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문화계 핵심 공약 살펴보니
5만석 규모 대형 공연장 건립
세제 혜택 확대·K콘텐츠 지원
"강력한 문화의 힘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문화강국을 만들겠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김구 선생의 문화강국 비전을 언급하며 "우리나라에서 통하면 세계에서도 통한다"는 신념을 밝혔다.
이 대통령이 '제21대 대통령선거 민주당 정책공약집'에서 제시한 K콘텐츠 육성 전략의 핵심은 수도권에 5만석 규모의 K팝 전용 아레나를 건립하는 것이다. K팝을 비롯한 한류 콘텐츠의 글로벌 무대 진출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K팝 아레나는 국내 최초의 대형 K팝 전용 공연장으로, 현재 국내에는 1만석 이상 규모의 상설 공연장이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잠실종합운동장은 내년 말까지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이며, 현재 대형 콘서트는 체육관이나 야구장 등 스포츠 경기장을 대관해 열고 있다.
KSPO돔(1만5000석), 고척돔(2만5000석) 등에서는 공연을 여러 회에 나눠 진행하거나, 고양종합운동장,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 인천문학경기장 등이 대체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서울 지역에 대형 공연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K팝 전용 아레나를 세워 한류 공연의 중심지를 만들겠다"며 방탄소년단(BTS), 세븐틴 등 인기 아티스트뿐 아니라 신인 가수들의 글로벌 진출 기반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공약에는 콘텐츠 산업 전반에 대한 지원책도 포함됐다. 영상콘텐츠 제작비에 적용되는 세액공제 혜택을 현행 5~15%에서 대폭 확대하고, 이를 웹툰, 음악, 공연 등 창작 분야 전반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콘텐츠의 기획부터 제작, 유통, 해외 진출까지 전 과정을 국가가 지원하며, 정책금융 확대, 창작자 복지 강화, 연구개발(R&D) 투자 지원 등도 함께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2030년까지 국내 콘텐츠 시장 규모를 300조원, 문화 수출을 50조원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K팝은 이 전략의 상징적 선두주자로 꼽힌다. K팝 아레나 건립 외에도 '라이브 에이드 K팝'이라는 이름의 대형 자선 콘서트 개최, 신인을 위한 중소형 공연장 조성 등도 함께 추진될 예정이다.
다만, 이 대통령의 공약이 K팝만을 겨냥한 지원책으로 해석되는 것은 아니다. 공약집에는 K드라마, 영화, 웹툰,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 분야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내용이 반복적으로 담겼다. 특히 "웹툰과 게임 등 신흥 콘텐츠 산업도 K컬처의 핵심축으로 육성하겠다"는 문구는 균형 잡힌 콘텐츠 산업 발전 의지를 강조하는 대목이다.
K팝 아레나는 향후 한류 산업의 상징적 거점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지만,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이 대통령은 공약 실현을 위해 국가 예산과 민간 투자를 아우르는 재원 조달 방안을 함께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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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형 기획사 관계자는 "콘서트를 기획할 때마다 대형 공연장 부족으로 항상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번 공약이 꼭 실현되기를 바란다. 공연장이 생기면 회차도 늘고, 해외 아티스트들의 내한도 활발해져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띨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그는 "공연장 건립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고, 서울·수도권 내 부지 확보도 쉽지 않다"며 "무엇보다 K팝 전용 공연장으로서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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