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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구조개선]③美·日 '재기'에 초점…금융지원부터 전문가 컨설팅까지 통합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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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폐업보다는 '재기','회생'에 초점
전문가 진단 후 재기불능일 경우에만 '폐업'으로 안내
韓, 전문가 진단보다는 사업주의 주관적 판단으로 폐업 이뤄져
소상공인 대출 규모 및 연체율 증가로 은행권 부담 가중

편집자주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자영업자 비중이 7번째로 높다. 게다가 자영업자 대부분은 음식점, 부동산(임대업) 등 진입장벽이 낮은 업종에 몰려있다. 자영업자들이 저수익 업종에 몰려서 경쟁을 하다 보니 한 해 폐업자 수도 100만명에 육박한다. 2차 베이비부머(1964~1974년) 세대가 지난해부터 법정 은퇴 연령에 진입한 점을 고려하면 2032년 60세 이상 고령 자영업자 비중은 248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은퇴 후 자영업으로 몰리는 현상은 거시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자영업 문제를 개선하려면 구조적으로 근로 소득 기간을 늘리고, 정부의 금융 지원 역시 폐업 지원 또는 업종 전환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아시아경제는 통계 자료와 정부 정책 등을 근거로 국내 자영업 현실을 분석했다. 이와 함께 다양한 전문가의 시각과 해외 사례를 통해 자영업 관련 정부의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소상공인 구조개선]③美·日 '재기'에 초점…금융지원부터 전문가 컨설팅까지 통합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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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유한회사 쇼요는 라멘 전문점이었으나,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매장 운영에 따른 임대료와 인건비, 유지비 등 고정비 부담이 커 폐업을 고민하던 차 일본 경제산업성의 '사업재구축보조금제도'를 이용해 재기에 성공했다. 냉동 라멘을 제조해 기존 오프라인 매장 위주의 판매에서 자동판매 시스템으로 전환한 것이다. 24시간 판매도 가능하게 돼 매출도 안정됐다.


우리나라 소상공인 규모는 전체 취업자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소상공인 비중이 높다. 하지만 창업 대비 폐업률로는 73%에 육박하며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소상공인들이 타격을 입으면서 각국 정부의 다양한 소상공인 지원책이 마련됐다. 각종 보조금 등 금융 지원과 폐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과 미국 등 해외에서는 전문적인 경영 컨설팅을 중심으로 업종 전환 등 재기에 방점을 두고, 회생이 불가능할 경우 질서 있는 폐업을 유도하고 있다. 자영업자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경제 구조가 비슷하다고 꼽히는 일본과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규모가 큰 미국의 사례를 살펴보며 우리나라 소상공인 지원 정책의 보완점을 찾고 실질적 해법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日·美, '재기'에 중점…전문가 판단으로 회생 불가할 경우 '질서 있는 폐업' 유도

일본의 소상공인 지원정책의 특징은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이라고 해서 모두 다 금융 지원을 받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일본은 공적 기관인 중소기업재생지원협의회에서 위기 기업 대상 상담을 통해 기업을 진단하고, 그 결과에 따라 사업 개선 및 채무조정을 통합적으로 진행한다. 1차 상담 시 최근 3분기 결산서 등 재무 상황을 알 수 있는 자료와 회사 사업 개요 자료 등을 구비해 이를 토대로 재기 가능성을 판단하는 과정이 이뤄진다. 재기가 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금융기관과의 채무조정을 지원하고, 재기가 곤란하다고 판단될 경우 사업 청산을 촉구해 폐업할 수 있도록 변호사 등을 지원하는 투트랙으로 이뤄진다.


소상공인에 대한 일본 정부 차원의 금융 지원은 '사업재구축보조금'이 대표적이다. 경제산업성이 총괄하는 이 제도는 코로나19 이후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의 사업 재편과 업종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2021년부터 시행됐다. 최대 1000만엔(약 9373만원)까지 지원하는데, 사업 규모와 업종에 따라 차등 지원한다. 지원받은 보조금은 건물 리모델링, 기계·설비 도입, IT 시스템 구축 등에 사용할 수 있다. 특이점은 경영 악화뿐만 아니라 고령화로 가업승계가 불가능해진 사업주에게도 지원한다.


산본마쓰차야는 실제로 사업재구축보조금 제도를 이용해 업종 전환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일본 도치기현 닛코시의 오쿠닛코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이 업체는 기존에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식음료 및 특산물을 판매해왔다. 1871년에 설립돼 15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했으나, 코로나19로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매출이 코로나19 전과 비교해 약 40.6% 감소했다. 폐업 위기에 놓인 산본마쓰차야는 사업재구축보조금 1회 공모에서 채택돼 관광객에 의존하던 기존 수익모델에서 벗어나 전국 232개 슈퍼에 입점, 온라인 판매망으로 확장해 재기에 성공했다.


