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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사는지 안다" 배달 공포에 떠는 판사들…美 사법부 협박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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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책에 이의 제기한 소송 담당 판사들
살해 당한 판사 아들 이름으로 배달되기도
민주당, FBI에 수사 요청

미국에서 판사들의 자택으로 시키지도 않은 피자 배달이 이어지면서 판사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배달받은 판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법부에 대한 협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월부터 미국 연방 판사들의 집에 무단 피자 배달이 이어지고 있다"며 "최소 7개 주(州)에 걸쳐 발생했으며 수백 건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일부는 판사 본인의 이름으로 배달됐으며, 과거 배달원으로 위장한 변호사에게 살해당한 판사의 자녀 이름으로 배달되는 경우도 있었다. 판사들은 피자 주문이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당신의 집과 자녀를 알고 있다'는 위협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어디 사는지 안다" 배달 공포에 떠는 판사들…美 사법부 협박 가능성 제기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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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에 따르면 대부분의 무단 피자 배달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을 담당한 판사들에게 전달됐다.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에 근무하는 미셸 차일즈 판사는 WP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몇 달간 7건의 피자 배달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중 한 건은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정부 감시 기구 직원을 해임하려고 한 사건 판결에 참여한 직후에 배달됐다고 전했다. 이후에도 그가 대학 강의나 팟캐스트를 통해 법치주의나 사법부에 대한 위협에 대해 발언할 때마다 피자 배달이 이어졌다.


차일즈 판사는 "이제 배달원이 와도 문을 열지 않고 보안 카메라를 통해 대화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법부가 사건에 대해 중립적으로 접근하려면 판사가 위협받지 않는 환경이 보장돼야 한다"라며 "판사 위협 행위는 명백한 민주주의 훼손"이라고 했다.


심지어 일부 판사는 2020년 숨진 뉴저지 연방지방법원 판사 에스터 살라스의 아들 이름으로 접수된 피자를 받았다. 살라스 판사의 아들은 과거 살라스 판사가 담당한 재판에 불만을 품고, 배달원으로 위장해 자택을 방문한 변호사의 총에 맞아 숨졌다.

"어디 사는지 안다" 배달 공포에 떠는 판사들…美 사법부 협박 가능성 제기 피자 이미지. 픽사베이

살라스 판사는 WP에 "트럼프 행정부와 관련된 사건을 담당하던 한 연방 판사가 내 아들의 이름으로 피자를 받았다고 알려줬다"면서 "첫째 '당신이 어디에 사는지 안다', 둘째 '당신 자녀가 어디에 사는지도 안다', 셋째 '당신도 살라스의 아들처럼 되고 싶나'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망한 아들의 이름이 협박의 도구로 사용되는 데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이는 사법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명백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살라스의 아들 이름으로 배달된 피자는 워싱턴 DC, 로드아일랜드, 뉴욕, 캘리포니아, 테네시, 사우스캐롤라이나, 메릴랜드, 오리건 등 최소 8개 주 판사들에게 보내졌다. 피자를 보낸 이들이 판사의 개인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습득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WP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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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판사를 겨냥한 위협 정황에 대해 상원 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 딕 더빈 의원은 법무부와 미연방수사국(FBI)에 즉각 수사를 요청했다. 더빈 의원은 "이건 단순한 장난이 아닌 의도적 위협"이라며 오는 20일까지 수사 진행 상황을 공식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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