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주문한 라떼서 하트보곤 마음이…" 조현병 외톨이 20년, 아픔 나누는 사장님 됐다 [일본人사이드]

시계아이콘01분 36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지바현 후나바시시 '카페 콧소리'
20년 대인기피증 극복하고 카페 사장님으로
직원들도 전부 은둔 경험…'치유계 카페'로 주목

우리나라에서도 고립·은둔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죠. 일본에서는 '히키코모리'로 부르는 은둔형 외톨이 문제가 우리나라보다 먼저 시작됐는데요. 얼마 전 일본에서는 은둔형 외톨이가 창업한 지바현 후나바시의 한 카페가 화제가 됐습니다. 본인이 은둔을 극복하는 과정과 이 경험을 나누기 위해 창업을 결정했다는데요. 오늘은 '카페 콧소리(こっそり)'를 차린 가와나베 다이키씨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주문한 라떼서 하트보곤 마음이…" 조현병 외톨이 20년, 아픔 나누는 사장님 됐다 [일본人사이드] 라테아트 중인 가와나베씨. 가와나베 다이키 인스타그램.
AD

얼마 전 NHK에서는 가와나베씨의 특별한 카페를 소개하는 보도가 나갔습니다. 가와나베씨는 초등학생 때 친구들과 말다툼을 한 이후 따돌림을 당했다고 합니다. 어릴 적 이 기억으로 마음을 닫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게 됐다고 하는데요. 대학생 때 어떻게든 대인기피를 극복하고자 동아리에도 들어가 보려고 노력을 했지만, 여기서도 인간관계를 잘 맺지 못하는 자신에게 혐오감을 느끼게 됐다고 합니다. 결국 '누구와도 만나고 싶지 않다'며 집에 틀어박혔고, 그렇게 은둔 생활을 시작했다고 해요. 여기에 조현병이 발병하면서 외부와 아예 단절되어버리죠. 자신도 서비스업은 절대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합니다. 대인기피증이 지속된 기간이 20년이 넘는다고 말할 정도인데요.


"주문한 라떼서 하트보곤 마음이…" 조현병 외톨이 20년, 아픔 나누는 사장님 됐다 [일본人사이드] 마음을 털어놓으러 온 손님이 가와나베씨에게 요청한 라테아트. 가와나베 다이키 인스타그램.

그러던 중 가와나베씨의 상처를 어떻게 달래줄까 생각했던 부모님은 '혹시 밖에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며 가와나베씨를 데리고 근처 카페에 갔다고 합니다. 거기서 라테아트를 접하게 되는데요. 주문한 라떼에 작은 하트가 그려져 있는 것을 보고 굉장한 위안을 얻었다고 합니다. NHK 인터뷰에서 가와나베씨는 "당시 나는 고독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이런 상냥한 대접에 마음이 따뜻해졌다"라며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 위로받을 수 있는 카페를 만들고 싶다고 다짐하게 되죠. 그렇게 라테아트를 배우고 자활 커뮤니티의 도움을 받으며 대인 기피증을 극복해나가는 노력도 하게 됩니다. 노력 끝에 카페 아르바이트를 무려 3년간 지속하는 경험을 쌓게 되죠.


그렇게 자활 센터의 다른 사람과 함께 점장, 부점장을 맡아 카페를 차리게 됐는데요. 정신질환이나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도 부담 없이 이야기하는 카페를 만들게 됩니다. 이 카페가 있는 지바현 후나바시시에는 인스타그램에 올릴만한 카페들이 밀집해있는데, 카페 '콧소리'는 여기서 치유계 카페로 입소문이 나게 됩니다. 콧소리(こっそり)는 일본어로 눈치를 보며 살짝, 몰래 하는 모양을 뜻하는 말인데요. 사람에게 쉽게 다가가기 어려웠던 가와나베씨의 모습이 보이기도 하는 부분입니다.

