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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도 무조건 쉬어라" 하는 회사도 있다는데…공시 의무에 '男육휴' 확산 기대[2025 양성평등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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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기업 모두 남성 직원의 비중이 큰 업종임에도 높은 사용률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조직 문화가 육아휴직 활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금융권의 전체적인 육아휴직률은 100대 기업보다 나은 편이다.

실제 37개 금융기업의 평균 육아휴직 사용률은 41.3%로 100대 기업보다 15%포인트가량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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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육아휴직·유연근무 공시 의무
100대 기업 육휴 사용률 25.9%
롯데그룹, 남성 육휴 의무화
유연근무 이용률 50%대

국내 상장사는 매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경영 전반을 결산한다. 사업 개요부터 재무 상태, 지배구조, 이사회 구성, 임직원 현황 등을 아우른다. 특히 투자자와 이해관계자에게 기업의 성과와 방향성을 전달하는 중요한 자료다.


올해 초 공시된 2024년도 사업보고서부터는 새로운 항목이 추가됐다. 육아지원제도 및 유연근무제도 사용 현황이다. 저출생 문제 대응과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을 위해 지난해 11월 기업공시 서식을 개정, 그간 공공기관에만 적용했던 공시 의무를 민간기업까지 확대한 것이다. '아시아양성평등지수'는 이를 '양립' 부문의 평가 항목으로 반영하고, 100대 기업 및 금융사 37곳의 육아휴직 및 유연근무를 전수 분석했다.


"남자들도 무조건 쉬어라" 하는 회사도 있다는데…공시 의무에 '男육휴' 확산 기대[2025 양성평등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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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육아휴직, 여전히 높은 벽…모범은 있다

양성평등지수 조사 대상 100대 기업의 전체 평균 육아휴직 사용률은 25.9%였다. 성별로는 여성 평균이 76.5%인 반면 남성 평균은 12.3%에 그쳤다.


여성 육아휴직 사용은 대체로 자리를 잡은 모양새다. 27개사는 여성 육아휴직 사용률 100%를 공시했다. 출산한 여성 직원 모두 1년 내 육아휴직을 사용했다는 의미다. 금융감독원 기업공시 서식 작성 기준은 육아휴직 사용률을 당해 출생일로부터 1년 이내의 자녀가 있는 근로자 중 육아휴직을 사용한 근로자 비율로 산출하도록 했다. 90%대 기업도 21개사였는데, 법적 유급휴가인 출산휴가(3개월)만 사용하고 복귀하는 등 개인의 필요에 따른 일부 사례를 제외하면 육아휴직 사용 자체는 자유롭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반면 남성 육아휴직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절반이 넘는 59개사가 한 자릿수 사용률에 그쳤다. 27개사는 10%대 사용률을 보였다. 대기업에서조차 남성 육아휴직 사용이 일반적이지 않은 셈이다.


"남자들도 무조건 쉬어라" 하는 회사도 있다는데…공시 의무에 '男육휴' 확산 기대[2025 양성평등지수]

이런 가운데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인 기업도 있다. 롯데그룹이 대표적이다.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 2위를 기록한 롯데케미칼(71%)을 필두로 롯데쇼핑(3위), 롯데렌탈(5위), 롯데칠성음료(6위), 롯데웰푸드(7위) 등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남녀 합계 전체 육아휴직률 1위, 롯데쇼핑은 2위에 올랐다. 2017년부터 시행된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제도 덕이다. 배우자 출산 시 최소 1개월 이상 육아휴직을 사용하도록 하고, 첫 달에는 통상임금의 100%를 보전해준다. 복직자에게는 업무 적응 지원 프로그램도 제공해 심리적 부담을 덜어준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육아휴직 사용률도 눈에 띈다. 전체 육아휴직률은 77.3%로 3위에 올랐고, 남성만 놓고 보면 73.7%로 1위를 차지했다. 섬유 및 무역 전문 기업 효성티앤씨도 남성 사용률이 50%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두 기업 모두 남성 직원의 비중이 큰 업종임에도 높은 사용률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조직 문화가 육아휴직 활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금융권 육아휴직, 여성은 잘 쓰지만 남성은 아니다

금융권의 전체적인 육아휴직률은 100대 기업보다 나은 편이다. 실제 37개 금융기업의 평균 육아휴직 사용률은 41.3%로 100대 기업보다 15%포인트가량 높았다. 여성 직원 비중이 높고, 제도 역시 정비돼 있는 점이 배경이다. 여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평균 80%를 상회했다.


그러나 남성만 따로 보면 상황은 오히려 더 나쁘다. 평균 사용률은 6.2%로 100대 기업보다 낮았고, 가장 사용률이 높은 하나카드조차 18%에 머물렀다. 육아휴직 사용률을 공시하지 않은 광주은행과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하고 0%를 공시한 기업도 6곳이나 확인됐다.


