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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투입해 지역화폐 29조 발행…지역경제 숨통, 재정은 부담[새정부 정책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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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1·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지역화폐 확대를 위한 1조원의 국비를 투입한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코로나 당시 '지역화폐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 보고서를 통해 재화나 정부의 재정지출로 인한 사중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중손실이란 서비스 시장의 균형이 최적이 아닐 때 발생하는 순손실을 의미하는데 지역화폐의 10% 할인발행으로 소비자의 구입을 유도하지만 사실상 출산지원금, 청년배당 등 현금성 복지혜택을 지역화폐로 대체해 필연적으로 소비자 후생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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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1·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확대를 위한 1조원의 국비를 투입한다. 지역화폐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소비 위축과 상권 침체 등 이중고를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숨통을 틔우고 민생경제의 활력을 불러올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지역화폐 국비 지원 예산으로 1차 추경에서 4000억원, 2차 추경에서 6000억원을 각각 편성했다. 2021년 문재인 정부 당시 지역화폐 발행을 위한 국비 지원액(1조2522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이를 통해 정부는 올해 지역화폐를 연간 최대 규모인 29조원을 발행한다. 당초 지역화폐 발행액은 본예산 기준 12조원이었지만 두 차례의 추경을 거쳐 무려 17조원을 확대했다.


지역화폐 1인당 구매 한도 역시 기존 월 70만원에서 월 200만원으로 상향했다. 추경을 통해 지역화폐 발행 규모가 대폭 늘어난 만큼 구매 한도를 완화해 소비 진작 효과를 단기간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상품권을 현금화하는 등 악용 소지 우려가 높은 지류형(종이) 지역화폐는 1인당 70만원 한도를 유지한다.


지역화폐는 일종의 지역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말한다. 액면가 대비 할인된 금액으로 구매해 지역 내 지정된 소상공인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지역사랑상품권을 운영 중인 지방자치단체는 광역·기초지자체 243곳 중 191곳(78.6%)이다. 중앙정부가 지역화폐 발행 및 운영을 위한 예산을 지원하고, 지자체는 자체 예산과 함께 국고 지원금을 활용해 지역화폐를 발행·운영한다. 이번 지역화폐 국비 지원액 확대로 지자체들의 부담해야 하는 재정도 일부 완화됐다.


정부는 추경안에서 지역화폐 할인율을 지역별 여건에 따라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단순히 발행 규모를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할인 폭을 높여 소비 진작 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 구체적으로 수도권 지역화폐의 경우 10%, 비수도권은 13%, 인구감소지역은 15%의 할인율을 각각 적용한다. 예컨대 인천 강화군 등 전국 84곳의 인구감소지역에서는 1만원권 지역화폐를 15% 할인된 8500원에 구매해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또 지방교부세를 받지 않는 지자체의 할인율은 자율에서 7% 이상으로 책정했다.


1조 투입해 지역화폐 29조 발행…지역경제 숨통, 재정은 부담[새정부 정책현안] 추석 연휴를 일주일 앞둔 21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제수용품을 구입하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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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목표는 '소비 구조'를 지역 중심으로

지역화폐 국비 지원 정책의 목표는 '소비구조'를 지역 중심으로 바꾸는 데 있다. 일시적인 경기부양 목적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 등 역외 유통 구조로 빠져나가는 자금을 지역 상권에 머물게 해 '지역 내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지역화폐를 '지역을 살리는 돈'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소비의 역외 유출을 최소화하고 지역 소상공인 점포, 즉 역내 소비를 확대하는 순환구조가 이뤄지면 지역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세종시는 코로나 시기인 2020년 3월3일부터 12월 말까지 지역화폐인 '여민전'의 소비 현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역내 소비액은 5420억원으로 전년(3565억원) 대비 1855억원(52%) 증가했다. 이 중 여민전 소비액은 1642억원으로 역내 소비액 증가분의 88.5%를 차지해 지역화폐 발행으로 인한 소비 증가 효과가 매우 컸다고 밝혔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분석에서도 지역화폐는 지역 내 소비 전환 효과, 매출 증대 효과, 자금의 역외 유출 방지 등 긍정적인 실증 결과를 가져왔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지역화폐 발행 지원 의무화'를 제시했다. 이를 지속 가능한 정책으로 제도화하겠다는 것이다. 각 지자체는 정부의 지원 의무화에 힘입어 하반기 지역화폐 추가 발행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국정기획위원회는 행정안전부와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련 부처에 지역화폐 지원책을 위한 국비 지원 확충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조 투입해 지역화폐 29조 발행…지역경제 숨통, 재정은 부담[새정부 정책현안]

재원 마련은 숙제…재정부담 우려도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국가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지역 상권의 숨통은 틔울 수 있지만 국비 지원이 지속되면 구조적 재정 지출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는 곧 정책 지속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코로나 당시 '지역화폐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 보고서를 통해 재화나 정부의 재정지출로 인한 사중손실(deadweight loss)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중손실이란 서비스 시장의 균형이 최적이 아닐 때 발생하는 순손실을 의미하는데 지역화폐의 10% 할인발행으로 소비자의 구입을 유도하지만 사실상 출산지원금, 청년배당 등 현금성 복지혜택을 지역화폐로 대체해 필연적으로 소비자 후생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지역화폐를 현금화하고자 하는 '현금깡' 시장의 형성도 골칫거리다. 지자체는 지역화폐의 안정적인 시스템 유지를 위해 '현금깡' 시장을 단속하는 데 상당한 행정력과 비용 지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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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화폐의 실질적인 경제 활성화 기능이 미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홍우형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지역화폐는 일부 타깃층의 소비를 늘려주기 위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소비 진작 효과는 미비하다. 내가 사려고 하는 만큼만 구매하지, 지역화폐로 더 소비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홍 교수는 "소비 진작이란 기업이 생산을 더 하고 그에 따른 소비가 더 이어져야 하는 것"이라며 "소비를 더 하고도, 생산이 늘어나지 않으면 그 이상의 소비 진작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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