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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이 죽으면 책임질거냐" 절규…싸워야 겨우 들어갈 수 있는 소아응급실[무너진 소아의료]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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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충북·경북·전남엔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없어
구인난에 주 2회만 야간운영…배후진료도 불가

편집자주지난해 2월 의과대학 증원에 반대해 병원을 떠났던 전공의들이 일 년 반 만에 수련을 재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중증·응급환자를 다루는 필수 진료과의 상황은 여전히 위태롭다. 특히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낮은 출생률과 함께 불합리한 수가체계, 갈수록 높아지는 사법 리스크 등으로 전공의들이 지원을 기피하고, 기존 전문의들은 이탈하고 있다. 지역 간 의료서비스 격차가 벌어지면서 갑자기 발생하는 응급 소아환자, 전문적인 집중 치료가 필요한 중증 소아질환의 진료체계도 흔들리고 있다. 태어나는 아이도 적은데, 아이들을 돌볼 의사는 더 부족한 상황. 아시아경제는 6회에 걸쳐 소아의료 체계의 현실과 개선 방향을 짚어 본다.

지난 4월 어느 날 밤 10시, 야간진료를 하는 대전의 한 소아청소년병원에 열성 경련(경기)으로 정신을 잃은 4살 여자아이가 아빠 등에 업혀 들어왔다. 의사가 해열제를 투약했지만 20분이 지나도록 아이의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고 이 병원의 원장 A씨는 급히 119를 통해 큰 병원으로의 전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인근 병원 응급실들이 모두 환자를 받을 수 없다는 회신. 어린아이의 경우 경기가 오래되면 후유증이 남거나 최악의 경우 사망할 수도 있어 일분일초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결국 A씨가 직접 한 대형병원 응급실에 전화해 "아이가 죽으면 당신이 책임질 거냐"라고 소리를 지른 후에야 응급실은 의료진을 호출하고 아이의 전원을 허용했다.


[단독]"아이 죽으면 책임질거냐" 절규…싸워야 겨우 들어갈 수 있는 소아응급실[무너진 소아의료]① 지난 5일 오전 1시께 세종 도담동 세종충남대병원 응급실 입구. 수요일과 토요일에만 야간진료가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최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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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가 부족하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채용하기 어려운 탓에 소아 응급환자가 발생하더라도 대처가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서울과 멀리 떨어진 지방의 경우 의료진을 구하지 못해 소아응급실이 주간에만 운영되거나 야간진료가 되더라도 배후진료는 불가능한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전국 29개 응급의료권역 중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가 있는 곳은 7개 권역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의 소아응급의료 환경은 매우 열악했다.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는 지역별로 서울 3곳, 경기 2곳, 인천 2곳과 충남, 대구, 경남, 세종, 전북에 각 1곳씩 총 12곳이 운영 중이다. 반면 강원과 충북, 경북, 전남 등 22개 응급의료권역엔 단 1곳의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도 설치되지 않았다.


[단독]"아이 죽으면 책임질거냐" 절규…싸워야 겨우 들어갈 수 있는 소아응급실[무너진 소아의료]①

소속 소아과 전문의 수 역시 차이가 크다. 지난 3월 기준 인하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등 수도권 소재 소아응급의료센터엔 비교적 많은 각각 10명과 7명의 소아과 전문의가 배치돼있다. 반면 충남과 대전에 위치한 순천향대천안병원과 세종충남대병원은 3명에 그쳤다. 특히 소아영상의학 전문의의 경우 충청권을 통틀어 세종충남대병원에 단 1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역시 이미 정년퇴직을 한 교수로, 세종충남대병원의 간곡한 호소에 따라 근무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의료진 부족으로 정상 운영이 되지 않는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도 있다. 현재 충청권에 위치한 2개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는 매주 각각 이틀만 야간진료를 하고 있다. 세종충남대병원 소아응급의료센터의 한 의료진은 "의사가 최소 6명은 돼야 지속 가능한 24시간 운영을 검토해볼 수 있다"며 "야간에 응급처치를 하더라도 타과 의료진 또한 부족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경기 남부 등 수도권 병원으로 전원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순천향대천안병원 관계자는 "24시간 운영을 위해서는 의사가 더 필요하지만, 채용이 쉽지 않다"며 "인력이 충원되는 대로 다시 정상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독]"아이 죽으면 책임질거냐" 절규…싸워야 겨우 들어갈 수 있는 소아응급실[무너진 소아의료]①

소아 야간진료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정부는 야간·휴일에 응급실이 아닌 외래에서 경증 소아환자 진료가 가능하게 하는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선 소아청소년병원과 의원이 오후 11시까지 야간진료를 하면 수가 가산 등 추가 지원을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달빛어린이병원에서 진료할 수 없는 중증 소아환자가 발생할 경우 이를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 곤욕을 겪고 있다. A씨는 "중증환자가 오면 최소한의 응급처치를 하고 전원시킬 병원을 찾는 동안 다른 경증환자들을 진료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며 "다른 아픈 아이와 보호자는 1시간씩 진료를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올해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에 대한 정부 예산은 91억원이다. 전담 전문의 수에 비례해 1인당 1억원의 인건비를 지원하고, 만 6세 미만 진료 시 권역센터 대비 응급진료 전문의 진찰료도 15% 가산한다. 응급의료관리료와 중증응급환자 진료구역 관찰료, 응급전용 중환자실 관리료 역시 30% 가산해 보상한다. 하지만 예산 문제로 의료 현장에서 원하는 만큼의 추가 지원 등은 어렵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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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조 복지부 응급의료과장은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사업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점점 확충해나가는 단계로, 기존 응급의료권역보다 더 큰 권역을 담당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계획하고 있다"며 "다음 달 사직 전공의들이 돌아오게 되면 상황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독]"아이 죽으면 책임질거냐" 절규…싸워야 겨우 들어갈 수 있는 소아응급실[무너진 소아의료]①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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