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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어때]AI 패권전쟁...윤리를 말하고 자본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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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미 올슨 '패권'
알파고 이후 본격 AI 경쟁
올트먼·허사비스 대결 조명
오픈AI·딥마인드의 양면성
윤리 외치다 결국 자본에 타협

남성 중심 문화·소수자 배척 등
폐쇄되고 편향된 문제점도 지적
윤리와 자본 충돌이 빚어낸 현상

2016년 3월 서울에서 인공지능(AI)과 인간이 벌이는 사상 초유의 바둑 대결이 펼쳐졌다. 상대는 AI 업체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와 한국의 이세돌. 둘은 10의 170승까지 가능한 치열한 수 싸움을 4시간 넘게 벌였고, 그 결과 인간은 AI에 승기를 내주었다. 알파고는 총 5판의 승부에서 4번의 승리를 거머쥐었다. 인간 지능을 넘어서는 AI의 등장은 전 세계에 충격과 공포, 또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 어때]AI 패권전쟁...윤리를 말하고 자본을 따른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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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런 전후 맥락이 되는 글로벌 AI의 등장과 발전 과정을 자세히 살핀다. 월스트리트저널과 포브스 기자 출신의 기술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13년간의 조사와 무수한 업계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샘 올트먼의 '오픈AI'와 데미스 허사비스의 '딥마인드'의 AI 패권 경쟁을 조명한다.


현재 전 세계는 치열한 AI 패권 전쟁을 벌이고 있다. 2022년 11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지원에 힘입은 오픈AI가 선보인 챗GPT는 정보 검색의 신세계를 열어젖혔고 이후 구글 딥마인드가 선보인 AI챗봇은 본격적인 AI 경쟁 시대의 문을 열었다. 지난 1월 중국의 스타트업이 공개한 '딥시크'는 기존 AI의 해결 과제였던 경량화를 이뤄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에 놀란 미국은 오픈AI 소프트뱅크, 오라클 등이 참여해 5000억달러 규모로 AI슈퍼컴퓨팅 센터를 건설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출범시켰고, 우리 정부 역시 지난달 100조원 규모의 AI 산업 지원 계획을 발표하는 등 그야말로 온 세계가 AI 패권 선점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


책은 올트먼과 허사비스의 대결 서사를 중심으로, AI 발전이 초래한 세계적인 경제, 사회, 문화적 변화를 조망한다. AI가 어떻게 시장과 결합해 기업의 형태를 바꿔왔으며, 어떤 과정으로 권력을 형성했는지를 집중 탐구하며 향후 기술 패권을 주도할 챔피언 등장에 초점을 맞춘다.


올트먼과 허사비스의 공통점은 AI 발전에 공로가 큰 '비전가'란 점이다. 올트먼은 학창 시절부터 강한 자기 확신으로 창업에 뛰어들어 투자자와 창업가를 이어주는 네트워킹 서비스의 시초로 알려진 와이콤비네이터를 설립하면서 실리콘밸리에서 입지를 다졌다. 그에게 AI는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도구였다. "AI를 통해 인류 모두에게 경제적 풍요를 가져다줘 더 나은 삶을 살게 하겠다"는 비전은 실용성과 공익성을 겸비한 인류의 혁신 시도였다.


반면 게임 개발자이자 과학자인 허사비스에게 AI는 다소 학술적이고 종교적이었다. 기독교에 심취했던 허사비스는 AI를 통해 인류의 오랜 수수께끼를 풀고 싶어 했다. '인간이 존재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신이 인간을 창조했는가'와 같은 난제들에 대한 답을 탐구하려 했다. 허사비스가 설립한 딥마인드는 AI를 상업이나 군사적으로 활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최초의 AI 스타트업이었다. 다만 초창기 인간의 뇌 구조, 기억, 인지 능력을 반영한 인공일반지능(AGI) 모델 개발에 치중한 것과 달리, 2014년 구글에 인수된 후에는 상업적으로 돌아섰다. 인간을 이긴 최초의 AI 알파고의 등장은 구글에 인수된 직후의 일이다.


구글의 딥마인드 인수 1년 뒤인 2015년, 올트먼이 일론 머스크, 그레그 브룩먼 등과 함께 설립한 비영리조직 '오픈AI'도 초창기 윤리적 이용을 강조했으나 끝내 상업적 목적을 우선하게 됐다는 점은 구글 딥마인드와 유사한 대목이다. 머스크가 자율주행과 우주공학에 AI를 이용하려 하자 울트먼은 머스크와 결별하고 대신 MS와 전략적 제휴를 맺지만 자금 조달을 위해 2022년 11월 챗GPT를 출시하며 누구보다 빠르게 상용화에 나선 것은 아이러니한 대목이다.


저자는 이런 배경 속에서 AI 서비스가 지닌 여러 문제점을 지적한다. 그중 하나는 AI 훈련을 위해 막대한 양의 인터넷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면서도 어떤 데이터를 학습시키는지 공개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최고경영자(CEO)'란 키워드에 백인 남성 이미지만 출력하거나, 흑인을 '고릴라'로 분류하는 사례는 AI 기술의 검증 필요성에 힘을 싣는다.


[이 책 어때]AI 패권전쟁...윤리를 말하고 자본을 따른다

아울러 저자는 AI 기술 산업 내 남성 중심 문화와 소수자 배척의 문제를 통해 AI 윤리에 대한 문제점도 짚고 넘어간다. 저자는 AI 패권 다툼의 미래를 낙관하거나 비관하지 않는다. 다만 현 발전 과정의 어떠함에 따라 이후 사회 구성원에게 불공정한 미래가 도래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짚고 넘어간다. 윤리와 자본의 충돌이 빚어낸 현 상황이 얼마나 지속할 것인지, 그 과정에서 우리는 무엇에 주목해야 할지에 대한 상세한 기록은 AI 시대를 사는 현대인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진다. 현재를 바로 알아야 미래 예측이 가능한 건 맞는 이야기지만 너무도 빠른 기술 발전 속도로 인해 책 내용이 전반적으로 '과거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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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 | 파미 올슨 지음 | 이수경 옮김 | 문학동네 | 436쪽 | 2만5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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