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일 본회의 與 쟁점법안 통과 추진
송언석 "소수야당, 유일한 방법은 필버"
여당이 다음 달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과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 강행 처리를 예고하면서 여야가 극한 대치를 예고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야 원내대표 간 담판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협상 불발에 대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준비에 나섰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음달 4일 쟁점 법안들이 본회의에 그대로 상정되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협상이 안 될 경우 소수 야당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필리버스터밖에 없기 때문에 국민의힘은 쟁점 법안들이 상정되면 법안 하나하나에 대해 무제한 토론을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방송3법과 상법, 노란봉투법에 대해 조정해서 합의처리하자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하지만 민주당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앞서 송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중진 의원들을 소집해 민주당의 법안 강행 처리에 따른 대응책도 논의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필리버스터 이야기가 있었다"며 "구체적인 방법론은 아마 (다음주) 월요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다음 달 4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를 예고한 쟁점 법안은 노동 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강화하는 노란봉투법과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방송3법, 집중투표제·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 등을 담은 상법 개정안 등이다. 전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양곡관리법·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법(농안법) 개정안도 상정된다.
구체적인 필리버스터 계획에 대해 송 위원장은 "8월4일 쟁점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방송3법과 상법 개정안, 노란봉투법 중 어느 법을 먼저 올릴지는 저희도 모른다"며 "5일 자정이 되면 7월 임시국회가 종료되는데 저희도, 민주당도 8월 임시회를 다시 소집할 생각이기 때문에 연이어 6일부터 계속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을까 짐작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방송3법이 본회의에 상정되면 필리버스터에 나선다는 방침이나 상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의 경우 필리버스터 여부를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송 위원장은 "제일 좋은 방안은 여야간 이슈에 대해 논의해서 합의된 내용으로 처리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김병기 원내대표를 한번 만난적이 있고 앞으로도 소통하면서 의견 차이를 좁혀나갈 생각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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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 방침을 밝혔지만 입법을 늦출 수 있을 뿐 저지는 불가능하다. 민주당은 국회법에 따라 필리버스터 시작 24시간 뒤 표결(재적의원 5분의 3 의결 시 종결)이 이뤄지면 토론을 종결하고 법안 처리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7월 국회가 다음 달 5일 종료되는 것을 고려하면 국민의힘으로서는 일부 법안을 8월 국회로 미루는 효과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당내에서는 무기력함도 감지된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당 지지율이 10%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여론전을 펼쳐봤자 먹힐지 의문"이라며 "내부 쇄신이 먼저"라고 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장보경 기자 j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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