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가던 길이 축제거리로"…구미·창원·완주, 'K-컬처 산단'으로 변신

3개 지역 산단, 문화복합공간으로 탈바꿈
구미 방림공장, 문화랜드마크로 재탄생
창원은 기계·방산 테마 전시관으로
완주는 수소·공예 체험 중심지로
"노동에서 여가까지" 청년이 설계하는 산단 리뉴얼

산업단지가 문화로 재탄생한다.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3개 부처는 29일 서울역 게이트웨이타워에서 '2025년 문화선도산업단지 조성사업 출범식'을 열고 구미, 창원, 완주 등 3개 지역 산업단지를 문화복합공간으로 전환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본격화한다.

이번 사업은 지난해 9월 정부가 발표한 '문화를 담은 산업단지 조성계획'의 핵심 과제로, 2027년까지 총 10곳의 문화선도산단을 지정해 청년이 찾는 활력 공간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는 그 첫 주자로 구미국가산업단지, 창원국가산업단지, 완주일반산업단지 등 3곳이 선정됐다.

구미, 방림공장 랜드마크로…산업유산 속 '문화거리'

구미산업단지 1공단 전경. 구미시.

구미국가산단은 '산업유산과 문화가 공존하는 청년이 살고 싶은 집(GIP1969 Industry Playground)'을 비전으로 한다. 방림공장을 랜드마크로 보존·활용하며, 인근에 공원·공연광장·지하주차장을 조성하고, 낙동강변로까지 문화거리(1공단로)를 조성한다. 미디어파사드 설치와 월간 축제를 통해 산업단지를 문화거점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기계·방산을 품은 메타 문화산단'이라는 비전 아래, 창원산단은 정밀기계·방산 테마의 체험 전시관을 랜드마크에 담고, 기업 연계 산업관광도 추진한다. 남천변 경관 개선과 봉암교 확장으로 교통 여건도 정비하며, 산단 내 근로자예술제 등 문화행사도 확대할 예정이다.

완주산단은 '일하고, 즐기고, 성장하는 문화융합 선도산단'을 표방한다. 자동차·수소산업을 체험할 수 있는 랜드마크를 조성하고, 근로자복지관을 교육공간으로 리모델링한다. 공원 내 문화쉼터와 인근 폐교를 문화소통거점으로 바꾸며, 음식축제와 공예·음악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산업·문화·도시 융합"…정부 '원팀' 강조

이번 출범식에는 해당 지자체 단체장들과 함께 산단공, 디자인진흥원, 지역문화진흥원 등 사업 전담기관들이 참여해 업무협약을 맺는다. 특히 200여 명의 청년근로자가 참여하는 '청년디자인 리빙랩'을 운영해, 산단 내 공간을 청년 관점에서 재설계하고 생활·여가 콘텐츠를 직접 제안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이번 3개소 외에도 매년 문화선도산단을 추가 지정할 방침이다. 산업부 오승철 산업기반실장은 "산업단지를 지역사회의 대표 명소이자 미래 성장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했다. 문체부 이정우 문화예술정책실장은 "근로자의 문화 자긍심을 높여 노후 산단을 활력 있는 공간으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국토부 이상주 국토도시실장은 "기반시설 정비와 함께 전통산업→첨단산업으로 전환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