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경제의 '허리' 역할을 맡아 온 13대 주력산업이 미국발 '관세 전쟁'의 영향으로 올 하반기에도 회복 탄력을 찾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27일 '2025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발간 자료를 통해 올해 우리 주력산업 수출이 전년 대비 2.1 %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주력 산업 중 IT 신산업군(반도체·정보통신기기·바이오헬스·디스플레이·이차전지)만이 4.7 % 증가하며 플러스 성장을 이어 가는 반면, 기계산업군(자동차·조선·일반기계)은 -5.0 %, 소재산업군(철강·정유·석유화학·섬유)은 9.4 %로 뚜렷한 역성장이 예상된다.
세부 업종별로 봐도 희비가 갈린다. 국내 완성차 생산은 미 관세 인상과 수요 둔화의 직격탄을 맞아 하반기 -4.4 %, 연간 -4.3 %로 감소가 불가피하다. 일반기계 생산도 설비투자 위축 여파로 하반기 -3.5 % 줄어든다. 반면 반도체는 AI 수요에 힘입어 전년 대비 2%대 초반의 생산 증가가, 바이오헬스는 두 자릿수 수출 증가가 각각 전망된다.
수요 부진은 내수도 짓누른다. 자동차 내수는 하반기 2.1 % 늘지만 연간 0.7 % 증가에 그치고, 철강 내수는 -4.7 %로 낙폭이 크다. 정보통신기기와 이차전지는 신규 제품 출시와 전기차 판매 회복 덕에 하반기 내수가 각각 5.5 %, 6.8 % 늘어 반등 흐름을 탄다.
주력산업의 부진은 거시지표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산업연은 2025년 국내 실질 GDP 성장률을 1.0 %로 제시했다. 수출 감소와 더불어 민간소비(1.0 %), 설비투자(1.8 %), 건설투자(-4.7 %) 등 내수 항목도 저성장 국면을 벗어나지 못한다.
교역 환경 악화 속에 통관 기준 수출은 -1.9 %, 수입은 -2.1 %로 줄어들 전망이다. 그나마 원유 가격 하락과 수입 둔화 효과로 무역수지는 524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연은 성장세를 가로막는 위험 요인으로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 불확실성 ▲고금리·가계부채 부담을 꼽았다. 반대로 AI 투자와 신정부의 경기부양책, 글로벌 인프라 투자 확대는 한정적이나마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는 상방 변수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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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은 "IT 수요 개선이 일부 업종을 견인하지만, 자동차·철강·정유 같은 전통 주력업종은 관세 리스크와 글로벌 수요 둔화로 '더블 침체' 상황"이라며 "정부는 통상 대응과 첨단산업 투자 지원을 병행해 산업 구조 전환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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