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신부전환자 대상 고위험 수술·시술 동시 진행
체계적 협진·권역 넘는 응급 네트워크 구축 성과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병원장 송현)이 초응급 심장 대동맥질환 환자에게 고난도 복합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하며 생명을 구해냈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의료진이 초응급 심장 대동맥질환 복합수술 성공을 축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앞줄 왼쪽부터 심장혈관흉부외과 유양기 교수, 이준 교수, 환자 차 씨, 송현 병원장.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제공
15일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이번 사례는 24시간 심장질환 핫라인과 권역을 넘는 협력 네트워크가 실질적인 성과를 거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4월 말, 경기 북부에 거주하는 말기신부전 환자 차모(58) 씨는 갑작스러운 흉통과 의식 저하 증상을 보이며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응급의료센터를 찾았다. 정밀검사 결과, 상행대동맥, 대동맥궁, 하행대동맥 전 구간이 파열 직전까지 확장된 대동맥류와 심낭 내 출혈이 확인됐다. 즉시 수술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운 위급 상황이었다.
차 씨는 주 3회 혈액투석을 받아야 하는 말기신부전 환자로, 고혈압 등 복합적인 기저질환으로 인해 고위험 수술군에 해당됐다. 이에 심장혈관흉부외과 유양기, 이준 교수팀은 상행대동맥과 대동맥궁 전체를 인공혈관으로 치환하고, 하행대동맥에는 스텐트를 삽입하는 수술 및 시술 병행 치료계획을 수립했다.
수술에 대한 환자와 보호자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의료진은 반복 면담을 통해 수술의 필요성과 전망을 설명했고, 빠른 동의 절차 후 긴급 수술에 돌입했다. 총 6시간에 걸쳐 진행된 고난도 수술은 의료진의 정밀한 계획과 유기적인 협업 아래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환자는 수술 1시간 만에 의식을 회복했고, 혈액투석도 안정적으로 이어져 수술 15일 만에 퇴원했다.
차 씨는 "오랜 투석으로 심신이 지쳐 있었는데, 심장까지 문제가 생기자 절망감이 컸다"며 "의료진의 확신 덕분에 수술을 결심할 수 있었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수술은 고위험군 환자에게 시행된 복합수술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대동맥치환술은 생명과 직결되는 수술로, 보통은 단계적으로 나눠 시행하지만, 의정부을지대병원 의료진은 한 번에 수술과 시술을 병행해 반복 수술의 부담을 줄이고 생존 가능성을 높였다.
의정부을지대병원은 경기 북부뿐만 아니라 강원도 철원, 고성 등 인접 지역과도 긴밀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중증 심장질환 환자를 24시간 수용할 수 있는 응급 핫라인 체계를 운영 중이다. 이 시스템은 환자가 병원 도착 전부터 진료 및 수술 계획을 사전에 준비할 수 있도록 해 골든타임 내 치료를 가능케 한다.
실제로 최근 90세 초고령 환자의 대동맥치환술, 강원 고성에서 헬기로 이송된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관상동맥우회술 등도 연이어 성공하며 지역 의료계와 환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
이준 교수는 "심장 대동맥수술은 저체온 및 전신순환정지 기술을 사용해야 하는 고난도 수술로, 신속한 판단과 숙련된 술기가 필수"라며 "흉통이나 호흡곤란 증상이 있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는 것이 생명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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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양기 교수는 "심장수술은 위험하다는 인식 때문에 망설이는 환자들이 많은데, 최근에는 수술 부담을 줄이고 회복을 앞당기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막연한 두려움보다 정확한 진단과 상담을 통해 치료 가능성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의정부=이종구 기자 9155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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