"주문한 라떼서 하트보곤 마음이…" 조현병 외톨이 20년, 아픔 나누는 사장님 됐다 [일본人사이드] 카페 콧소리 전경. 간판에는 '히키코모리가 진심으로 내 마음을 마주했더니, 이런 사회공헌 가게가 생겼습니다'라고 쓰여있다. NHK.

이곳에는 특별한 메뉴판이 있습니다. 가와나베씨를 비롯해 일하는 직원들이 전부 마음의 병을 앓았던 사람들인데요. 각자 어떤 증상이 있었고 어떻게 은둔형 외톨이가 되었는지에 대한 경험을 게재했습니다. 직원들이 경험을 설명하고 고객과의 거리를 좁힌다는 것인데요. 여기에 가와나베씨의 특기인 라테아트를 통해 대화를 시작하고 마음의 고민을 터놓게 된다고 합니다.


AD

이런 콘셉트 덕분에 이곳은 고민을 털어놓고 이야기하는 카페가 되었다고 해요. 단골손님도 늘어났고, 자신뿐만 아니라 가까운 사람의 고민을 털어놓으려고 오는 분들도 많아졌다고 하는데요. 가령 발달장애 아이를 둔 어머니가 "아이가 친구를 만들기 어려워한다. 내가 참견하면 바로 시끄럽다고 하는데 어떻게 할 수 있느냐"라고 질문하면 "조언보다는 안심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며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를 해준다고 합니다. 고립·은둔 청년을 위해 우리나라도 일경험 사업 등 여러 대책 마련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정책도 정책이지만 이렇게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또 다른 사다리가 되어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510:17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정부가 추진해 온 FTA(자유무역협정) 국내보완대책이 도축·가공 현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남권의 핵심 거점인 부경양돈협동조합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과 대전·충남권의 대전충남양돈농협 산하 포크빌축산물공판장은 시설 현대화를 통해 생산성과 위생, 환경 성과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국내 축산물 경쟁력 강화의 실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판장의 역할이 단순

  • 25.12.1209:58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제주 축산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제주 한라산바이오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가축분뇨를 재생에너지와 비료로 전환하며 지역 축산업의 환경 기반을 바꾼 시설로 꼽힌다. 제주에서는 약 55만~60만마리의 돼지가 사육되며 하루 2500t 가까운 분뇨가 발생하는데, 한라산바이오는 이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자원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분뇨가

  • 25.12.1108:51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자유무역협정(FTA) 국내 보완대책을 통해 설립된 '충주 거점 산지유통센터(APC)'는 단양과 제천, 음성, 괴산 등 충북 북부권에 위치한 농가 650곳에서 생산한 사과를 세척·선별·포장·출하하는 과실 전문 APC입니다. 생산단계부터 관리하고 사과 브랜드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 저온저장고와 선별기 등을 통해 비용을 줄여 농가엔 더 큰 수익을, 소비자들에겐 품질 좋은 사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 25.12.1010:18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59개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축산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국내보완대책 가운데 하나가 '조사료생산기반확충 사업'이다. 조사료는 볏짚이나 목초 등 거친 섬유질 위주의 사료로, 이 사업을 통해 국산 조사료의 생산·유통·가공 기반을 갖춘 지역 단위 가공·유통센터가 확충되면서 국산 조사료 품질과 시장 신뢰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 김제에 위치한 전주김제

  • 25.12.0909:11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올해 3분기 기준 한국은 22개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통해 59개 국가와 FTA를 활용한 무역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첫 FTA인 한-칠레 FTA가 발효된 2004년 4월 이후 약 21년 5개월 만의 성과다. 정부는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85% 수준인 FTA 네트워크를 글로벌 1위인 90%까지 더 넓고 촘촘하게 확충할 방침이다. FTA 네트워크 확대에 따라 한국의 수출 시장이 넓어진 만큼 수출액도 2004년 2538억달러에서 2024년 6836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