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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늘리기만 하면 끝?' 임도로 체면 구긴 산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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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늘리기만 하면 끝?' 임도로 체면 구긴 산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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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이 부실한 임도 관리로 체면을 구겼다.


최근 감사원은 '산림사업 관리·감독 실태' 보고서에서 2021~2023년 전국에 설치된 임도 1531개 중 135개를 점검한 결과 103개(전체의 76%) 임도에서 법정 구조물이 설치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산림청이 임도를 늘리는 것에 급급해 정작 임도의 부실시공을 방지하는 데 소홀했다는 것이다.


그간 산림청이 빈번해진 산불재난 등을 이유로 임도의 필요성을 간곡히 호소해 왔던 점을 고려하면 안이한 자세라고 비판받아 마땅하다.

임도는 차량이 산림을 오갈 수 있도록 만든 일종의 도로다. 대형 산불이 발생할 때면 어김없이 회자되는 '뜨거운 감자'다.


임도를 늘리자는 주장은 산림청과 산불 분야 전문가들 사이에서 주로 나온다. 이들은 산불 진화 인력과 장비를 산불 현장에 신속하게 투입, 산불 대응력을 높이려면 임도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또 미국·캐나다·호주·일본 등 각국이 임도를 이미 확충했거나 늘려가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는 근거를 댄다.


반면 환경단체와 시민단체 등은 임도를 늘려가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대한다. 산림에 도로를 내는 것 자체가 자연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점, 그리고 임도가 산사태 등 자연재해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주된 논거다.


양측 모두 나름의 명분과 설득력은 있다. 다만 산불의 연중화·대형화가 뚜렷해지는 최근 상황을 고려하면, 임도의 확충은 불가피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명분 싸움에 정작 실리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한 산불전문가는 "산림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원형을 유지하다가 자칫 산불로 더 많은 산림을 잃을 수 있다"며 "산림의 보호와 활용(임도 확대 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산림청은 지난달에 "2030년까지 임도를 매년 500㎞씩 늘려가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임도 설치의 실익을 우선시해 확충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렇다면 산림청은 감사원의 이번 임도 관리 소홀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임도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확충은 하되, 관리는 하지 않는다'는 심각한 허점을 드러낸 것은 어떠한 변명으로도 면책이 안 된다.


임도 확충이 산불 진화역량 강화 측면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면, 그리고 반대를 무릅쓰고 임도를 지속 확충해 나갈 의지가 있다면, 산림청은 양적 확대에 함몰되지 말고 임도의 기능을 최대화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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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임도는 환경단체 주장처럼 자연재해 가능성을 더 키울 것이다. 산림청이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임도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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