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6.3 대선 결과 평가
"李, 12.3 계엄 때 별의 순간"
"국힘, 尹과 관계 단절 못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는 '이재명 독재' 주장에 대해 "지나친 우려"라며 "우리나라 국민의 성숙도를 봤을 때 의회를 장악했다고 독재 정치를 하다가는 그 정권도 혼이 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김 전 위원장은 4일 KBS 1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정권의 앞날에 충고했다.
먼저 이 대통령의 득표율과 관련해 김 전 위원장은 "이 대통령은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결과적으로 보면 사실 반수가 넘는 사람이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는데, 이제 그 사람들을 어떻게 포용할지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국민통합이 안 되는 것은 경제 양극화가 너무 심화해 빈부 격차가 계속 늘어나는 것"이라며 "경제적인 격차를 조금이라도 줄여나가는 노력을 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국민) 통합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내란 극복이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축소하는 의미에서 행해야 한다. 너무 광범위하게 하다가는 결국 보복이라는 말도 나올 수 있다"며 "이 대통령이 충분히 인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국민과의 대화, 특히 자기와 반대되는 측 사람들에 대한 대화를 활발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식으로 자기 반대하는 사람은 '반국가 세력'이라고 낙인을 찍어서 국민을 갈라놓는 식으로는 성공하지 못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이 대통령의 '별의 순간'은 12월 3일 계엄과 함께 오지 않았나 싶다"며 "(윤 전 대통령이) 군을 동원해 정치하겠다고 하는 그런 상상치 못할 발상이 오늘날 대한민국 정치에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고 평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영남권 정당으로 추락할 수 있는 위험이 암시됐다. 어떻게 해야 전국적인 지지를 다시 얻을 수 있을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문수 후보에 대해서는 "투표수로 보면 약 280만표 차이인데 이명박 전 대통령과 정동영 후보 다음으로 큰 격차"라며 "아무 명분도 없는 선거를 해서 패배했는데 그 의미를 되새겨서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앞으로도 희망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지 못하고 김 후보도 그 문제에 어정쩡한 태도를 취했다"며 "한동훈 전 대표만이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의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는 명분을 뚜렷하게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을 국민의힘이 받아들이지 않아 오늘날 같은 현상을 초래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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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자릿수 득표에 실패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에 대해서는 "이 후보는 자기 미래에 대한 정치적인 기반을 다시 한번 확고히 하기 위해서 대선에 임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마지막 설화로 본인 이미지를 상실한 것 자체가 (득표율) 두 자릿수로 가는 데 상당히 지장을 초래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 자릿수를 얻지 못한 건 좀 애석하다고 생각하지만 8% 가까이 얻은 것은 자기의 정치적인 기반을 만드는 하나의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해 총선 당시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한 바 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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