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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끊기고 전기 나가도 끄떡없다…생존 위해 꼭 챙겨야 할 '비상식량'[맛있는 이야기]

시계아이콘01분 43초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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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도, 방재 훈련 때 짠 맛 감자칩 지급
기름·탄수화물·소금, 재난 상황에 이상적
물·불 구하기 힘든 재해, 과자 유용할 수도

편집자주최초의 과자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발견됐다고 합니다. 과자는 인간 역사의 매 순간을 함께 해 온 셈이지요. 비스킷, 초콜릿, 아이스크림까지. 우리가 사랑하는 과자들에 얽힌 맛있는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지진, 쓰나미 등 자연재해에 빈번하게 노출되는 일본인은 평소 재난 준비에 철저하다. 학교, 직장, 가정 등에는 수개월 이상 고립될 경우를 대비한 비상식량, 일명 '방재식'을 준비한다. 방재식은 물과 열만으로 만들 수 있는 레토르트 식품, 통조림 등이 대부분이지만, 최근에는 감자칩을 비롯한 과자도 방재식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도쿄도가 추천하는 방재식량은…'짠맛 감자칩'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에선 '방재용품' 호황이 일었다. 방재용품은 최대 25년 이상의 유통기한을 가진 생필품, 식량 등을 일컫는 용어로,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고립될 경우에 대비해 적어도 수개월 이상 생존하기 위해 준비한다.


물 끊기고 전기 나가도 끄떡없다…생존 위해 꼭 챙겨야 할 '비상식량'[맛있는 이야기] 아사히 신문에 게재된 '방재 감자칩' 모습. 2021년 도쿄 재난 훈련 당시 도와 코이케야가 협력해 개발한 방재식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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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식도 방재용품 기준에 맞춰 25년 동안 보존 가능한 건조식품이나 통조림 따위가 대세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 들어 트렌드가 점점 변화하고 있다. 5~6개월의 유통기한을 가진 일반 과자를 주기적으로 방재함에 채워 넣어 방재식량의 일부로 삼는 방안이다.


주요 지방자치단체도 방재 과자 준비를 권고한다. 도쿄도는 2021년 방재 훈련 당시, 일본의 유명 감자칩 제조사 '코이케야'와 협력해 방재식 감자칩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이후 코이케야는 방재식 용도로 별도 포장된 감자칩을 생산해 판매 중이다.


물 끊기고 전기 나가도 끄떡없다…생존 위해 꼭 챙겨야 할 '비상식량'[맛있는 이야기] 지난해 1월1일(현지시간) 일본에서 최대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의 와지마 시내 대형 건물 한쪽이 무너진 모습. 도심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수도, 전기, 가스 등이 일제히 끊길 위험이 있다. 연합뉴스

코이케야의 방재식 감자칩은 맛도 정해져 있다. 스테디셀러 제품인 '김 소금 맛 감자칩'이다. 현지 생산된 김 가루와 암염을 뿌려 맛을 낸 감자칩으로, 그저 인기 상품이라는 이유만으로 방재식이 된 게 아니다. 도쿄 가세이 대학교 연구팀은 도쿄도의 요청으로 각 과자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감자·기름·소금이 들어간 감자칩은 가장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수단"임을 입증했다.


감자칩은 다른 과자보다 유통기한 측면에서도 좀 더 유리하다. 가세이대 연구팀은 "방재식은 정기적으로 식량의 비축과 소비를 반복하는 식량인데, 유통기한은 최소 6개월 이상이어야 한다"며 "이 때문에 감자칩이 가장 적합했다"고 설명했다.

방재용품 한 켠 차지한 과자…간편한 준비, 효율적 열량 확보 장점

물 끊기고 전기 나가도 끄떡없다…생존 위해 꼭 챙겨야 할 '비상식량'[맛있는 이야기] 일본 양갱 제조사 이무라야의 초콜릿 팥 양갱. 어둠 속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포장지에 야광으로 '備(준비할 비)' 스티커를 부착했다. 이무라야 캡처

방재식 과자는 지금도 진화 중이다. 일본의 양갱 제조사 '이무라야(井村屋)'의 경우, 연구를 거듭해 유통기한을 5년6개월까지 연장한 '초콜릿 팥양갱'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초콜릿 팥양갱은 출시 이후 3000만개 이상 판매된 상태다. 포장에도 공을 들였다. 빛이 들지 않는 어두운 공간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야광 처리된 "備(준비할 비)" 문자가 찍혀 있다.


잘 부스러지는 쿠키에 달콤한 스프레드를 바른 일본 유명 비스킷 '비스코'도 방재식으로 변신했다. 비스코의 제조사인 글리코는 통조림 용기에 보관한 비스코를 방재식으로 판매 중인데, 해당 비스코의 유통기한은 10년 이상이다.


물 끊기고 전기 나가도 끄떡없다…생존 위해 꼭 챙겨야 할 '비상식량'[맛있는 이야기] 보관용 통에 담긴 비스코 비스킷의 모습. 유통기한이 10년 이상 늘어난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그렇다면 일본은 왜 과자를 방재식량에 포함하기 시작했을까. 여기에도 실용적인 고민이 녹아 있다. 기존 방재식은 보존 기간도 길고 식감도 밥, 국, 빵 등과 비슷해 비교적 적응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조리할 때는 물과 불이 필요하다. 그러나 진도 7.0~9.0 안팎의 지진이 도심을 강타하면 수도, 전기, 가스 공급 등은 끊길 가능성이 높다. 2024년 1월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 반도에서 진도 7.6의 강진이 발생했을 땐 약 4만호의 가구가 한달 간 물을 공급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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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일본의 재난 관련 인플루언서이자 방재 식량 리뷰 블로거인 베로질라솔레는 "방재식이란 '어떤 환경에서도 먹을 수 있는 휴대식'을 의미한다. 즉 조리가 아예 불가능하거나, 물도 아껴 써야 하는 상황을 상정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조리 과정 없이 곧바로 입에 넣어 영양을 보급할 수 있는 과자가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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