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같았다" 차량 화재에 소화기 들고 달려온 스타벅스 직원들

제주 도심 도로서 SUV에 화재 발생
스타벅스 직원 2명, 초기 진화 나서
차주 "무서운 순간에 영웅 같았다"

제주의 한 도로에서 차량 화재가 발생하자 인근 카페 직원들이 소화기를 들고 달려 나와 진화를 돕고 주변 교통정리까지 하는 등 대형 사고로 번지는 것을 막은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16일 오전 제주시 한 도로에서 차량에 화재가 발생하자 인근 스타벅스 직원들이 진화 작업에 나섰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공

18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8시 50분께 제주시 연북로 일대를 달리던 SUV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차량 운전자 A씨는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차량 엔진 부분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확인하고는 급히 시동을 끄고 차에서 내렸다. 불은 빠르게 번지기 시작했고, 금방이라도 차량이 폭발할 것 같은 위기 상황이 벌어졌다.

A씨는 바로 119에 신고했다. 그 사이 카페 직원 복장을 한 젊은 남녀 두 명이 소화기를 들고 뛰어와 불을 끄기 시작했다. 이들은 출근 시간대 차량이 많이 다니는 도로에서 주변 차량이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교통정리 등 안전 조치도 했다. 잠시 뒤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고, 불은 신고 접수 약 10분 만에 인명피해 없이 진화됐다.

차량 화재를 초기 진압한 남녀는 사고 현장 인근 스타벅스 직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제주소방안전본부 '칭찬합시다' 게시판에 "불이 타오르는 속도가 빨라 금방이라도 차가 폭파할 것 같아 너무 두려웠다"며 "저도 무서워 제 차에 가지 못하고 있는데 두려움 없이 달려가시는 분들을 보고 너무 감사했고, 제게 영웅 같은 분들이었다"고 썼다.

이어 A씨는 화재 진압을 위해 애쓴 소방대원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살면서 소방과 경찰의 도움을 받으며 살 일이 몇 번이나 있겠나. 제가 도움을 직접 받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순간에 몸소 뛰어 들어가는 소방 공무원들의 노고에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와주신 카페 직원 두 분과 출동해주신 소방대원들에게 감사장과 표창을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소방본부장에게 요청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