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유니콘 프로젝트 가동
버티컬 AI 기업 실질 성과 주목
정부가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의 성장을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정책 자금을 투입한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제2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모태펀드가 대규모로 추가 출자됨에 따라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를 활용한 '넥스트 유니콘 프로젝트'를 하반기부터 본격 추진한다.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갖춘 AI 기업을 조기에 선별해 스케일업과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전략이다.
14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발표된 '2025년 아기유니콘' 선정 기업 50곳 가운데 24개 사가 AI·빅데이터 분야로 분류됐다.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아기유니콘 사업은 매출 실적, 투자 유치 내역, 기술력 등을 종합 평가해 유망 스타트업을 선별하고 최대 3억원의 시장개척자금과 50억원 규모의 기술보증을 연계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스타트업 지원을 넘어 정부가 추진하는 '소버린 AI' 전략의 핵심 실행 수단이기도 하다. 정부는 AI 기술을 해외 의존 없이 자립적으로 확보하겠다는 목표 아래 국내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산업별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주요 정책 방향으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유니콘 육성 프로그램도 자연스럽게 AI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정부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300개의 기업을 아기유니콘 육성사업에 따른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으며 이 중 212개 사가 2조5000억원에 달하는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 이 가운데 13곳은 예비유니콘이며 이들 기업 중 9곳은 코스닥에 상장했다. 선정 기업들의 평균 매출은 약 138%, 고용은 24%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소버린 AI 전략의 실현을 위해서는 범용 AI보다 산업별 수요에 특화된 '버티컬 AI' 육성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이 이미 범용 AI 플랫폼을 선점한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한국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현장 기반의 특화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LG AI연구원장 출신인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도 "세계적인 수준에 부합하는 소버린 AI를 구축하되, 특히 산업군별로 특화된 버티컬 AI 모델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올해 아기유니콘으로 선정된 24개 AI 기업 가운데도 이 같은 방향성과 맞닿은 사례들이 일부 포함돼 있다. 생성형 AI 기반으로 방대한 특허 정보를 정제·분석하는 워트인텔리전스, AI로 수처리 공정을 자동화하는 비즈데이터, 오프라인 매장 운영을 지원하는 리테일 솔루션 기업 넥스트페이먼츠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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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기술 데이터 특화 AI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워트인텔리전스의 경우 지난해 당기순이익 흑자를 기록하며 수익성과 기술력을 동시에 입증했다. LG AI 연구원과의 협업을 통해 초거대 AI 모델 '엑스원(EXAONE)'에 특허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 중이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과 협업 중일 뿐 아니라 일본·대만 등 해외 시장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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