"남자들도 무조건 쉬어라" 하는 회사도 있다는데…공시 의무에 '男육휴' 확산 기대[2025 양성평등지수]

금융권 특유의 성과 중심 조직문화, 육아휴직 시 예상되는 소득 감소 등이 남성 육아휴직을 주저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시행 중인 '6+6 부모육아휴직제'를 통해 육아휴직급여를 통상임금의 100%까지 받을 수 있지만, 매달 200만원부터 순차적으로 늘어나는 데다 마지막 6개월 차에도 최대 450만원까지 보장한다. 고소득자에게는 실질적 소득 하락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실제 37개 금융사 남성 직원 평균연봉은 1억4500만원으로, 100대 기업 평균인 1억원보다 높다.


유연근무, 업종 따라 격차…건설·중공업·은행 낮아

지난해 100대 기업과 37개 금융사 모두 유연근무 이용률은 50%대를 기록했다. 사업보고서상 공시 의무가 있는 유연근무 형태는 시차출퇴근제·선택근무제·원격근무제(재택근무 포함) 등 3가지다.


100대 기업 중 32곳은 지난해 기준 3가지 형태를 모두 활용했다. 2가지 활용은 45곳, 1가지 활용은 17곳이었다. 유연근무를 활용하지 않은 기업은 S-Oil, 현대코퍼레이션, 삼천리, 코오롱글로벌, 대한유화 등 5개사였다. LG씨엔에스는 사업보고서에 "전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자율책임근무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시차출퇴근제·선택근무제·원격근무제 모두 실시하는 제도"라고 공시했으나, 공시 서식 작성 기준과 달리 구체적 사용 현황을 기재하지 않았다.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3월부터 시차출퇴근제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건설과 중공업이 대체로 낮은 활용률을 보였다. 유연근무 활용 이력이 있는 기업 중 하위 10개사를 분석한 결과, 7개사가 해당했다. 동국제강(직원 수 2118명)은 5명이 시차출퇴근제를 사용해 이용률은 0.24%에 그쳤다. HDC현대산업개발(직원 수 1855명)은 시차출퇴근제 12명, 원격근무제 8명으로 이용률 1.08%로 집계됐다.


"남자들도 무조건 쉬어라" 하는 회사도 있다는데…공시 의무에 '男육휴' 확산 기대[2025 양성평등지수]

금융권도 업종에 따라 유연근무는 천차만별이었다. 은행권, 특히 지방은행은 대체로 활용도가 떨어졌다. 아이엠뱅크와 경남은행은 유연근무제를 활용하지 않았다. 부산은행, 전북은행은 유연근무를 이용한 직원 수가 두 자릿수에 그쳤다.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 역시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긴 했지만, 전체 직원 수와 비교하면 10% 미만에 머물렀다. 영업시간이 정해져 있는 업종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인터넷은행과 카드사들은 유연근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육아휴직과 유연근무를 합산한 양립 부문에서는 케이뱅크가 1위, 롯데카드와 현대카드가 공동 2위를 차지했다.


공시 의무, 반전 카드 될까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2023년 4월부터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육아휴직 사용률 공시 의무제를 도입했다. 그 결과,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2022년 17.1%에서 이듬해 30.1%로 상승했다. 공시 의무화가 남성 육아휴직에 대한 기업 문화와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킨 것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육아휴직을 쓰기 쉬운 환경을 만든 것이 남성 사용률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을 85%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 역시 민간기업까지 육아휴직과 유연근무 현황을 공시하도록 한 배경에는 같은 기대가 깔려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지난해 10월 공시 의무화를 결정하며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을 위한 과제라고 명시했다. 실제 학계 연구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간하는 학술지 '여성연구' 2022년 1호에 실린 논문을 보면, 성평등 수준이 높고 일·가정 양립의 가능성이 높은 사회에서 출산율이 반등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논문은 "양육과 돌봄의 책임이 여성에게만 전가되는 것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 사회 전체가 일정하게 역할을 배분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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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 의무화가 제도적 장치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변화를 끌어내려면 숫자를 넘어 문화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이제 막 시작된 공시 의무화가 기업 문화를 바꾸고,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킬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는 내년 초 나올 2025년도 사업보고서가 말해줄 것이다.

편집자주국내 주요 기업의 여성인력 활용 현황과 양성평등 노력을 점검하고, 일·가정 양립 확산을 목표로 시작된 '아시아경제 양성평등지수'가 올해로 10회를 맞이했다. 양성평등지수는 그간 기업 내 포용과 공존의 문화를 확산시키는 마중물 역할을 해왔다. 아시아경제는 도입 10년을 맞아 지수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평가 항목과 방식을 조정하고 분석 체계도 고도화했다. 지속 가능성과 다양성의 가치가 커지는 가운데 양성평등지수가 기업의 나침반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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