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횟집 방문한 시각장애 유튜버
안내견 데려왔다는 이유로 냉대 받아
"여행 때마다 이런 일 발생…아쉽다"
시각장애인 유튜버가 안내견을 데리고 부산의 한 횟집을 찾았다가 차별 대우를 받는 모습이 공개돼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18일 허우령씨(27·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모든 게 좋았던 부산, 다만…이런 일이 더 이상 없길'이라는 제목의 여행 브이로그 영상을 공개했다. 허씨는 18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다. KBS 뉴스12 시각장애인 아나운서 7기로 활동하기도 했다.
영상에서 허씨는 설레는 마음으로 '바다 뷰'로 유명한 광안리의 한 횟집을 찾았다. 그러나 당시 식당 홀이 거의 비어 있었음에도 직원은 구석진 곳으로 안내했다. 창밖으로는 바다가 아닌 건물이 보였고 불도 켜져 있지 않았다. 허씨의 동료는 "불이라도 켜주지. 여긴 창고 같다"고 속상해했고 허씨 또한 "광안리가 안 보인다. 우리도 바다 뷰를 보고 싶었는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바다가 보이는 쪽에 자리가 많다는 동료의 말을 들은 허씨는 횟집 직원에게 자리를 바꿔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직원은 "개가 있어서 안 된다"며 거절했다. 이에 허씨는 "안내견은 다 출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보행을 돕기 위해 특수한 훈련을 받는다. 반려견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장애인복지법 제40조에 따르면 대중교통, 식당, 숙박시설, 공공시설 등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 보조견을 거부해선 안 된다.
그러나 식당 측은 "개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거기서는 못 먹는다"며 재차 거절했다. 허씨의 동료가 "안내견 싫다고 하신 손님분들 없다. 안내견 괜찮으시냐 물어보시면 안 되냐"라고 요청했음에도 가게 측은 "괜히 음식 먹다가 손님들도 일어나라 뭐 하느라 귀찮다"고 답했다.
허씨의 동료는 "창고 같다. 불도 안 켜져 있다"며 계속 항의했지만 가게 측은 끝내 자리를 바꿔주지 않았다. 결국 두사람은 음식을 포장해가기로 했다. 허씨와 동료는 "눈물 난다. 기분이 이러면 가게에서 음식을 먹을 수 없다"고 속상해했다. 가게를 나온 허씨는 "늘 한쪽 구석진 곳에 가서 밥을 먹어야 하고 이번엔 개 싫어하는 손님 있으니까 안 보이는 데 가서 밥을 먹으라고 한다. 여행할 때마다 이런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게 아쉽다"고 씁쓸해했다.
해당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홀도 다 비어있는데 어떻게 저럴 수가 있냐" "불도 안 켜주고 저게 무슨 짓" "손님들 핑계 대는 게 제일 짜증 나네" "이유 없이 저렇게 손님 안 받는 것도 불법" "내가 다 눈물 난다" "장애인이 살아가기 참 힘든 나라"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눈이다. 제발 저러지 말아달라" "안내견은 교육 잘 받아서 문제없는데" "부산 사람으로서 대신 사과를 드린다" "화가 나서 잠을 잘 수가 없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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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장애인복지법 제40조에 따르면 대중교통, 식당, 숙박시설, 공공시설 등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 보조견을 거부해선 안 된다. 훈련 중이라는 표지를 붙인 경우에도 법을 적용받으며 어길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장애인을 정당한 사유 없이 다른 손님들과 분리하거나 불리하게 대하는 경우도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른 차별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관련법 위반으로 형사처벌 받은 사례는 많지 않지만, 법조 문상 차별을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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