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의 정체성과 판단력에 대한 신뢰 훼손 우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를 제안한 데 대해 이준배 세종시당 위원장이 견해를 내놨다.
이 위원장은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 페이스북에 "이미 지나간 역사를 무효화한다고 갈등이 치유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 당시 탄핵 반대 당론은 당이 헌법과 법치주의의 원칙, 보수 진영의 정체성에 기반해 신중하게 내린 결정"이라며 "이는 단지 정무적 판단이 아닌, 역사적 책임을 담은 집단적 선택이었고, 이러한 결정을 무효로 하는 것은 단순한 봉합이 아닌 과거를 지우려는 시도로 비춰질 수 있어 당의 정체성과 판단력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우려가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갈등은 무시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며 "흙탕물이 시간이 지나 바닥에 가라앉는다고 해서 그것이 맑은 물이 되는 것은 아닌 만큼 억지로 덮어둔 평화는 언제든 다시 뒤흔들릴 수 있는 불안한 상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당론 삭제가 아니라 당시 왜 그런 결정이 내려졌고 그 결과는 무엇이었는지를 냉정하게 평가하는 일"이라며 "탄핵에 찬성했던 분들이나 반대했던 분들 모두, 각자의 진정성과 애국심에서 비롯된 판단으로 믿는다. 그러기에 오히려 우리는 그 결정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고, 그것이 남긴 교훈을 공유하며 미래의 거울로 삼아야 한다"고 적었다.
당론의 무효화는 보수 정치의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당이 지켜온 원칙과 일관성을 약화시키고, 당의 내적 질서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고, 이재명 정권의 법치 파괴를 비판하려면, 스스로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과거의 판단을 스스로 부정한 채 미래의 정당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점에서다.
특히 탄핵에 찬성한 입장도, 반대한 입장도 모두 당내 민주적 절차를 거쳐 형성된 것이며 쉽게 지워질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당론을 무효화한다면 향후 어떤 당론도 구성원들에게 신뢰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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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은 "통합은 서로의 판단과 경험을 존중할 때 비로소 시작된다"며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제안 반대와 동시에 보수의 역사와 결정을 정직하게 기록하고 냉정하게 성찰함으로써 당의 미래를 위한 진정한 통합의 토대를 마련해야 당원과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정당으로 거듭나는 유일한 길임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충청취재본부 김기완 기자 bbkim99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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