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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후반전]'지도·온플법·클라우드' 디지털 통상 쟁점은 그대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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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합된 관세 뒤 숨은 디지털 비관세장벽
자사우대·끼워팔기 규제하는 온플법, 美는 '빅테크 차별' 주장
구글·애플 지도 반출 신청에…한미 정상회담서 논의 예정
클라우드 역차별·망이용료 이슈도 미해결

[관세 후반전]'지도·온플법·클라우드' 디지털 통상 쟁점은 그대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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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이 관세 문제에 합의하면서, 당분간 통상 갈등의 긴장은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디지털 경제를 둘러싼 핵심 쟁점인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 정밀 지도 반출, 클라우드 역차별 문제 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 '유예' 상태로 남아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31일 통상당국에 따르면 한미 관세협상 결과에 온플법이나 정밀 지도 같은 디지털 비관세장벽 내용이 포함되지는 않았다. 대통령실도 "해당 논의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향후 이슈가 재점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도 이날 "앞으로도 관세가 계속될 수 있고, 비관세장벽 철폐에 대한 압박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트럼프 정부와의 본격적인 딜의 핵심은 아니었지만, 미국 무역대표부(USTR)를 중심으로 비관세장벽에 대한 압박은 계속돼왔다"며 "협상 의제에서 빠졌다고 해서 사라진 게 아니라, 국면 전환이 일어난 것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쟁점 중 하나는 정밀 지도 국외 반출 문제다. 구글과 애플은 최근 1대5000 축척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해외 서버로 이전하겠다는 신청을 우리 정부에 제출했다. 특히 구글의 경우, 내달 11일까지 정부가 반출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야 한다. 미국 측은 이 문제를 USTR의 무역장벽보고서(NTE)에서 지적해왔으며, 최근에는 미국 중도우파 성향 단체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에서 "한국의 지도 데이터 규제가 76억달러(약 10조5412억원) 규모의 위치 기반 서비스 시장을 가로막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정부는 안보 우려를 이유로 "국외 반출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달 29일 열린 청문회에서 "통상 문제 등이 있기에 (지도 반출을) 전향적으로 검토해 진행할 필요도 있겠지만 그에 우선하는 것이 국방과 국민의 안전"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도 정보 주권과 국내 산업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대통령실은 지도 반출 사안에 대해 2주 내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별도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국내 지도업계에서는 신청이 반려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 정부가 국민 안보를 통상 협상 대가로 지불하지 않은 것만 해도 의미 있는 진전으로 보인다"면서 "협의체의 최종 결정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명한 결정이 따를 것으로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외산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들의 공공시장 진입 확대 요구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AWS·MS·구글 등 글로벌 CSP들은 한국 공공기관 대상 클라우드 사업에서 '하' 등급 CSAP 보안인증을 받은 상태지만, 이는 관광 안내나 홈페이지 운영 등 공개된 정보에 한정된다.


문제는 '중' 등급 진입을 가로막는 '물리적 망 분리' 요건이다. 글로벌 CSP들은 "'논리적 망 분리'도 국제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됐다"며 이를 완화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물리적 망 분리는 장비와 회선을 아예 나눠야 하지만, 논리적 망 분리는 소프트웨어 설정을 통해 망을 분리한 효과를 내는 방식이다. 윤정원 AWS코리아 공공부문 대표는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미 국방부조차 논리적 망 분리를 허용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온플법도 미국의 주된 문제 제기 대상 중 하나다. 온플법은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공약 중 하나로, 거대 플랫폼의 자사 우대와 끼워팔기 등을 제한하는데,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과 유사한 구조다. 특정 플랫폼 사업자를 지정해 사전 의무를 부과하는 방식인데, 미국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계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반대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협상 과정에서 온플법은 테이블에 오르지 않았다"면서도 "향후 재논의 가능성이 있을지에 대해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규제가 필요하다는 원칙에는 공감하면서도, 일률적 규제보다 디지털 생태계 특성을 반영한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권재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책임연구원은 디지털경제연구원 보고서에서 "EU의 DMA 규제 조치 이후 기업 간 마케팅 비용 증가, 중소 플랫폼 유동성 악화, 사용자 경험 저하 등 시장 왜곡 현상이 발생한 바 있다"며 "단순 보편적 규제보다 세부 맥락에 기반한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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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이용료도 미국과의 마찰 요인 중 하나다. 대용량 트래픽을 유발하는 글로벌 콘텐츠사업자(CP)에게 국내 통신망 사용에 따른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인데, USTR이 강하게 반대하는 이슈다. 망 이용료를 둘러싼 논란의 중심에는 구글이 있다.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와 소송을 마친 뒤 일정 수준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지만, 구글은 여전히 대규모 트래픽을 유발하면서도 통신사 회선에 대한 비용 분담을 사실상 회피하고 있다. 안 교수는 "망 이용료는 공정한 비용 분담의 문제"라며 "국내 인프라에 무임승차하는 구조는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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