화됐다. 헤지펀드인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로 일반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은 이후인 2021년, PEF 제도는 투자자 구분에 따라 '기관전용'과 '일반' PEF로 다시 변경됐다.


바이아웃펀드, 즉 현재의 기관전용 PEF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해 급성장했다. 자금난에 빠진 웅진, 현대, 한진 등 국내 재벌 그룹 매물을 인수해 민간 구조조정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실패 사례도 있었지만 대부분 망할 뻔한 회사를 살려 차익을 남겼다. PEF는 최근 수년 동안에도 SK, LG, 롯데그룹 등의 사업 리밸런싱을 돕는 역할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홈플러스 사태 이후 PEF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거세졌다. 국회에서는 PEF 활동을 규제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잇달아 발의됐다. 피인수 회사의 주식과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일으키고 회사채를 발행해 인수 대금을 갚는 LBO 행태가 가장 먼저 도마 위에 올랐다. 투자 기업에 대한 LBO, 자산 매각, 배당 등에 대해 출자자(LP)와 금융위원회에 보고하는 개정안이 발의됐다.


[변곡점 선 사모펀드]①사모펀드 옥죄는 '규제의 덫'

급기야 기관전용 PEF 제도의 취지를 무너뜨리는 법안까지 나왔다. 여당에서 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는 기관전용 PEF도 공모펀드처럼 분기별 자산운용보고서를 작성 및 교부하고, 영업보고서를 제출하는 의무를 담고 있다. LP들이 국민연금처럼 전문성이 매우 높은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PEF에 과도한 공시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다. 한 국내 PEF 대표는 "LBO 규제의 경우 그동안 폐해를 보완하는 수준이라 받아들일 수 있지만 공시 의무의 경우 소수 전문가 인력이 차별화된 전략으로 대기업 구조조정을 발 빠르게 돕는 바이아웃펀드의 기존 취지를 뒤흔드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국내 등록 PEF가 오히려 외국계에 역차별받는 사례가 늘어날 뿐이란 지적도 나온다.


상법 개정 등으로 기존 관행 대수술 필요

자본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상법 및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PEF가 20년간 쌓아온 관행도 바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외국계 PEF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롯데렌탈 인수와 국내 VIG파트너스의 비올 인수 건이 대표적이다.


롯데렌탈은 대주주인 호텔롯데의 경영권 매각 결정과 같은 날에 이사회를 열어 매각가보다 2배 이상 낮은 가격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정을 했다. 이에 VIP자산운용은 롯데렌탈 이사진에게 "유상증자 강행 시 개정 상법상 '회사 및 주주 충실 의무'를 위반해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취지의 공개서한을 보낸 상태다. 반면 VIG파트너스는 코스닥 상장 미용 의료기기업체 비올을 인수하면서 경영권 인수 가격과 동일한 주당 가격으로 공개 매수를 진행 중이다.


[변곡점 선 사모펀드]①사모펀드 옥죄는 '규제의 덫'

이사진 입장에서는 상법상 주주 충실 의무 때문에 앞으로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분할 합병, 유상증자 신주 발행, 자회사 중복 상장 등 지배주주와 소액주주 간 이해 상충이 발생할 수 있는 사안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이 상장 계획을 접고 IMM크레딧솔루션이 보유한 SK엔무브 지분 전량을 되사온 사례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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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현재 여당이 추진 중인 자사주 소각 의무화와 상장사 의무 공개매수 확대 등은 PEF의 기업 인수 및 전략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임유철 사모펀드운용사협의회 회장은 "20년간 숱한 우여곡절을 겪은 PEF 업계가 가장 큰 위기를 겪고 있다"며 "그럼에도 PEF가 산업 구조조정에 기여한 긍정적 역할을 강화하는 쪽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시영 기자 ibp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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