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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출범에 숨죽인 관가… 한쪽에선 벌써 선거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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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보고 준비 끝낸 곳도… 차관 인선 관심
국정과제 선정 앞두고 눈치…조직개편까지
경제부처 기능 분할 및 축소 예정에 긴장
지자체는 선거 모드… 줄서기, 눈치보기 우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공직사회에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다. 비상계엄과 탄핵정국을 보내며 '개점 휴업' 상태를 보냈던 중앙부처들은 장·차관 인선은 물론 업무보고와 국정과제 선정 등을 앞두고 대통령실 눈치보기에 들어갔다. 지역 정가도 대선 직후 지방선거 준비 모드로 전환되는 모습이다.


5일 관가에 따르면 행정안전부, 여성가족부, 교육부 등 사회부처들은 내각 구성 전 업무보고 및 국정과제 설정 논의에 착수했다. 복수의 부처 관계자는 업무보고를 준비 중이거나 정리를 마쳐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 정부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없기 때문에 과거 문재인 정부처럼 정부 출범 후 부처와의 조율을 거쳐 국정과제를 도출해야 한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취임 후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설립해 부처 보고를 받고 국정과제를 발표한 바 있다.

새 정부 출범에 숨죽인 관가… 한쪽에선 벌써 선거 모드 4일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행사가 열릴 국회 본청 주위에서 경찰특공대원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 2025.6.4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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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보고 준비 마무리… 차관 중심으로 업무 추진"

늘봄학교, AI 교과서 등 윤석열 정부에서 시작된 정책이 많은 교육부의 경우 세부 방향을 다듬을 가능성이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공약도 있고 새 정부이기 때문에 (이전 정책을) 연속적인 부분은 가져가면서, 업무보고 과정에서 다시 과제 세팅을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행안부와 여가부의 경우 내각 구성에 따른 파장이 비교적 적을 것으로 보인다. 인사청문회 절차가 필요 없는 차관 인선을 중심으로 당분간 부처가 운영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들 부처는 장관이 없어 이미 차관을 수장으로 업무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부 승진으로 차관이 임명될 경우 정책 이해도가 높아 정부 초기에도 안정감은 높아질 수 있다는 평가다. 행안부 관계자는 "차관이 바뀌더라도 내부에서 계시던 분이 올라가게 되면 정책들도 알고 있고, 지금과 크게 달라지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직개편 분위기는 가속화하고 있다. 폐지론이 거론되던 여가부는 이 대통령의 취임으로 '성평등가족부'로 확대 개편할 전망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개편에 대해 "아직 부처 내부에서 구체적으로 검토되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조직개편을 행정적으로 담당하는 행안부도 덩달아 바빠질 예정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조직국에서도 개편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대통령실, 국회, 개별 부처에서도 각자 생각하는 안들이 나오기 때문에 그것들을 모두 수렴해서 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재부, 분할 가능성… 일부부처 이전 가능성도

이 대통령이 '막강한 권한 분산'을 강조해온 기획재정부는 바짝 긴장한 상태다. 지난 대선 국면에서 민주당이 '기재부의 예산 편성 기능을 분리해야 한다'며 기재부 힘 빼기에 목소리를 높여온 만큼, 새 정부의 조직 개편 1순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편 시 기재부는 예산 편성 기능을 맡는 '기획예산처'와 세제·국고 등을 담당하는 '재정경제부'로 쪼개질 수 있다. 이를 두고 기재부 안팎에선 "예산 권한이 총리실로 넘어갈 수 있다"며, 이 경우 부처 위상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한편으로는 부처가 둘로 나뉘면서 생겨날 자리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장·차관과 1급 고위직 자리가 늘어나는 만큼 적체돼있는 인사 문제가 일부 해소될 수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기재부가 기획예산처·재정경제부로 분리될 경우 장관 1명, 차관 1명, 비서실·행정지원조직 인력 등 총 87명이 증원될 것으로 내다봤다.


