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수익 증가에도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줄어
2020년 4월 이후 최저치…세계 10위 유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두 달 연속 줄어들며 2020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운용수익이 증가했음에도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046억달러로 집계됐다. 전월 말(4046억7000만달러)보다 7000만달러 줄면서 4개월 연속 4100억달러를 밑돌았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0월 트럼프발 미국 통상정책 불확실성에 국내 정치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강달러가 지속되자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 매도에 나서면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2월까지 감소하다가 3월 달러 약세와 분기 말 효과로 소폭 반등했다. 하지만 4월 분기 말 효과가 사라지면서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고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4046억달러는 2020년 4월(4039억8000만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운용수익이 늘었지만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이 감소하면서 외환보유액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통상 3월에는 은행이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맞추기 위해 한은에 달러를 집중적으로 예치하는데, 4월부터 분기 말 효과가 사라지면서 외화예수금도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외환보유액 구성항목 중 국채와 회사채, 정부기관채 등이 포함된 유가증권은 3599억7000만달러로 전월 말 대비 34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반면 예치금은 196억9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35억5000만달러 줄었다. 5월 중 미국 달러화지수(DXY)는 99.28로 전달(99.24)과 유사했다.
지난 4월 말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10위로 전달 수준을 유지했다. 10위권 국가 중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국가는 8위 사우디아라비아(4392억달러), 9위 홍콩(4087억달러), 그리고 한국이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순위를 보면 2023년 6월 홍콩을 누르고 8위에 올랐으나 두 달 만에 다시 홍콩에 밀려 9위로 내려왔다. 이후 1년8개월 연속 같은 자리를 지키다 올해 3월 독일에 역전을 허용하며 세계 10위로 뒷걸음쳤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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