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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부터 하츄핑까지 "6년간 홀로 연습…불가능, 아무 것도 아냐"[파워K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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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이 성우 인터뷰
티니핑·핑크퐁 등 다수 애니메이션 목소리로
학원 대신 독학…"6년간 홀로 연습 반복"
"불가능, 아무것도 아니라고 확신"

"내 사랑을 받아, 츄!"


이 문장을 듣고 발길을 멈추지 않을 아이가 있을까. 2020년부터 텔레비전에서 방영된 '캐치! 티니핑'은 현재 아동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콘텐츠 중 하나다. 인기를 바탕으로 지난해 8월 개봉한 극장판 영화 '사랑의 하츄핑'은 아동용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124만명에 달하는 관객이 찾았다. 캐치! 티니핑을 제작한 'SAMG엔터테인먼트'의 주가 상승률은 올해 상반기 652%를 기록하면서 엄청난 상승세를 보였다.


아디다스부터 하츄핑까지 "6년간 홀로 연습…불가능, 아무 것도 아냐"[파워K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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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치! 티니핑의 인기를 견인한 핵심 캐릭터는 '하츄핑'이다. 그리고 그 캐릭터의 목소리를 연기한 성우는 조경이씨다. 조씨는 2010년부터 활동한 성우로 하츄핑뿐만 아니라 핑크퐁, 브레드 이발소, 원피스 등 여러 애니메이션과 쿠키런, 검은사막, 메이플스토리2 등 게임의 목소리로 등장했다. 지난달 12일 만난 조씨는 하츄핑의 귀엽고 맑은 목소리만 닮은 게 아니었다. 대화할 때 항상 웃으면서 다른 사람의 배려에는 감사하다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조씨가 처음 출연한 영상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의 광고다. 광고에는 전설적인 체조 선수 '나디아 코마네치'가 등장한다. 코마네치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체조 종목 사상 최초 10점 만점을 받았다. 조씨는 자신의 삶이 코마네치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꿈을 향한 열망과 끝없는 노력 등을 보면 말이다.


-원래 성우를 꿈꿨는가?


▲어릴 때 말하는 직업을 가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원래 하나의 꿈만 꾸는 건 아니지 않나. 시인이 되고 싶기도 하고 우주비행사가 되고 싶기도 했다. 다만 어렸을 때부터 다들 예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동화 같은 생각을 했다. 그래서 봉사와 관련된 직종에 관심 가지고 취직을 준비하기도 했다.


동화 같은 세상을 원해서인지 자연스레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았다. 대학생 때 아르바이트를 정말 많이 했는데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가장 좋았다. 박물관 도슨트로 매일 어린이 500명을 만나면서 설명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이들을 좋아하는 편인 것 같다.


▲아이였던 적이 없는 어른은 단 한 명도 없지 않나. 다들 아이였던 시절에 어떻게 생각했고 어떤 감정을 가졌는지 잊어버리는 것 같다. 저는 아직 아이들의 세계에 있어서 몸은 어른이 됐지만 아이의 감정과 연결된 느낌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이를 안 좋아할 수가 없다.


아디다스부터 하츄핑까지 "6년간 홀로 연습…불가능, 아무 것도 아냐"[파워K우먼] 애니메이션 '사랑의 하츄핑'에서 하츄핑을 더빙한 성우 조경이 씨가 아시아경제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허영한 기자

-첫 성우 활동이 아디다스 광고다. 어떻게 출연하게 됐는가?


▲대학생이 되고 첫 방학 때였다. 대학생 때 학내 방송국 아나운서를 하고 있었는데 동기가 선배와 밥 먹는 자리에 함께 가자고 했다. 가보니 밥 먹는 자리가 아닌 선배의 광고 성우 오디션 자리였다. 어떤 오디션인지도 모르고 녹음실 구석에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저도 해보라고 했다. 그래서 일단 해봤는데 성우로 발탁됐다. 아무래도 어린 코마네치를 연기해야 하니까 전문적인 성우보다는 일반인을 찾고 있었던 것 같다. 지금 그 광고를 들어보면 발음도 좋지 않고 발성도 배우지 않은 일반인 수준이다. 하지만 그날 이후 성우라는 직업을 꿈꾸게 됐다.


-성우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보통 성우가 되려면 학원을 가야 한다. 학원에서 선생님으로부터 도제식 교육을 받는 식이다. 하지만 성우라는 꿈을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 일단 따라갈 수 있는 건 대학교 수업에서 최대한 노력했다. 표준어 발음법 같은 건 대학의 국어교육과 강의에서 배웠다. 또한 방송 관련 지식을 얻기 위해 신문방송학과 강의도 수강했다.


다만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이런 건 대학 도서관에서 채웠다. 도서관에서 연기와 관련된 도서를 모두 읽고 나름의 필기 노트를 만들었다. 대본과 대사 분석, 캐릭터 만드는 법, 화술 등으로 노트를 채워나갔다.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거나 집으로 걸어가는 등 짬 날 때마다 연기를 연습했다. 그렇게 6년을 반복하고 28살에 성우 공채에 합격했다.


