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14세, 추기경 시절 밴스 부통령 비판
전 세계 정상·종교 지도자 대거 참석 예정
국내선 유인촌 장관이 정부 대표로 참석
새 교황 레오 14세 즉위 미사가 오는 18일 오전 10시(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5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되는 가운데 전 세계 200여개국 정부 대표와 다양한 종교 지도자들이 참석한다. 15일 연합뉴스는 백악관의 발표를 인용해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부부 등 대표단을 이끌고 교황의 즉위 미사를 위해 바티칸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미국 출신의 레오 14세는 추기경 재직 시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올린 글에서 트럼프 정부의 이민정책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밴스 부통령이 불법체류자의 추방 정책을 옹호하는 과정에서 성경 속 가족과 이웃에 대한 사랑이라는 개념을 언급한 것은 기독교 교리를 견강부회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밴스 부통령의 바티칸 방문을 두고 일각선 두 사람의 만남에서 어떤 대화가 오갈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 타임스에 따르면, 즉위 미사 당일 레오 14세 교황은 먼저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에 묻힌 초대 교황 성 베드로의 무덤을 참배한다. 교황직을 계승한다는 상징적 의식이다. 이후 '성인 호칭기도'와 고대 찬가 '그리스도께서는 승리하신다'(Laudes Regiae)가 울려 퍼지며 추기경단과 함께 대성전에서 광장으로 행진한다.
미사 중 레오 14세 교황은 교황권의 두 상징물을 착용한다. 어깨에 걸치는 흰색 양털 띠인 '팔리움'과 '어부의 반지'다. 팔리움은 트라스테베레의 산타 체칠리아 수도원 수녀들이 손수 만든다. 앞·뒤·옆으로 새겨진 붉은 십자가는 그리스도 몸에 난 다섯 상처(오상)를 뜻한다. 양털은 길 잃은 양을 찾는 선한 목자를 상징한다.
'어부의 반지'는 예수가 베드로에게 "내가 너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고 말한 데서 유래했다. 이 반지는 교황 임무를 상징한다. 해당 반지를 차던 교황이 선종하면 반지도 파쇄한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이 검소함을 강조해 금도금 은반지를 선택했다. 전통과 격식을 중시하는 레오 14세 즉위 미사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관심사다. 미사 중에는 십이사도를 상징하는 12명 대표단이 교황 앞에서 복종을 맹세한다. 추기경 3명, 주교 1명, 사제 1명, 부제 1명, 남녀 수도회 총 원장 각 1명, 부부 1쌍, 소년 1명과 소녀 1명이 교회 전체를 대표한다.
레오 14세 교황은 미사 강론을 통해 새 사목 방향을 알릴 예정이다. 지난 8일 첫인사에서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이라 강조한 만큼, 세계 평화 메시지를 주축으로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성찬기도와 감사기도, 영성체 예식이 이어지고 라틴어로 '로마와 전 세계에'를 뜻하는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 강복을 내린다. 전체 미사는 2~3시간 소요될 전망이다.
전 세계 정상·종교 지도자 대거 참석…25만 인파 운집 전망

이번 즉위 미사에는 전 세계 200여개국 정부 대표와 다양한 종교 지도자들이 참석한다. 현재까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영국 에드워드 왕자, J.D. 밴스 미국 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 등이 참석을 확정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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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염수정 추기경, 이용훈 주교(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정순택 대주교(서울대교구장), 송영민 신부(주교회의 사무국장)가 참석한다. 교황 선출 콘클라베에 참가한 유흥식 추기경과 정연정 몬시뇰도 함께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경축 사절단으로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현지 언론은 이날 약 25만명의 인파가 운집할 것으로 전망했다. 로마 경찰은 약 5000명의 경찰력과 저격수, 드론 방어 시스템, 헬리콥터 등을 동원한 대규모 보안 계획을 수립 중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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