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예산국 월간 보고서
부채 한도 도달 시 '디폴트' 가능성
재무부, 특별조치 통해 차입 여력 유지
미국 연방정부가 법정 부채한도에 도달하는 시점이 오는 8월 중순에서 9월 말 사이가 될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9일(현지시간) 발표한 월간 예산검토 보고서에서 "우리는 연방정부 부채한도가 수정되지 않으면 정부가 특별 조치를 통해 차입할 수 있는 능력이 오는 8월 중순부터 9월 말 사이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번 전망은 3개월 전보다 최소 2주 이상 늦춰진 것이다. CBO는 최근 3개월간 연방정부의 수입과 지출이 당초 예상과 거의 일치하면서 부채한도가 8월 초에 조기 소진될 가능성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의 싱크탱크인 초당적정책센터(BPC)는 이른바 엑스 데이트가 7월 중순에서 10월 초 사이가 될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미국 의회는 연방정부의 재정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 정부가 빌릴 수 있는 금액에 상한을 두는 부채한도를 설정해두고 있다. 올해 1월 재설정된 부채한도는 36조1000억 달러다.
이 한도에 도달하면 연방정부는 더 이상 새로운 국채를 발행할 수 없게 되며, 기존 채무를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채무불이행(default)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이는 공무원 급여, 사회보장 연금, 국채 이자 지급 등 주요 예산 집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미 재무부는 올해 초부터 특별 회계조치를 실시해 차입 여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CBO는 이번 보고서에서 "현재 시행 중인 비상조치들만으로는 연방정부가 무기한 운영을 지속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 국가 부채 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자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 1일 "미국의 디폴트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미 부채 한도는 지난달 15일 기준 약 36조2200억달러로 이미 법정한도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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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등 핵심 국정과제를 담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에 재무부가 수조 달러를 추가로 차입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추가했다. 감세안이 통과되면 미국 재정 적자가 향후 10년 동안 3조8000억 달러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법안은 현재 상원에서 논의 중이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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