해양수산부 공무원들은 '해수부를 부산으로 반드시 이전하겠다'고 한 이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현재의 세종 살림을 부산으로 옮겨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해수부의 부산 이전은 단골 대선 공약이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2002년 부산 이전을 약속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는 당선되지 못했고,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은 부산과 인천 간 갈등으로 부산 대신 세종시에 해수부를 이동시키는 것으로 매듭지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는 게 관가의 지배적인 분위기다. 이 대통령이 부산에서 '마의 40%'를 돌파(득표율 40.14%)하며, 역대 민주당 대선 후보 중 부산 최고 득표율을 기록한 게 해수부 부산 이전, HMM 본사 유치, 북극 항로 개척 등 지역 맞춤형 정책 덕분인 만큼 부산 이전은 임기 초반에 빠르게 추진될 수 있다.


다만 해수부를 부산으로 옮기면 소속 공무원들은 국회가 있는 서울, 관계부처가 있는 세종으로 이동 범위가 멀어질 수 있어 업무 효율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해수부 소속 공무원 600여명이 부산으로 단순 출퇴근만 할 경우 부산 지역의 내수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부처 신설로 본래의 기능 축소를 우려하는 곳도 있다. 새 정부는 환경부의 '기후' 관련 업무,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업무를 따로 떼어내 '기후에너지부'에서 통합 운영할 방침이다. 이곳에서 탄소 중립과 에너지 전환 정책을 총괄하겠다는 복안이다. 장관 후보로는 환경단체 출신인 이소영 민주당 의원이 거론된다.


그러나 산업부 내부에선 "새 부처 이름에서부터 에너지 정책이 후순위로 밀릴까 봐 걱정"이라는 말이 나온다. 산업부의 통상 기능도 외교부에 넘어갈 수 있다. 미중 무역분쟁 등 트럼프 시대 대응력이 긴요해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외교부 역할은 강화될 수 있다. 노무현·문재인 정부서 통상을 맡아온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이 외교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새 정부 출범에 숨죽인 관가… 한쪽에선 벌써 선거 모드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 기념 오찬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2025.6.4 김현민 기자

지자체는 지방선거 모드… 공천 기다리는 후보군들 눈도장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했다. 도지사와 교육감, 시장, 군수, 광역·기초의원을 동시에 선출하는 선거로 이번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정권 교체에 성공하며 큰 변화가 예상된다.


서울시의 경우 오세훈 서울시장이 5선 체제를 노리는 분위기다. 오 시장은 대선 불출마 선언 후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시정 현안에만 집중했다. 본인만의 정책 비전을 구체화하고 중장기 프로젝트들의 성과를 끌어내기 위해서다. 지방자치법에 따라 서울시장은 4연임은 불가능해 오 시장은 5선을 찍은 뒤 2030년 대선에 나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탈환을 노리고 있다. 정권을 쥔 만큼 수도 서울도 정부 정책과 결을 맞추겠다는 의지다. 이미 지난해 4월 민주당 서울특별시장 산하에 '새로운서울준비특별위원회'를 출범해 오 시장의 정책을 평가하고 민주당 차원에서 서울시 비전과 정책 대안을 내놓고 있다. 위원장은 박주민 의원이 맡고 있다.


지역 정가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자체장들은 선거 활동에 나서지 못했지만 대선 기간 지역 현안을 챙기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특히 공천을 기다리는 여야 후보군들은 이번 선거운동 기간을 본인들의 얼굴을 알리고 조직을 정비하는 계기로 삼았다.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대선 기여도를 반영하는 경우가 있어서다. 한 민주당 인사는 "대선 과정에서 발탁된 새로운 인재들이 지방선거 도전에 나서는 경우가 눈에 띌 것"이라며 "정권이 바뀐 만큼 지자체장 선거에서도 지역 민심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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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내가 복잡한 건 공무원들도 마찬가지다. 지자체장 기조가 반영된 관내 정책을 맡고 있는 인사들의 경우 중장기 추진안을 수립하는 게 쉽지 않아졌다. 연말께는 일부 지자체장들의 내 사람 챙기기로 인한 불만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자리에서 물러나기 전 단행하는 승진 인사, 산하 기관장 임명 등이 대표적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공무원들의 줄서기, 눈치보기, 기강해이와 같은 문제들은 지자체장 교체를 앞두고 매번 반복되는 문제"라며 "이럴 때일수록 정치권이 나서 관리를 독려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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