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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기술자에게 듣는다](17)두산에너빌리티 "국내 첫 380㎿급 시험 성공, 글로벌 경쟁 새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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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심균 두산에너빌 기술혁신원장 인터뷰
합금·냉각·코팅 '3대 소재 기술' 적용돼
63년 업력…크리프 테스트까지 수행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국내 최초로 380㎿(메가와트)급 발전용 가스터빈의 정격 부하 시험을 통과했다. 2019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대형 가스터빈 기술을 확보한 데 이어, 초당 38만㎾ 전력을 생산하는 이번 성과로 출력 향상까지 이뤄내 글로벌 선두 업체들에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육심균 두산에너빌리티 기술혁신원장(전무)은 국내 가스터빈 기술 자립의 산증인이다. 미국·독일·일본·이탈리아, 단 네 나라만 보유하고 있던 발전용 가스터빈 기술을 한국이 확보하기까지 오랜 경험과 유기적인 협업 문화가 밑바탕이 됐다. 육 전무는 "63년간 유지된 조직에 30년 넘게 근무한 엔지니어들이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그는 1993년 당시 한국중공업으로 입사해 터빈 제어 시스템 개발과 소재 연구 등을 두루 경험했다.

[최고기술자에게 듣는다](17)두산에너빌리티 "국내 첫 380㎿급 시험 성공, 글로벌 경쟁 새 심장" 육심균 두산에너빌리티 기술혁신원장(전무)가 지난 18일 경기 성남 분당두산타워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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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터빈은 단일 기계 설비 중 개발 난도가 매우 높은 분야다. '발전소의 심장'이라 불리는 이 거대한 기계는 회전하면서 연료를 태워 전기를 만들어낸다. 한 기계에 들어가는 부품만 4만 개가 넘는다. 길이가 12m, 무게는 320t에 달한다. 2013년 박지원 회장이 1조원 투자를 선언하며 국산화에 착수했고 2019년 270㎿급 개발에 성공했다.


1600도 견디는 합금 기술…AI로 고도화

두산에너빌리티의 가스터빈은 1600도에 달하는 초고온 연소가스를 견딜 수 있도록 특수 합금과 냉각·코팅 기술이 결합된 정밀 구조를 갖췄다. 육심균 전무는 "합금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조건이기 때문에 세 가지 기술이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며 "여러 합금 조성을 테스트하고 냉각 기술이 발전 효율에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설계했으며 코팅은 최대한 얇고 강하게 입히는 방향으로 고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재 조성 연구의 핵심은 니켈을 기반으로 크롬, 코발트를 조합한 초내열 합금이다. 여기에 알루미늄, 티타늄을 통해 강도와 안정성을 높이고 몰리브덴, 레늄, 하프늄 등 고가 원소를 추가해 강도를 끌어올렸다. 또 고온 환경에서도 오랜 시간 강도를 유지하고 손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합금할 때 금속 결정을 하나로 만드는 '단결정 주조' 등 여러 공법을 활용한다.

[최고기술자에게 듣는다](17)두산에너빌리티 "국내 첫 380㎿급 시험 성공, 글로벌 경쟁 새 심장" 두산에너빌리티가 자체 개발한 380MW(메가와트)급 가스터빈 모델. 연합뉴스

이런 합금에 더해 고온 연소가스를 제어하는 두 가지 보완 기술이 적용된다. 먼저 외부에는 세라믹 코팅이 입혀져 표면 온도를 최대 300도 낮추고 내부에는 공기를 미세한 통로를 통해 분사하는 냉각 구조가 열을 추가로 300도 이상 낮춘다. 육 전무는 "특히 터빈 날개 외벽에 차가운 공기가 막처럼 퍼지는 '필름 쿨링(Film Cooling)' 구조가 핵심 기술"이라며 "터빈 블레이드는 연소가스에 직접 노출돼 재료 손상이 심각한데 공기막을 형성하면 소재의 열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0.7㎜ 수준의 작은 구멍을 통해 냉각 공기를 효율적으로 활용한다. 육 전무는 "작은 공기량으로도 냉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냉각 통로 구조를 정밀하게 설계했다"며 "전기 스파크를 활용한 '방전 가공'이나 고출력 레이저 빔을 쓰는 '레이저 드릴링' 같은 초정밀 가공 기술을 도입했다"고 덧붙였다.


'연구+사업조직=로드맵 문화'

두산에너빌리티는 연구조직과 사업조직 간 경계를 허물고 '공동 기술 로드맵(TRM·Technology Roadmap)'을 기반으로 협력한다. 육 전무는 "사업 그룹이 시장 변화에 맞춰 필요한 모델과 기술을 제시하면 연구 조직은 이에 맞는 실험과 설계 자산 확보에 집중한다"며 "양 조직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실증 데이터를 기술 자산으로 만드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두산은 고온 내구성 시험인 '크리프 테스트(Creep Test)'에 방점을 둔다. 크리프 테스트는 가스터빈 부품의 금속 소재가 노출되는 1000도의 고온 환경에서 일정 하중을 걸었을 때 소재가 몇 년을 견디는지를 평가하는 시험이다. 육 전무는 "이 테스트를 통해 소재의 장기 내구성을 수치로 입증한 뒤 그 데이터를 설계에 반영한다"고 말했다.


항공·계통안정·자원재활용이 미래 먹거리
[최고기술자에게 듣는다](17)두산에너빌리티 "국내 첫 380㎿급 시험 성공, 글로벌 경쟁 새 심장" 육심균 두산에너빌리티 CTO가 18일 경기 성남 분당두산타워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두산에너빌리티 기술혁신원은 발전 부문에 집중됐던 기술 역량을 미래 사업에 활용할 방침이다. 그는 향후 기술 개발의 세 축으로 ▲항공·방산 사업 확대 ▲전력 계통 안정화 기술 확보 ▲자원 재활용 기반 순환 경제 대응을 꼽았다.


육 전무는 "발전용 기술을 기반으로 항공·방산 분야 부품 개발까지 확장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 확대로 흔들리는 전력망을 제어하기 위한 가상발전소(VPP) 기술과 전력망 주파수 안정장치인 '동기조상기' 시스템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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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풍력 블레이드, 폐배터리 등 산업 부산물에서 유용 자원을 추출하거나, 음식물 쓰레기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등도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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