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CEO "수요 감소·가격 상승 없어"
타겟, 실적전망 낮추며 "관세 완화 수단 많다"
가격 인상 예고한 월마트 혼쭐에 눈치보기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관세 정책으로 온라인 소매업체의 매출과 소비자 지출이 크게 감소하거나 가격이 인상되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미 유통업체 타겟은 관세 불확실성 속에 연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해 놓고 관세 충격을 완화할 수단이 많다고 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관세발(發) 가격 인상을 예고한 월마트를 공개 저격하면서, 미 유통업체들이 백악관 심기를 거스를까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재시 CEO는 21일(현지시간) 아마존 연례 주주총회에서 관세 영향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 "이 시점에서 어떤 수요 감소도 확인되지 않았다"며 "아마존 제품 평균 가격의 큰 상승도 없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으로 물가 상승이나 지출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아직까지 관세로 인한 충격이 가시화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는 관세 후폭풍을 우려한 최근 아마존 경영진의 발언이나 회사 정책과는 온도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아마존 경영진은 이달 초만 해도 관세 인상으로 기업 경영 환경이 악화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일부 제품 가격에 관세로 추가되는 비용을 따로 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에게 직접 전화해 불만을 쏟아내면서 이 계획은 백지화 됐다.
미 유통업체들은 관세로 인한 소비 심리 악화와 매출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값싼 중국산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현 수준의 대중 관세율로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서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주 무역 합의로 관세율을 각각 115%포인트씩 낮췄지만,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관세율은 여전히 30%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상호관세를 지난달 발효했고, 이에 앞서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재고를 비축한 만큼 올 여름은 돼야 관세 영향이 본격화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관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미 유통업체 타겟도 이날 연간 실적 전망치를 대폭 하향했다. 매출 전망은 당초 1% 증가에서 '낮은 한 자릿수 감소'로 낮췄고, 조정 주당순이익(EPS) 전망도 종전 8.8~9.8달러에서 7~9달러로 내려잡았다. 다만 브라이언 코넬 타겟 CEO는 제품 가격 인상은 "최후의 수단"이 될 것이라며 "관세 영향을 완화할 많은 지렛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놓고 미 유통업계에서 월마트가 '반면교사'가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월마트는 관세 부과로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그는 지난 17일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월마트는 관세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길을 택하는 대신, 주요 수입처인 중국과의 협의로 관세를 흡수하라"며 "나와 당신의 고객(소비자)들이 지켜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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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통신은 "관세 영향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건 미국 기업 임원들에게 위험한 일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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