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등대로 멈춰선 시민들…“이런 불은 처음 봐”
소방 투입·도로 통제…진화 작업 계속
17일 오전, 광주 광산구 어등대로. 도로 건너편에 선 시민들이 공장 쪽을 바라봤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시작된 불길은 하늘을 향해 검은 연기를 밀어 올렸다. 매캐한 냄새가 거리를 넘어와 코끝을 찔렀다.
연기는 나무 사이로 솟구쳤고, 전깃줄 사이를 헤치며 번졌다. 주유소 간판 위로도 퍼졌다. 출근 시간대 교통은 막혔다. 경찰은 차량을 돌렸고, 도보 접근도 제한했다.
공장 앞 도로는 전면 차단됐다. 소방차 수십 대가 공장 안으로 진입했고, 구조대원들은 잇따라 투입됐다. 바닥엔 호스가 어지럽게 놓였고, 현장에는 지휘 본부용 천막이 설치되고 있었다.
현장에 있던 경찰은 "더 가까이 가시면 안 됩니다. 위험하고 연기 노출됩니다"며 통제선을 넘으려는 취재진을 막아섰다. 시민들도 조심스레 한 걸음씩 뒤로 물러났다.
도로변에 선 시민들은 대부분 말이 없었다. 마스크를 쓴 채 팔짱을 끼고 연기를 올려다보거나, 잠시 서 있다가 고개를 돌렸다. 한 노인은 "이런 불은 처음 본다"며 짧게 한마디를 남기고 발걸음을 옮겼다.
화재는 이날 오전 7시 11분께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불이 타이어 원료인 생고무와 화학약품 등을 혼합하는 정련 공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고무를 예열하는 전기 장치에서 튄 스파크가 가연성 물질에 옮겨붙으면서 불이 번졌다는 설명이다.
공장 내 이산화탄소 소화설비가 작동하고, 직원들이 소화전에 나섰지만, 불길은 빠르게 번졌다. 직원 1명이 고립됐다가 헬기로 구조됐고, 옥상에 있던 직원 일부도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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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 당국은 오전 7시 28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뒤, 7시 59분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광주 전역에서 소방 인력이 투입됐다. 오전 11시 현재까지 진화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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