-성우를 준비하는 일반적인 과정을 따르지 않았는데 불안하지 않았는가?


▲바쁘게 지내면서 불안함이란 감정을 느끼지 않은 것 같다. 대학 때 철학, 문화정보경영, 윤리문화학과 등 3개 전공을 이수했다. 뿐만 아니라 교직 이수도 하면서 아르바이트도 했다. 20대 때 하루를 일주일처럼 살아서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그때 경험들이 성우 연기를 할 때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지금 돌아보면 나중에 연기하려고 많은 시간을 여러 경험에 투자했나 싶다.


아디다스부터 하츄핑까지 "6년간 홀로 연습…불가능, 아무 것도 아냐"[파워K우먼]

-벌써 10년 넘게 성우 활동을 이어왔다. 일하면서 언제 보람을 느끼는가?


▲일할 때마다 항상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일한다. 우울하던 사람이 저의 연기나 말을 듣고 기뻐한다면 그 모든 게 다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애니메이션 성우로 일하면서 당연히 아이들을 떠올린다. 부모님이 놀아주지 못해도 하츄핑이나 핑크퐁의 목소리로 제가 아이들과 놀아줄 수 있다. 아이들이 하츄핑 또는 핑크퐁과 대화하고 교감하면서 감정적으로 성장한다면 그것 또한 굉장히 보람 있는 일이다.


-실제로 아이들의 반응을 본 적 있는가?


▲과거 핑크퐁 성우를 맡았을 때였다. 핑크퐁 캐릭터로서 아이들과 직접 전화 연결하는 행사가 있었다. 보통 핑크퐁 목소리로 "뭐 하고 있었어?" "밥 잘 먹어야 한다!"고 말해준다. 핑크퐁과 대화하길 부끄러워하는 아이들이 알겠다고 답할 때마다 보람을 느꼈다.


한 번은 아이에게 "엄마 아빠 말씀 잘 들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그 아이가 "난 엄마가 없는데?"라고 답했다. 당황스러워서 어떤 대답을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나도 엄마가 없고 친구들이랑 살고 있어"라고 답했다. 그래도 아이들은 열려 있다. 그 아이는 "그렇구나!"라고 말했다. 아빠가 없건, 엄마가 없건, 외계에서 왔건 아이들은 모든 걸 받아들인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에게 감사하다.


-성우로 일하면서 스스로 배운 것도 있는가?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말'이라는 사실을 배웠다. 말을 관찰하고 연구하고, 표현하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어떻게 교감하느냐에 따라 어떤 작용이 일어나는지 보인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시기에 딱딱한 말들을 들으면 감정적인 교류에 소홀한 채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런 것들을 바로 잡아주는 역할을 애니메이션, 그리고 성우가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애니메이션 녹음할 때 말 한마디 허투루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괜찮아?"라고 물어볼 때 어떤 감정을 담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아이는 느끼는 게 다르다. 아이들이 제가 녹음한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위로하는 마음을 느꼈으면 한다. 또한 점점 각박해지고 기계화되는 세상이다. 언어와 말투로 다정하고 색감이 있는 세상을 만드는 역할을 하고 싶다.


아디다스부터 하츄핑까지 "6년간 홀로 연습…불가능, 아무 것도 아냐"[파워K우먼] 애니메이션 '사랑의 하츄핑'에서 하츄핑을 더빙한 성우 조경이 씨가 아시아경제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허영한 기자

-이전의 질문으로 조금 돌아가서, 아디다스 광고 멘트가 기억나는가?


▲기억난다.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성우로서 연기하면 당연히 모든 대사에 감정을 담는다. 처음에는 그 대사를 의심했다. 하지만 여러 번 반복하면서 중간쯤엔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계속 대사를 반복하니 불가능은 아무것도 아니고 나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확신했다.


이 대사를 말하면서 "나도 이렇게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모두가 가는 성우 학원을 가지 않고 스스로 준비해보고, 혼자서 연기 연습을 해보고, 성우 공채 시험도 도전하게 된 것 같다. 모두가 따르는 과정은 조금 더 빠른 지름길이 되겠지만 결국은 나 자신이 어차피 해야 할 일들이다. 모두가 똑같은 길을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성우로서 기억에 남는 명대사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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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하나 돼 조화를 이루면서 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성우로서 모든 아이의 마음을 잘 알아주고 따뜻하게 해주는 친구가 되고 싶다.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나오는 대사가 있다. "우리 함께 하자!"

▶조경이 성우는
동국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2010년 대원방송 성우극회 2기 공채에 합격하면서 성우 활동을 시작했다. 2012년부터는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출연 작품 및 게임으로는 캐치! 티니핑(하츄핑역), 핑크퐁(핑크퐁 역), 숲의 요정 페어리루 마법의 문(리프), 포켓몬스터 XY(유리카 역), 메이플스토리2, 쿠키런 등이 있다. 아디다스 광고와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 음성과 광고에서도 연기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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