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개 가짜 금융사이트 운영
실존 증권사 이름 흉내낸 사이트로 신뢰 유도
‘즉시 입출금’ ‘수익률 보장’ 문구로 투자자 현혹
출금 요청하자 돌연 잠적
검찰, 현금·범죄수익 35억원 추징 보전
가짜 증권사 사이트를 무더기로 만들어 투자자들에게 거액을 가로챈 조직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검 사이버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심형석)는 27일 사기 등 혐의로 54세 A씨 등 조직원 6명을 구속기소하고, 나머지 5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0년 5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에셋', '○○파트너스' 등 실제 금융회사와 유사한 이름을 단 가짜 증권사 사이트 총 105개를 개설하고, '삼성전자 주식 무료 지급', '즉시 입출금 가능' 등을 미끼로 한 스팸 문자 280만 건을 발송해 투자자들을 유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투자금 명목으로 1115억 원을 끌어모은 이들은, 투자자들이 출금을 요청하면 사이트를 폐쇄하거나 접근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거액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범행 과정에서 텔레그램과 같은 익명 메신저, 해외 서버, 대포폰, 가상자산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수사망을 피해온 정황도 확인됐다.
검찰은 올해 상반기 들어 주식 관련 스팸 문자가 급증한 사실을 포착하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관련 신고 내역을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문자에 포함된 링크를 역추적해 가짜 사이트를 확인하고, 스팸 발송업자와 조직원들을 차례로 검거했다.
이번 수사로 현금 10억7500만 원을 압수했으며, 나머지 24억5439만 원 상당의 범죄수익에 대해 추징보전 조치도 함께 이뤄졌다. 문제의 사이트 105곳은 모두 폐쇄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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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관계자는 "실제 금융회사를 가장한 범죄가 지능화되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출처가 불분명한 문자나 무료 주식 제공 제안에 주의해야 한다"며, "유사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디지털 금융 사기에 대한 수사를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했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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