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버섯 채집해 요리에 사용 후 증거인멸 시도
배심원단 유죄 평결 "의심의 여지 없다"
호주서 별거 중인 남편의 가족을 집에 초대 후 독버섯이 든 음식을 대접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 40대 여성이 법원서 유죄 평결을 받았다. 7일(현지시간) CNN과 BBC 등 외신은 호주 빅토리아주 대법원 재판에서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3건의 살인 혐의와 1건의 살인 미수 혐의를 받는 에린 패터슨(50)에 대해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했다고 보도했다.
멜버른에서 남동쪽으로 약 135㎞ 떨어진 레옹가타에 사는 패터슨은 2023년 11월 2일 살인 및 살인 미수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패터슨은 같은 해 7월 29일 자신이 암에 걸렸다고 거짓말을 해 남편의 부모와 이모, 이모부를 자택으로 초대해 음식을 대접했다. 현재 별거 중인 남편 사이먼 패터슨도 초대했지만, 그는 참석하지 않았다. 패터슨은 시댁 식구들에게 으깬 감자와 그린빈을 곁들인 비프웰링턴을 점심 식사로 대접했다. 식사 끝낸 이후 귀가한 이들은 모두 극심한 복통에 시달렸다. 이들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으나 시부모와 시이모 등 3명은 끝내 사망했다. 시이모부는 두 달간의 집중 치료 끝에 퇴원할 수 있었다.
조사 결과 패터슨이 만든 음식엔 '데스캡 버섯'이라는 맹독성 버섯이 들어가 있었다. 섭취할 경우 간과 신장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고 48시간 안에 사망할 수 있다. 당시 경찰은 패터슨이 고의로 독버섯이 들어간 음식을 만들어 사망하게 했다고 판단해 그를 체포했다. 이날 검찰은 배심원단에게 패터슨이 의도적으로 버섯을 따서 건조한 다음 가루로 만들어 손님들에게 줄 비프웰링턴에 숨겼다고 주장했다.
패터슨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사고였다고 주장했다. 두 교도관 사이 피고석에 앉아 있던 패터슨은 평결이 낭독되는 동안 눈만 빠르게 깜빡일 뿐 아무런 감정의 동요는 없었다고 호주 공영 ABC 방송은 전했다. 법원은 배심원단의 결정을 토대로 추후 선고를 내릴 예정이며, 에린은 최대 종신형을 받을 수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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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패터슨이 요리한 버섯 스테이크 요리인 '비프웰링턴'은 이 사건으로 유명해져 수많은 사람이 요리법을 검색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나아가 패터슨과 관련한 벽화도 호주 골목 곳곳에 그려지며 많은 이들이 이 벽화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등 화제가 되고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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