[소상공인 구조개선]③美·日 '재기'에 초점…금융지원부터 전문가 컨설팅까지 통합지원

미국도 소상공인의 '재기'에 중점을 둔다는 점에서 일본과 비슷하다. 미국은 민간기구인 기업회생협회(TMA·Turnaround Management Association)가 기업회생 컨설턴트, 변호사, 파산관재인 등 구조조정 전문가를 투입해 사업 모델을 다각도로 파악한다. 기업회생협회는 ▲ 하나 이상의 실행 가능한 핵심 비즈니스가 있는지 ▲적절한 브리지 파이낸싱이 있는지 ▲ 충분한 조직자원이 있는지 등 3가지 요건을 분석해 재기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재기를 지원한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위치한 루나스카페는 TMA의 지원으로 재기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루나스카페는 코로나19로 매출 80%가 급감하며 임대료 부담과 인력난으로 폐업 위기를 맞았다. TMA가 개입해 회생 전문가의 컨설팅을 제공하고, 재무구조 재설계와 동시에 정부 보조금 및 융자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또 신규 배달서비스를 도입해 1년 내 매출의 60%를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이 민간기구를 통해 지원하는 이유는 도산법상 이해관계인을 기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에서는 중소기업청(SBA·Small Business Administration)을 중심으로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들에 대한 피해 지원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코로나19로 중소기업청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규모와 역할이 크게 늘어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중소기업청의 직원 규모는 2015년 3293명에서 2021년 9000여명 수준으로 3배가량 늘었다.


SBA의 주도로 폐업으로 마무리한 사례도 있다. 기본적으로 재기나 회생을 우선 목표로 하지만 ▲ 지속가능성 결여 ▲ 자본 고갈 또는 현금흐름 악화 ▲ 조정 불가능한 규모의 부채 등의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질서 있는 폐업을 안내하기도 한다. 뉴욕주 버펄로에 위치한 독립서점은 코로나19와 온라인 서점, 대형 서점 체인 등에 밀려 더 이상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폐업을 안내하는 과정에서 SBA는 계약 종료 및 채무조정, 직원들의 이직 지원, 사업주는 재정적 부담이 없이 폐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소상공인 구조개선]③美·日 '재기'에 초점…금융지원부터 전문가 컨설팅까지 통합지원


韓, 폐업에 초점…"전문가를 통한 객관적 분석 및 범부처적 지원 필요"

우리나라도 소상공인 재생·폐업 지원 제도가 있으나, 대부분 폐업에 방점이 찍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소상공인진흥재단의 희망리턴패키지다. 미국과 일본은 기업의 재생을 우선으로 두고 지원한 뒤 전문가의 진단 후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폐업으로 안내하는 반면 희망리턴패키지는 폐업이 중심이다. 또한 이 폐업 결정 역시 미국과 일본의 경우 구조조정 전문가가 경영 전반을 분석해 진단하지만, 한국은 객관적인 경영자료에 기반하기보다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경민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희망리턴패키지 중 폐업 또는 폐업 예정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사업은 4개 중 3개로, 예산 비중도 79.5%를 차지한다"며 "위기 회복보다는 폐업에 중점이 맞춰져 있으며, 폐업에 대한 판단도 객관적인 경영 자료보다는 사업주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 이뤄지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분석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재기 및 폐업 지원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소상공인 진흥공단, 채무조정은 신용회복위원회 등 지원 주체도 분산되어 있어 범부처적 지원과 장단기 방안 수립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소상공인 구조개선]③美·日 '재기'에 초점…금융지원부터 전문가 컨설팅까지 통합지원

소상공인 부실 확대에 은행권 부담…통합 지원체계 마련 시급

특히 우리나라 소상공인의 대출 규모와 연체율이 계속 증가해 은행권의 자산 건전성도 위협받고 있다. 이는 금융 시장 전반의 불안 요소로 번질 수 있다. 단순한 소상공인 폐업 지원을 넘어 재기와 회생 중심의 통합 지원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이유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상공인 대출 잔액은 2021년 3분기 기준 887조5000억원 규모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5년 1분기 1067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연체율도 높다. 특히 취약 소상공인의 연체율은 올해 1분기 기준 12.24%를 기록했다. 이는 비취약 소상공인(0.46%)의 26배가 넘는 수준으로, 2013년 2분기 13.54% 이후 11년 3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체 자영업자 연체율도 1분기 1.88%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1분기 2.05% 이후 10년 만에 최대치다.


소상공인의 대출 규모 및 연체율 증가는 은행권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채무자들의 상환 능력이 약해지면 대손충당금 적립률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은행의 신용손실 흡수 능력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떨어지면 은행들의 자산건전성 악화는 물론 자본 적정성 저하, 주주 이익 축소 등으로 배당 여력이 약화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중 4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의 1분기 대손충당금 적립률 평균은 169.78%로 전년 동기(약 228%) 대비 58%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특히 우리은행의 1분기 충당금 적립률은 188.4%로 전년 동기(279.48%) 대비 91.08% 포인트 급락했다. 이어 하나은행 적립률이 53.92%포인트, 신한은행 48.67%포인트, KB국민은행이 39.27%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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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정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정책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현금성 지원 외에도 고정 비용 지원을 통한 경영 부담 완화, 소비 촉진 등 다양한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 추진이 필요하다"며 "영세 소상공인에 대한 두꺼운 지원을 위해 소상공인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합리적인 선별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것 또한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소상공인 구조개선]③美·日 '재기'에 초점…금융지원부터 전문가 컨설팅까지 통합지원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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