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부터 수십년 동안 핵무기 원료 생산
에너지부, "토양 및 주변 지역은 오염 안 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핵시설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말벌집이 발견되면서 인근 지역에 대한 환경오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에이컨의 서배너 리버 사이트에서 작업자들이 말벌집 4개를 발견했다. 현장 작업자들은 방사능 수치를 확인하기 위해 부지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이들은 지난달 3일 첫 번째 말벌집을 핵폐기물 저장탱크 근처 기둥에서 발견했다.
이 시설을 관리하는 미국 에너지부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말벌집에 있는 말벌을 죽이기 위해 살포제를 뿌린 후 방사성 폐기물로 봉지에 담았다"며 "토양 및 주변 지역은 오염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국은 그 후로 현장에서 3개의 말벌집이 추가로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에너지부는 이 4개 벌집의 방사능 오염 수준은 매우 낮다면서 벌집들이 작업자나 지역 사회, 환경에 건강상 위험을 초래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체르노빌, 후쿠시마 등 세계 방사능 오염 지역의 생물과 생태계를 연구하는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교 티머시 무소 생물과학 교수는 "이번 발견은 해당 지역의 환경 오염 정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라며 "이 지역 전체에 오염 물질이 퍼져 있고, 이 오염 물질이 완전히 매립돼 차단되지 않았다는 지표"라고 주장했다.
무소 교수는 "다만 말벌은 일반적으로 둥지에서 멀리 이동하지 않기 때문에 이 말벌들이 대중에게 직접적인 위험을 거의 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방사성 벌집이 추가로 발견됐다는 사실은 방사성 오염 물질의 주요 공급원으로 보이는 것에 대한 잠재적 위험과 위해를 평가하기 위해 훨씬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서배너 리버 플랜트(Savannah River Plant)로 알려졌던 서배너 리버 사이트는 면적이 약 896㎢로, 조지아주 국경 근처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모래 언덕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시설은 1950년대에 핵무기 원료 생산을 위해 건설됐으며, 수십 년 동안 이곳에서는 수소폭탄의 핵심 요소인 플루토늄과 삼중수소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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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종식 이후 핵무기 원료 생산은 감소했고, 에너지부는 1996년부터 해당 부지 정화 작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 작업은 당초 예상 완료일을 훨씬 넘어 지연되고 있는데, 관계자들은 2065년이 돼서야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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