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옥임 "송언석 과반 선출 국민의힘, 멸종 직전 공룡 같아"

정옥임, 국민의힘 향해 쓴소리
"친윤 그림자 짙게 배어 있어"
"의원들, 자기 재선이 중요해"

국민의힘 송언석 신임 원내대표가 당에 "철저한 반성과 쇄신이 필요하다"고 주문한 가운데, 정옥임 전 의원이 국민의힘을 향해 "(빙하기를 맞아) 사라지기 직전의 공룡과 같은 행태"라고 평가했다. 정 전 의원은 17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에) 친윤(친윤석열)의 그림자가 짙게 배어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정 전 의원은 "송 원내대표가 결선투표도 없이 과반으로 선출되는 걸 보니 국민의힘은 변하기가 힘들겠다(고 생각한다)"며 "내년 지방선거와 그 후에 총선 때까지는 변화하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도 든다. 지금 원내 의원들은 자신의 어떤 재선이 중요한 것이지 과연 내년에 선거가 있다고 당을 바꿔야 하겠다는 문제의식과 위기의식을 가졌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원내대표가 반성과 쇄신을 얘기하는데, 상투적인 발언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일단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며 "그런데 행동이 그렇게 가볍게 또는 신속하게 이뤄질 것 같지 않다. 관성이라는 게 있다"고 했다.

그는 "자기 자신의 위기가 아니면 변화의 동인이 잘 생기지 않는 게 그 바닥의 생리인가라는 생각마저 든다"며 "그런데 관료 출신 정치인(송 원내대표)이 어떤 드라마틱한 반전이나 상황을 연출해서 국민의힘이 관심을 받는 상황은 못 만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송 원내대표는 올해 초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 국면에서 한남동 관저 앞을 찾은 바 있고, 이후 탄핵 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헌법재판소 앞 릴레이 시위에 참여하는 등 친윤으로 분류된다. 그는 16일 원내대표 당선 소감을 밝히며 "우리는 변화와 쇄신이 필요하다"며 "과거로 퇴행적인 그런 행위를 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고 미래만 보고 가야 한다. 국민만 보고 국가가 가는 길이 뭔지 우리는 늘 생각해야 한다고 저는 믿는다"고 했다. 또 "소수 야당이라도 실력과 전문성으로 무장한 정책 전문정당으로 거듭나 이재명 독재와 전횡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을 지켜내야 한다"며 당의 쇄신을 위한 혁신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다만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내건 5대 개혁안의 수용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김 비대위원장은 17일 "혁신위를 통해서 혁신하겠다는 원내대표의 생각을 존중한다"면서도 "제 거취가 결정되고 다음 지도부에서 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그는 "당원 여론조사를 통해 당의 개혁 의지 총의를 모아서 다음 지도부가 개혁을 이어나갈 동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개혁안에 대해 당원들의 동력을 모으고 생각을 알아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당원 여론조사이기 때문에 제안한 것"이라며 "당원 여론조사는 당원민주주의 자유민주주의 체제 안에서 자유민주 정당을 지키는 시작점이고, 이를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