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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독자가 떠나길 바라는 신문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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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휙 떠나가길 바라는 기업은 있다. "사랑에 빠지세요. 저희 앱은 지우세요." 어느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앱)의 광고 문구다. 틴더·힌지 같은 데이팅 앱은 "(우린) 삭제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당당히 말한다. 이들에게 성공이란 소비자가 연인을 찾아 앱을 떠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웨딩플래너 앱, 금연 앱, 자격증 준비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특정 목표가 달성되면 자연스레 이용이 종료되는 서비스들이 있다.


극단적인 사례는 미국의 스타트업 심플클로저(SimpleClosure)다. 미국에서는 매년 70만개 기업이 폐업한다. 이 회사는 빠르고 정확하고 쉽게 회사를 청산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은 이 서비스를 한 번 이용하고 (웬만하면) 돌아오지 않는다. 소비자가 빨리 떠나야 성공하는 비즈니스 형태다. 즉 '고객 이탈' 모델이다.


정반대에 바로 '구독 모델'이 있다. 현재 산업계의 대세 모델이다. 유튜브·넷플릭스·아마존·스포티파이·마이크로소프트(MS)365·챗GPT 등 각계에서 잘 나간다는 기업은 죄다 채택하고 있다. 실시간 구독자 수를 기반으로 수익을 예측하고 반복·누적되는 이익 구조를 갖췄다.


고객 이탈 모델은 다르다. 매월 반복되는 수익이나 구독 유지율 등은 중요치 않다. 충성 고객이 아니라, 반복적인 시장 수요에 집중한다. 핵심은 시장 자체의 크기, 검색·광고를 통한 노출, 그리고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는 속도다. 고객 하나하나를 오래 붙잡는 대신 특정 욕구를 가진 새로운 고객이 계속 시장에 등장한다는 사실에 베팅하는 전략이다.


[시시비비] 독자가 떠나길 바라는 신문도 있을까 나무탁자 위에 종이신문과 커피, 휴대폰, 메모장, 펜이 놓여져 있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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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계의 대세는 역시 구독 모델이다. 1000만명이 넘는 디지털 유료 구독자를 확보한 뉴욕타임스(NYT)는 이 흐름의 선두에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언론사들도 페이월(유료 구독 장벽)을 도입·강화하며 뒤따르고 있다.


다만 이를 따라하는 언론사들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국내외 대다수 언론사는 구독자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이미 여러 구독 서비스에 지갑을 열고 있는 소비자들은 '디지털 월세'에 허리가 휜다고들 한다. 무료 정보성 플랫폼이 넘쳐나는 미디어 환경, 언론 불신 심화 속에서 뉴스에 돈 쓰기를 꺼리는 경향이 강해지고만 있다. 한국 언론 환경에서는 "뉴스는 공짜"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라, 유료화의 길이 더욱 험난하다.


언론이 고객 이탈 모델을 참고할 순 없을까. 고정 독자를 붙잡는 대신 특정 이슈가 터질 때마다 뉴스를 찾는 일시적 독자들에게 그 순간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대선, 관세, 대형 재난, 월드컵과 같은 이벤트가 발생할 때 가장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이슈의 열기가 식으면 독자는 떠나겠지만 '다이내믹 코리아'에서 이슈(시장)는 또 생겨난다. 즉 독자는 떠나도 시장은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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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미디어그룹 리치(Reach)는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뉴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명을 갖고 있다. 로그인, 구독료 등의 장벽을 두지 않고 자신들의 콘텐츠를 최대한 많이 전파하는 데 최우선 목표를 둔다. 수익은 광고로 얻는다. 구독은 훌륭한 비즈니스 모델이지만 유일한 해답도 아니다. 매체 특성과 소비자 행태에 맞는 모델을 찾는 게 중요하다. 언론 생태계에 실험적 비즈니스 모델이 더 나오길 기대한다. 물론 독자가 떠나는 건 너무도 두려운 일이다. 그러나 더 두려워해야 하는 건, 위기의식을 느끼면서도 변화하지 않는 것이다.




김동표 전략기획팀장 letme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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