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선 어닝서프라이즈 기대
한국시간 29일 오전 7시 컨퍼런스콜
28일(현지시간) 실적 발표를 앞둔 엔비디아를 바라보는 시장의 관심이 중국 수출 통제 조치 영향에 쏠려있다고 미 경제매체 CNBC가 27일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의 첨단산업 굴기를 견제하기 위해 인공지능(AI) 칩 수출 통제 조치를 단행하면서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이 사실상 막혔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반도체 칩 관련 수요가 꾸준해 엔비디아의 실적은 여전히 견조하지만, 성장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고 봤다.
탄탄한 칩 수요에 성장세 여전히 견조…성장 속도는 '둔화'
CNBC에 따르면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오는 28일 2026 회계연도 1분기(올해 2~4월) 실적을 공개한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점치는 분위기다. 시장조사업체 LSEG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번 분기에서 매출 432억 8000만 달러(전년 대비 66% 증가),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88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 44% 증가한 것이다.
AI 서버 수요가 탄탄해 실적은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성장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CNBC는 "이는 여전히 다른 빅테크 기업들과 비교해 높은 성장률이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해 250% 이상 성장세를 보여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급격한 둔화"라고 분석했다.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중국 리스크다. 최근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을 겨냥해 특별 설계한 H20 AI 칩 재고에 대해 55억 달러 규모의 손실처리(write-down)를 단행했는데, 이는 반도체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감액이다.
BNP파리바의 데이비드 오코너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이번 재고 손실처리는 H20 칩 관련 향후 연간 매출이 150억 달러 감소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4월 엔비디아에 H20 칩 수출에 대해 별도의 수출 라이선스가 필요하다고 통보한 데서 비롯됐다. 해당 칩은 기존 미국의 수출 제한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특별히 설계된 제품이지만, 새로운 규제에 따라 사실상 대중국 수출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中 수출 통제 조치에 점유율 반토막…불확실성 여전
이 같은 AI 규제에 엔비디아의 중국 내 점유율은 반토막이 났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대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 GPU 시장 점유율이 과거 95%에서 현재 50%로 급감했다"며 수출 통제 조치에 따른 후폭풍을 고백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2024 회계연도 기준 중국(홍콩 포함)에서 171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체 매출에서 네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미국의 수출 제한은 오히려 중국의 AI 반도체 자립을 자극해, 장기적으로 미국 기술 리더십을 위협할 수 있다"고 젠슨 황 CEO가 경고하는 등 수출 규제 완화 요구 목소리가 커지자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초 중국으로의 AI 칩 수출을 추가로 제한하려고 했던 조치를 철회하기로 했으나 여전히 불확실성은 존재한다. 미 정부가 완전히 손을 뗀 것이 아니라 "보다 단순한 대체 규정을 마련하겠다"며 여전히 규제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서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엔비디아의 H20 대체 제품 전략이나 중국 시장 계획에 대한 의문은 실적 발표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라며, "엔비디아가 현재 수출 라이선스를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로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실적 발표 이후 제시될 2분기 가이던스에 쏠리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미 2분기 매출 전망을 480억달러에서 464억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여전히 낙관적인 시각도 존재해, 실제 가이던스가 얼마나 보수적으로 제시되느냐에 따라 주가가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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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엔비디아는 현지시간으로 28일 미 뉴욕증시 장 마감 이후 실적을 공개한다. 한국시간으로는 29일 오전 7시부터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코렛 크레스 부사장이 컨퍼런스콜을 진행하며 향후 사업 전망 등을 공유할 예정이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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