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토픽스(TOPIX) 지수가 2800선에 가까워질수록 비중 축소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도쿄 증시에 상장된 제조업체들의 실적 부진이 확인되고 있는 데다, 일본은행(BOJ)의 주식 및 상장지수펀드(ETF) 매각, 미국발 자동차 관세 등이 향후 증시 추가 상승세의 걸림돌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12일 '일본, 3가지 이슈 살펴보기: 실적, BOJ 매각, 자동차 관세' 보고서에서 "향후 엔화 강세가 다소 제한되고, 증시의 추가 상승 여부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일본 내 이슈가 되는 3가지 요인을 살펴봐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된 모든 보통주를 대상으로 한 시가총액 가중지수인 토픽스지수는 미일 간 관세 협상이 잘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현재 2800선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태다.
문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살펴봐야 할 3가지 요인으로 가장 먼저 '지난해(2024년 4월~2025년 3월) 일본 제조업 상장사의 실적'을 꼽으면서 "도쿄 증시에 상장된 제조업체 약 500곳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2% 감소했다"고 짚었다. 업종별로는 특히 자동차, 철강업체 중심의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
두 번째로는 BOJ의 주식, ETF 매각을 언급했다. 그는 "BOJ는 2016년 4월부터 보유 주식을 매각하는 출구전략을 추진해왔으며 1조3000억엔에 달했던 잔고는 올해 4월 말 기준 약 240억엔"이라며 "올해 7월까지 매각이 모두 완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주식 매각 완료 시, 다음 수순은 2010년부터 매입해온 ETF 매각"이라며 "올해 4월 말 기준 ETF 잔고는 70조엔(시가 기준, 장부가는 37조엔)"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BOJ의 행보는 증시에도 여파를 줄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문 연구원은 미국발 자동차 관세와 관련, "미국 정부는 영국산 자동차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연간 10만대에 한해 기존 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면서도 "일본은 영국과 달리 연간 137만대 규모의 자동차를 수출 중이라, 일본에 감세 물량을 설정한다면 타격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미국과의 교역에서 적자를 기록한 영국(-119억달러)마저 최근 협상에서 자동차 관세, 상호관세를 면제받지 못했다는 점은 미국을 상대로 꾸준히 무역흑자를 기록해온 일본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문 연구원은 "3가지 요인을 감안 시, 엔화 강세와 함께 토픽스 지수가 2800선에 안착하기까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 "2800선에 가까워질수록 비중 축소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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